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마존 입점 6개월 만에 20만팩 판매고
미국, 영국, 프랑스 등 해외 영역 확장
입소문 타고 한국 역진출 러브콜...여성 소비재 1위 기업 선점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먼저 인정을 받아 고국으로 '금의환향'한 K스타트업들이 연일 화제다. 이슈몰이가 충분한 아이템 선정과 상품력은 기본, 한류 열풍까지 더해 K스타트업에서 내놓은 제품들도 시장 내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막걸리부터 생리대, 치즈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품들이지만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이들을 먼저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K글로벌타임스는 <금의환향 K루키> 시리즈를 통해 글로벌 문턱을 넘고 국내로 역진출한 기업과 브랜드를 조명해본다. 

 

<금의환향 K루키> 시리즈

[K글로벌타임스] 미국 아마존 1위 생리대로 유명한 유기농 생리대 '라엘'이 현지 성공을 기반으로 국내 유통에서도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 2017년 생리대 발암 물질 파동으로 유기농 생리대가 주목받을 시기에 라엘의 제품도  여성에게 건강한 브랜드라 입소문을 타며 성장했다. 

미국 아마존 내 여성용품 판매 1위를 기록한 유기농 생리대 '라엘' (사진=아마존)
미국 아마존 내 여성용품 판매 1위를 기록한 유기농 생리대 '라엘' (사진=아마존)

라엘의 전개사 라엘코리아는 한인 여성 3명이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한 여성용품 전문 브랜드 스타트업이라는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다.  

라엘이 한국에서도 이름을 알린 것은 아마존 내 1위를 기록했다는 소식 덕분이다. 지난 2016년부터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서 유기농 순면커버 생리대 판매를 시작했는데, 반년만에 유기농 제품 부문 판매순위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판매 고공행진과 더불어 첫해 연 매출만 20억원, 아마존 평점은 5점 만점 중 4.6점을 기록한 후 소프트뱅크벤처스, 에이티넘파트너스, 스라이브 마켓 등에서 210만 달러(한화 약 23억원) 투자 유치까지 라엘이 탄생한지 1년만에 이같은 성과를 이뤄냈다. 

라엘의 현지 성공은 어쩌면 단단한 맨파워에서 나왔을 지도 모른다는 분석이다. 한인 여성 3명의 커리어는 모두 유통이나 생활용품 종사자가 아닌 각기 다른 분야에서 그것도 커리어를 잘 쌓은 '커리어우먼'들이다.  

작가 출신 아네스 안, 디자이너 출신 원빈나, LA 디즈니사 출신 백양희 대표까지 의기투합해 3인의 창업팀을 구성하게 됐으며. 현재는 원빈나 씨가 대표직을 맡으며 라엘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아마존 성공 비결? '철저한 시장조사+상품의 다양성'

라엘의 성공 신화의 시작은 철저한 시장조사에서부터 출발한다. 첫번째 테스트마켓은 '아마존'이었다. 처음엔 라엘 자체제작 상품이 아닌 여성의 선호도가 높을 만한 유기농 아기 옷, 여성 속옷, 면/일회용 생리대 등을 한국에서 도매로 구입해 현지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상품을 판매해본 결과, 미국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카테고리가 생리대였고, 특히 상품력이 좋은 '메이드 인 코리아' 생리대가 호응을 이끌었다. 미국의 경우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해 선택의 폭이 좁기 때문이다. 당연히 질 좋은 생리대를 찾는 것도 소비자 입장에선 녹록지 않다.  

유기농 생리대 '라엘'에 만족도를 표시한 아마존 실 구매자들 후기 (사진=아마존)
유기농 생리대 '라엘'에 만족도를 표시한 아마존 실 구매자들 후기 (사진=아마존)

라엘은 본격적으로 생리대 제조에 돌입했는데, 콘셉트는 '유기농'으로 잡았다. 무엇보다 이용자의 건강한 라이프를 추구하기 때문에, 마진이 적게 남더라도 유기농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필수였던 것이다. 

물론 현지 제작보단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미 아마존에서 한국 생리대에 대한 선호도를 입증받았고, 유럽이나 현지 공장은 제조 환경이 국내보다 더 열악했기 때문이다. 처음 제조 공장은 충청도 소재 기업과 계약을 맺은 후, 이후 미국 텍사스 내에서 목화 등 유기농 재료를 인증받은 곳에서 수입해 본격 제조에 들어갔다.   

이후 OEM 방식으로 제품을 제조하기 시작했으며 유기농 함류량을 인증하는 OCS 마크도 받았다. 특히 OCS 마크를 받기 위해선 3년 이상 무농약 땅에 목화를 재배하고 화학비료를 첨가하지 않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라엘은 이를 철저히 지키고 해당 마크를 획득할 수 있었다.

이 외에 제조되는 환경에서 위생평가 합격점도 받았다. 라엘은 OCS 100 스탠다드 마크 획득에 성공, 2017년 6월부터 아마존에서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첫 판매 이후 기대 이상의 성적을 얻었고, 단 6개월 만에 20만팩을 판매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라엘 측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수요와 공급이 가장 많은 유통 채널(아마존) 덕분에 단기간에 상품을 많이 알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라엘은 미국을 시작으로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국가까지 사세를 확장했으며, 프라이머, 스트롱벤처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등 굵직한 VC에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투자 유치 후 미국 온라인 유기농 시장 평판 1위에 달하는 스라이브 마켓에 입점하며 현지에서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미국 유럽 넘어 한국 역진출...입소문 타며 러브콜 

현지를 넘어 한국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가 있었다. 2017년 소위 생리대 파동이라는 사건이 터진 것이다. 국내 생리대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나와 여성들이 일본 등 해외 직구를 통해 생리대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아마존에서 라엘을 발견하고, 유통업체에서도 라엘을 접하면서 먼저 입점 러브콜 제안을 받으며 한국에 역진출을 본격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후 2018년 한국 법인을 설립해 한국 시장에서도 유통망을 갖추게 됐다. 

(사진=라엘코리아)
(사진=라엘코리아)

미국 인지도를 기반으로 라엘은 국내에 2018년 진출 후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한다. 특히 올리브영, 이마트, 마켓컬리, 쿠팡 등 유명한 리테일 채널에 입점해 판매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한국 시장은 미국보다 오히려 더 까다롭다고 한다. 특히 유기농 생리대는 미국보다 오히려 시장 규모가 클 정도로, 상품에 대한 눈높이도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현재 라엘은 생리대 등 위생용품과 생활 용품에서 최근 화장품 등 카테고리를 점진적으로 늘리고 있다. 여성 호르몬 주기에 발생할 수 있는 피부 트러블 등을 고려해 여성의 모든 고민을 해결해주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라엘코리아 측은 "라엘은 여성의 삶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출발한 브랜드로, 한국계 여성 3인이 시작하며 지금까지 꿈을 키워왔다"며 "이제 미국과 유럽,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마켓 중 하나인 한국에서도 여성 소비재 기업으로 자리를 견고히 잡는 것이 라엘의 꿈이다"라고 전했다. 

 

[K글로벌타임스 김유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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