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4000억 원 이상···해외 매출 90% 달성
모바일 액세서리부터 차량 용품, 뷰티까지 사업 확장
아마존 톱 셀러 기록···제조-기획-유통 '원웨이' 시스템 주효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먼저 인정을 받아 고국으로 '금의환향'한 K스타트업들이 연일 화제다. 이슈몰이가 충분한 아이템 선정과 상품력은 기본, 한류 열풍까지 더해 K스타트업에서 내놓은 제품들도 시장 내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막걸리부터 생리대, 치즈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품들이지만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이들을 먼저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K글로벌타임스는 <금의환향 K루키> 시리즈를 통해 글로벌 문턱을 넘고 국내로 역진출한 기업과 브랜드를 조명해본다. 

 

<금의환향 K루키> 시리즈

[K글로벌타임스] 연 매출 4000억 원대, 이 중 미주와 유럽 등 해외에서 발생하는 매출만 90% 이상인 기업, 미국 아마존에서 물꼬를 트고 세계 폰케이스 업계 1위 달성, 해외 인기를 발판 삼아 한국 시장 진출 후 안착까지. 스마트 폰케이스 제조업체 '슈피겐코리아'의 이야기다. 

spigen 미국 지사 (사진=슈피겐코리아)
spigen 미국 지사 (사진=슈피겐코리아)

2008년 아이폰의 등장을 보고 슈피겐코리아는 휴대전화 액세서리 사업이 흥행할 것이라 예상했다. 스마트폰 케이스를 주력으로 모바일 액세서리를 만들어 처음부터 미국 아마존을 주 무대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들의 예상은 적중했다.  

2009년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고 2년만에 연매출만 300억 원을 찍었는데 이중 50억 원 이상이 미국에서 나온다는 사실에 주목해 미국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해 무려 10년 전 슈피겐코리아 미국 지사를 설립해 아마존에 납품할 물건을 댜랑으로 만들었다. 

김대영 슈피겐코리아 대표는 "약 10년 전만해도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 그것도 아마존이란 대형 플랫폼에 대량으로 한국 상품을 판매한다는 것 자체가 생소한 일이었다"며 "우리가 처음으로 시도해 이 시장을 넓혀가야겠다고 다짐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슈피겐코리아와 김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미국 진출 후 1년 반 정도 지나니 스마트폰 보급화가 빠르게 이뤄졌고, 덩달아 모바일 액세서리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당시 스마트폰 케이스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브랜드가 많지 않았는데, 공급 대비 수요가 많은 상황에서 현지 소비자들은 '스마트폰 케이스'를 검색해 먼저 슈피겐코리아를 찾을 정도였다. 

 

현지화 전략으로 빠르게 시장 안착...2년 만에 매출 2배 이상 

슈피겐코리아는 미국 진출 1년만에 664억 원 매출을 올렸고, 이듬해 1,480억 원대까지 오르는 등 두배 이상 매출을 달성했다. 이들의 성공 비결은 획일적인 상품 생산이 아닌, 현지 소비자 요구를 빠르게 반영해 상품에 녹여낸다는 점이다.  

슈피겐코리아는 당시 폰 케이스를 제작할 때 국내 상품보다 더 두껍게 제작했다. 더 굵고 단단하면서 하드한 외장 케이스를 원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스타일을 적극 반영한 것이다. 또 모던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한국과 달리, 화려하고 눈에 띄는 시그니처 색상을 과감하게 폰 케이스에 적용해 판매했다.  

슈피겐코리아는 예상보다 빠르게 아마존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17년엔 아마존 셀러 순위 10위권에 진입해 꾸준히 상승계단을 밟다가 톱 4위까지 올랐고, '스마트폰케이스=슈피겐코리아'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유통채널의 힘을 무시할 수 없었다. 처음에 이베이 등 오픈마켓에도 진출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중 미국에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아마존에 집중한 점이 성공의 시작으로 꼽힌다. 당시 셀러로 등록하면 별도 법인을 설립할 필요가 없고, 물류창고가 없어도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간소화 시스템'이 슈피겐코리아와 맞아 떨어졌다.  

슈피겐코리아는 아마존에 자사 상품 설명을 자세히 기재했다. (사진=아마존 갈무리)
슈피겐코리아는 아마존에 자사 상품 설명을 자세히 기재했다. (사진=아마존 갈무리)

아마존에서 제품을 판매할 때 거대한 마케팅보단 제품을 얼마만큼 '친절하게' 설명하는지, 체계적인 콘텐츠 구성에 힘이 실린다는 점도 일찌감치 파악했다. 단편적으로 사진 몇장만 올리고 제품을 설명하는 것이 아닌 다른 셀러보다 더 구체적으로 상품에 대해 '스토리텔링'을 한 점이 구매율을 상승시킬 수 있었다.  

체계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슈피겐코리아는 2년전 Amazon Pan-EU 프로그램을 도입해 통합 재고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아마존 뿐만 아니라 인근 국가들에도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유럽 28개 국에 동시 판매를 이룰 수 있었고, 운송비 절감 효과를 통해 수익 개선에도 성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도 슈피겐코리아는 오히려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승승장구했다. 재작년 기준 영업이익만 151억 원으로 전년대비 28.4%나 상승했다. 관련업계에선 2022년도 매출도 4,000억 원은 거뜬히 넘겼을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사진=슈피겐코리아
사진=슈피겐코리아

슈피겐코리아는 사명을 따라 한국에서도 사세를 확장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휴대폰 케이스 이외에 폴더블 스마트폰용 케이스, 무선이어폰 케이스, 웨어러블 액세서리, 차세대 충전기 제품 등 다양한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접점을 넓혔다.  

최근 보호필름 사업 라인업 확장, 차량용 액세서리 시장까지 진출하는 등 지속적인 개발과 신사엡 투자를 통해 다양한 시장 환경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또 북미 시장 온라인 유통 노하우를 바탕으로 화장품 사업에도 진출, 자회사 슈피겐뷰티를 설립해 '손소독제'로 다시한번 아마존 톱 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K글로벌타임스 김유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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