바나듐 이온 배터리로 혁신 스타트업으로 주목
전기차 충전 등 상용화 성공, 충전 빠르고 화재에도 안전
2023 글로벌 진출 원년, 시장점유 50% 목표

서울 강남구 하이마트 압구정점에 설치된 전기차 전용 충전소 'Charger 5'의 모습.[사진=스탠다드에너지]<br>
서울 강남구 하이마트 압구정점에 설치된 전기차 전용 충전소 'Charger 5'의 모습.[사진=스탠다드에너지]

[K글로벌타임스] 친환경자동차 확산과 더불어 배터리 시장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바나듐 이온 배터리라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성공한 국내 스타트업 스탠다드에너지는 안정성과 혁신적인 기술력을 토대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차세대 배터리를 통해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 분야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바나듐으로 배터리 시장 돌풍 예고

스탠다드에너지는 카이스트 출신 김부기 대표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2013년에 설립한 에너지 스타트업이다. 대용량 배터리인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주로 개발한다.

스탠다드에너지는 바나듐(VIB) 이온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기존 전세계 ESS 시장에서 쓰이던 리튬 이온 배터리가 휘발성이 높은 물질을 전해액을 사용해 화재위험이 높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바나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하며 차세대 배터리로 지목되고 있다.

바나듐 이온 배터리는 전해액의 주성분이 물이라 불이 붙을 위험이 없다. 과전압과 과충전, 강제방전, 외부단락, 고온노출에서도 안전하고 열폭주가 발생하지 않는다. 배터리 효율성 역시 96%로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높기 때문이다. 충·방전 횟수는 8000번 이상 가능하다.

스탠다드에너지가 개발한 바나듐 배터리.[사진=스탠다드에너지]
스탠다드에너지가 개발한 바나듐 배터리.[사진=스탠다드에너지]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제조 공정에 투입되는 시간이 10분의 1 수준으로 적어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 수명이 짧고 폐기했을 때 환경오염 문제도 생기는 리튬과 달리 배터리 수명이 다 한 이후에도 재활용이 가능해 친환경적이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지난해 바나듐을 전기차 충전소에 접목시키면서 상용화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롯데하이마트 압구정점에 VIB ESS 연계 전기차 충전소 'Charger 5'를 오픈하면서 대중에게도 기술력을 선보일 수 있는 접점을 마련한 것이다. Charger 5는 바나듐 기술을 통해 전기차 충전속도를 분당 최대 5㎾h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김 대표는 바나듐이 향후 전세계를 이끄는 차세대 배터리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김 대표는 "바나듐 이온 배터리는 배터리 수명이 끝난 뒤에도 소재 재활용이 가능해 환경적이다"며 "안전성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배터리시장에서 주력으로 자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독보적 기술력, 대기업과 연이은 협업

한국조선해양과 협약을 맺은 스탠다드에너지.[사진=스탠다드에너지]
한국조선해양과 협약을 맺은 스탠다드에너지.[사진=스탠다드에너지]

바나듐 이온 배터리가 향후 리튬 배터리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자 대기업들의 러브콜도 줄을 잇고 있다. 이미 지난 2021년 소프트뱅크로부터 1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고, 이를 넘어 대기업들과의 기술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50억원을 들여 스탠다드에너지 지분 15%를 인수하며 차세대 기술력 확보를 위한 밑작업을 마쳤다. 이 밖에도 현대중공업그룹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도 'VIB 기반의 차세대 선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솔루션 개발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 사는 △VIB 기반의 선박용 고안정성 ESS 솔루션 개발·상용화 △소형 선박 해상 실증 △선급 인증·규정 완화 △전기추진선·전력운송선 등 차세대 선박 개발에 상호 협력하면서 시장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스탠다드에너지는 지난해 VIB ESS를 활용한 도심형 전기차 충전소 실증특례를 통해 세운 전기차 충전소를 산업용으로 더욱 확대하는 연계 사업 모델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밖에도 E1과 LPG 충전소 내 전기차 충전소용 바나듐 이온 배터리 ESS를 설치할 계획이며, 태양광 연계형 RE100 등 친환경 관련 사업도 기획 중이다.

구동휘 E1 대표(왼쪽)와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오른쪽)가 'ESS 연계 초급속 전기차 충전 사업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E1]
구동휘 E1 대표(왼쪽)와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오른쪽)가 'ESS 연계 초급속 전기차 충전 사업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E1]

 

글로벌 시장 진출 원년, 점유율 50% 목표

스탠다드에너지는 바나듐 배터리를 앞세워 2023년을 글로벌 시장 진출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투자를 통해 2대 주주로 올라선 롯데케미칼과의 긴밀한 협업과 인프라 공유 등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겠다는 목표다.

올해에는 처음으로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에도 참여하며 세계 시장에 이름 알리기에 나섰다. 스탠다드에너지는 바나듐의 기술력을 세계에 알림과 동시에 제도권으로 진입시키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ESS 용도의 배터리는 한국전지산업협회의 단체표준 인증 또는 국가기술표준원의 KC 인증을 획득하고 한국전기설비규정에 따라 설치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인증 절차를 거치고 계약 체결 등이 이뤄지면 올해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 추진도 가능해질 것이란 게 회사 측의 기대다.

‘CES 2023’ 서울관 내 롯데케미칼 전시 구역에 놓여진 스탠다드에너지의 제품 모습.[사진=롯데케미칼]
‘CES 2023’ 서울관 내 롯데케미칼 전시 구역에 놓여진 스탠다드에너지의 제품 모습.[사진=롯데케미칼]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을 위해 스탠다드에너지는 2년 안에 연 1GWh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배터리를 넘어 전력 서비스까지 사업영역도 확대하겠다는 것이 스탠다드에너지의 목표다.

김 대표는 "바나듐 배터리에 대한 대기수요가 있기 때문에 인증절차를 거치게 되면 공급과 관련된 협의가 구체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해외진출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50% 달성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K글로벌타임스 김동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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