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B2B 시장 본격 수익 발생 예상 CS 준비 중
정부 과제로 넘긴 데스밸리, 수익 인증 후 투자 유치
2024년 미국, 우즈베키스탄 해외 진출 계획

[K글로벌타임스] "오히려 투자 유치를 안 받은 게 전화위복이 됐습니다. 작년에 투자를 많이 받았던 스타트업이 굉장히 힘들어하는 걸 보니 말입니다."

스타트업이면 누구나 원하는 투자 유치. 하지만 그 길만이 정석은 아니다. 제품에 자신 있다면 직접 수익성을 증명하면 된다. 경쟁이 치열한 헬스 케어 시장에서 투자보다는 제품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찾아 나선 리모 배은경 대표의 대답은 최근 투자 빙하기만 탓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리모의 배은경 대표 [사진 = 리모]
헬스케어 스타트업 리모의 배은경 대표 [사진 = 리모]

 

체형 분석 바탕으로 미래 모습 예측 서비스 제공

“올해 런칭할 제품은 AI 체형 분석기와 의료용 보행 분석기입니다. 제품 매출이 올해 중순부터 나올 예정인데, ‘메타핏’으로 출시 예정인 제품이 상표권 이슈가 생겨서 ‘파인핏(FINEFIT)’으로 이름을 바꾸느라 조금 미뤄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정리가 된 상황이고 이제 본격 시작인 거죠.”

리모는 배은경 대표를 비롯한 의공학과 출신이 모여 만든 스타트업으로, 독자적인 인공지능(AI) 영상기술을 갖추고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영상에서 모션을 예측하고 해석하는 데는 국내에서 가장 기술력이 높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순한 모션 해석을 넘어선 생체 역학적 해석은 의공학 전문가들이 할 수 있는 영역이거든요. 이런 부분이 우리 회사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력은 이미 각종 대회 수상은 물론 정부 사업을 수행하면서 인정받았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개최한 온라인 인공지능 대회 3D 자세 추정(Pose estimation) 부문 1등, 한국디자인진흥원의 2020 사람•인체•자세 3D AI데이터를 활용한 온라인 피팅 시스템(Fitting System) 해커톤 대회 우수상 수상, 그리고 최근에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2023년 AI 바우처 지원사업(소상공인 분과)'에서 진행된 최종 과제 선발 10개 기업에 선정된 바 있다.

특히 바우처 지원사업에서 주목받은 피트니스용 인공지능 체형 플랫폼인 '파인핏'은 딥러닝 기술이 적용된 태블릿 키오스크 제품이다. 체형 및 신체사이즈 분석 기술을 탑재, 기존 체형분석 제품들의 공간 차지, 시간 및 비용이 든다는 단점을 극복했다는 평을 받았다.

피트니스용 인공지능 체형 플랫폼 '파인핏(FINEFIT)'. [사진 = 리모]
피트니스용 인공지능 체형 플랫폼 '파인핏(FINEFIT)'. [사진 = 리모]

여기에 사용자의 신체기능 개선을 위한 운동 코칭 서비스까지 제공된다.

“피트니스 회사에서 만들어보자, 해서 개발하게 된 제품인데, 그동안 꾸준한 업그레이드를 거쳐 이제 시장에 나섭니다. 지금까지 기능에 더해 하반기에는 사용자가 찍어 저장한 사진을 바탕으로 현재 상태에서 운동과 식단에 대한 데이터를 조정, 입력했을 때 앞으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미래 체형 예측 기술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지금 개발됐고 테스트 중입니다.”

 

제품 런칭 시작, 수익성 증명 먼저, 투자는 따라온다

여기에 '리모바디S(REMOBODY-S)'도 그동안 추진했던 의료기기 허가를 마쳤다.

기존 기기들은 보행속도, 좌우 균형, 관절각도, 보행변수 등을 분석하려면 전용 공간에서 마커를 붙이고 해야 했다. 이런 번거로움을 간단한 카메라 촬영으로 3차원 분석이 가능하게 만들어 근력 발달 정도와 근골격계 질환까지 조기 예측할 수 있는 장비다.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보행 능력과 가동범위 검사(어깨•엉덩관절•무릎•손가락 등), 동적 균형(STS•TUG) 검사 등 새로운 기능들을 추가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 제품은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매일 인력의 건강 상태 체크가 필요한 건설 관련 업체 등과 협력을 맺고 활용하고 있습니다. 마침 지난 5월에 의료기기 1등급 허가도 받았습니다. 이제 의료기기로 판매가 가능해 대형병원 위주의 납품을 기획해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최근 의료기기 1등급 허가를 받은 '리모바디S(REMOBODY-S)'. [사진 = 리모]
최근 의료기기 1등급 허가를 받은 '리모바디S(REMOBODY-S)'. [사진 = 리모]

파인핏 역시 시장 목표는 확실하다.

“가격 정책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프로모션을 통해 올해 200여 곳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지금은 일정 가격을 받지만, 이후에는 구독료가 포함된 형태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제품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리는 시기, 챙겨야 할 것도 많아졌다.

“사진을 찍고 그걸 바탕으로 개인적인 신체 정보를 분석하는 방식이라 정보 보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또 제품이 본격적으로 팔리면 이에 대한 A/S 등 고객서비스(CS) 역시 꼭 필요한 부분이라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발 인력이 70%가 넘는 리모의 입장에선 CS가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외주로 넘기기 전 경험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둔다는 생각에서 직접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올 매출 10억, 미국, 우즈베키스탄 진출 목표

경쟁이 치열한 헬스케어 시장에서 데스밸리를 넘어 제품을 내보내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재활 의료용 조끼 개발을 목표로 스타트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점차 제품의 수익성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지면서 아이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체형 분석기도 초기에 만들었다 수익성에 의문이 들어 접었다가 관련 업체에서 만들어 주면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해서 개발을 이어간 거죠.”

어려움 속에서 리모를 끌고 가는 데 가장 큰 자산은 결국 사람이었다.

“시장에 대한 믿음이 없을 때 이 제품이 필요하다고 얘기를 해 주신 분들이 계십니다. 사실 그분들 덕분에 제품 개발과 출시까지 이어진 거죠. 거기에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함께해 준 직원들이 가장 큰 재산이고 인프라입니다.”

병원과 연계해 우즈베키스탄에,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한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포부를 밝히는 것도 이런 든든한 자산이 있기 때문에 가능해 보인다.

그래서인지 투자와 함께 인력에 대한 욕심을 먼저 내보인다.

“올해는 소규모 투자 유치를 하고 내년에 다시 한번 더 투자받으면 서비스 고도화와 함께 대규모 채용을 진행할 거라서 많은 인력이 모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글로벌 진출 위한 제품 다각화, 사업 확대 전략 연구

전시회 참관자를 대상으로 직접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 리모]
전시회 참관자를 대상으로 직접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 리모]

투자받아도 안 받아도 힘든 거는 매한가지라는 배은경 대표는 어려운 시기 스타트업들에 이렇게 말한다.

“요즘 투자 트렌드가 많이 바뀌어서 팔 수 있는 제품을 갖고 있는 회사를 많이 선호하잖아요. 회사의 본질은 일단 돈을 버는 거기 때문에 어떻게든 돈을 벌면서 살아남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처음에는 3개월 예측하기가 어렵다가 차츰 6개월 정도는 예측할 수 있겠다는 것으로 바뀌고, 또 1년을 예측할 수 있게 됩니다. 리모 역시 그래왔고요.”라며, “제품을 팔아서 일단 회사는 살릴 수 있을 것 같은데… 거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려면 이 제품을 어떻게 다각화해야 하냐는 확대 전략이 지금 저희에게도 가장 큰 고민입니다.”

 

[K글로벌타임스 신종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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