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석 활용, 공기 중 이산화탄소 포집·제거 기술 개발
자연에서 수년 걸리는 석회화 3일로 단축시키는 데 성공
MS 등서 대규모 투자유치, 혁신적 탄소 제거 기술로 성장 기대

바야흐로 스타트업의 전성시대다. 전세계적으로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가운데, 독보적인 경쟁력과 전략을 토대로 글로벌 무대에서 대기업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스타트업 성공 DNA] 시리즈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 해외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분석하고자 한다. 

 

<글로벌 스타트업 성공 DNA>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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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회석을 이용한 탄소 포집 기술을 개발한 에어룸 샤샹크 삼마나 대표.[사진=에어룸]
석회석을 이용한 탄소 포집 기술을 개발한 에어룸 샤샹크 삼마나 대표.[사진=에어룸]

[K글로벌타임스] 미국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에어룸카본테크놀로지스(Heirloom carbon technologies,에어룸·대표 샤샹크 삼마나)는 석회석을 사용해 직접 이산화탄소(CO₂)를 포집하고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한 탄소포집 스타트업이다. 이를 통해 자연에서 수년이 걸리는 석회화과정을 3일로 단축시키는 데 성공하며 혁신 기술로 인정받았다. 세계적으로 탄소배출 저감의 고민이 높아지며 에어룸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대규모 투자유치에 나설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전도유망한 스타트업으로 자리잡았다.

 

석회석 활용한 탄소제거, 글로벌 ESG 스타트업으로 주목

에어룸이 개발중인 탄소포집 솔루션.[사진=에어룸]
에어룸이 개발중인 탄소포집 솔루션.[사진=에어룸]

전세계 모든 산업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배출 탄소 감축을 넘어 공기 중에 떠다니는 탄소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탄소 포집과 관련한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에어룸은 이 같은 연구진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기술력을 보유하며 글로벌 환경시장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에어룸은 석회석을 사용해 대기중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개발했다. 그리고 그렇게 포집한 탄소를 지하에 안전하고도 영구적으로 보관하거나, 콘크리트와 같은 물질에 보관한다.

산화칼슘과 이산화탄소로 구성된 석회석은 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탄소 흡수원 중 하나로 꼽힌다. 석회석을 분쇄하고 가열하면 이산화탄소가 방출되고, 이때 암석에 여전히 남은 산화칼슘은 원래 자연적인 석회암 상태로 돌아가고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탄산칼슘에 열을 가하면 다시 이산화탄소과 산화칼슘으로 나뉘고, 이 과정을 반복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실린더에 포집하는 방식이다. 탄산칼슘을 가열할 때 필요한 열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식으로 추가적인 탄소 배출을 줄였다. 이를 이용해 기술력으로 진화시킨 것이 현재 에어룸의 경쟁력이 됐다.

에어룸은 이렇게 이산화탄소가 부족해진 석회암을 거대한 트레이 위에 놓고 여러 트레이를 마치 건물 쌓듯 쌓아 올려 몇 년이 걸리던 이산화탄소 흡수 시간을 3일로 줄이는 혁신을 일궈냈다.

 

혁신기술력에 착한가격까지…글로벌 기업 이목 집중

&nbsp;에어룸은 자연 상태의 석회석을 활용해 대기 중 탄소를 제거한다.[사진=에어룸]
 에어룸은 자연 상태의 석회석을 활용해 대기 중 탄소를 제거한다.[사진=에어룸]

에어룸이 커지는 탄소포집시장에서 주목받는 플레이어가 된 가장 큰 요인은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갖췄기 때문이다. 핵심 재료인 석회석은 매우 흔하고 값싼 물질로 알려져 있다. 석회석은 어떻게 가공되느냐에 따라 고가로 거래되지만, 대체로 저가에 거래되기 때문에 생산원가를 줄이는 데 용이하다.

이처럼 저렴한 광물을 통해 고부가가치 기술을 개발한 에어룸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 에어룸은 캐나다 콘크리트 기술 회사 '카본큐어'와 협력해 콘크리트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광물화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콘크리트 제조 중 재활용된 이산화탄소를 섞으면 훨씬 더 강한 콘크리트가 만들어지는데, 이는 콘크리트 업계와 기후 변화 측면 모두에게 유리한 조합이라는 설명이다.

카본큐어와 협력을 통해 탄소저장 콘크리트를 개발한 에어룸.[사진=에어룸]
카본큐어와 협력을 통해 탄소저장 콘크리트를 개발한 에어룸.[사진=에어룸]

양 사는 에어룸이 포집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확보하고 카본큐어가 이를 활용해 탄산수를 만들어 콘크리트에 넣는 방식으로 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콘크리트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탄산수는 콘크리트 시멘트와 반응해 탄산칼슘이 되는데 탄소를 광물에 가두는 동시에 콘크리트를 더 단단히 굳게 한다. 이렇게 콘크리트에 저장된 이산화탄소는 콘크리트가 철거된 후에도 750도 이상으로 가열되지 않는 한 다시 대기로 돌아가지 않는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콘크리트는 워낙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마땅한 대체재가 없다는 점도 유리하며, 콘크리트에 이산화탄소를 첨가하면 (탄소 발자국이 가장 큰 콘크리트의 성분인) 시멘트를 첨가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더욱 환경친화적이라는 평가다.

 

빌게이츠 사로잡은 에어룸, 글로벌 친환경 기업 성장가능성 인정

에어룸은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 빌게이츠의 투자를 받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사진=픽사베이]
에어룸은 마이크로소프트(MS) 설립자 빌게이츠의 투자를 받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사진=픽사베이]

에어룸의 성장가능성은 이미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를 이끄는 빌게이츠 역시 에어룸의 성장세를 알아보고 일찌감치 투자에 나서며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에어룸은 탄소 관리 컨설팅을 하는 '카본 다이렉트'와 빌 게이츠가 설립한 투자 펀드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 등이 주도하는 시리즈A 투자라운딩을 통해 5430만 달러(약 700억원)를 확보했다.

지난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합의된 지구 평균기온 상승 최대치는 1.5도이며,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탄소배출량 조절을 넘어 이미 배출된 탄소까지 잡아내야 한다. 각종 연구결과에 따르면, 매년 전세계적으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10~20%를 포집해야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에어룸의 포집기술이 더욱 주목받는 것이다.

지난 2015년 파리 기후협정에 따르면, 매년 배출되는 탄소량의 10~20%를 포집해야 목표치를 충족시킬 수 있다.[사진=픽사베이]
지난 2015년 파리 기후협정에 따르면, 매년 배출되는 탄소량의 10~20%를 포집해야 목표치를 충족시킬 수 있다.[사진=픽사베이]

지난해에 미국정부 역시 연방 인플레이션 감소법(IRA)을 통해 공기 중 탄소를 직접 포집하는 기업의 세액공제 혜택을 강화하기로 결정하면서 에어룸의 성장세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 역시 탄소 포집 허브 건설을 위해 35억 달러(약 4조 6000억원)를 지원하는 내용도 발표하며 관련산업 육성에도 나섰다.

이에 발맞춰 에어룸은 오는 2035년까지 직접 공기 포집 기술로 이산화탄소 10억t을 제거할 계획을 내놓으며 사업확장에 드라이브를 걸 것을 예고했다.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의 해결책으로 자리잡은 탄소포집, 이 분야를 이끄는 기업으로 성장한 에어룸의 향후 행보에도 많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K글로벌타임스 김동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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