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콩팥병 환자 맞춤 식단, 독보적 솔루션 갖춰
정기 구독 시 데이터 분석 후 1:1 전문 컨설팅도 무료 제공
질병 경험 통해 시작, 종합 헬스케어 서비스 회사 도약 목표

[K글로벌타임스] “사실상 식단에 대한 개인 맞춤형 컨설팅과 함께 직접 제품을 만들어 배급할 수 있는 건, 특히 콩팥병 관련한 식단은 저희가 유일할 겁니다. 그래서인지 제품을 사용해 보신 분들의 입소문으로 매출이 오르기 시작했죠.”

환자들이 관련 질병에 대응하는 식사와 식단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착안,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잇마플(Eatmapl : Eats My Pleasure)’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김슬기·김현지 공동대표의 말이다.

잇마플의 김슬기·김현지 공동대표. [사진 = 잇마플]
잇마플의 김슬기·김현지 공동대표. [사진 = 잇마플]

인터넷 스마트 스토어에 직접 판매로 시작, 연 매출 30억

두 명의 공동대표는 카이스트 사회적 기업가 MBA 과정에서 만났다. 당시 김슬기 대표가 콩팥병을 앓고 있는 상태여서 저염식 식단을 짜서 식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의 데이터로 상태를 분석하고 이에 맞는 식사를 제공해주는 서비스에 대한 설문 조사를 통해 사업성을 판단, 직접 식사를 만들어 팔기로 한다.

“콩팥병 관련 다양한 논문을 보고 직접 식단을 만들었습니다. 음식 조리를 위해 신촌에 약 8평짜리 공간을 얻어 시작했죠. 여기서 식단 설계는 물론 만들고 포장하는 것까지 직접 했습니다.”

수요는 확인했으나 판로 확보는 쉽지는 않았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마트 스토어를 이용 제품을 판매했다.

제품을 출시했던 2017년 당시에는 잇마플의 강점인 질병 맞춤형 식단을 제대로 홍보하지 못했다. 관련 식단 서비스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기준이 없어서이다.

“홍보를 하려면 질병에 대한 표시가 같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못했죠. 당시에는 아예 식사 형태의 환자식은 기준과 규격이 없었기 때문에 저희가 아무리 병원급으로 만들어도 표시를 할 수 없었던 거죠.”

시간이 지나 2021년, 잇마플도 참여한 회의 끝에 마침내 식약처에서 행정고시 예고를 했고, 그해 말부터 공식적으로 신장, 당뇨, 암 등 질병명을 붙여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어려움이 있었어도 제품을 이용해 본 소비자들의 입을 통해 제품은 꾸준히 팔려 나갔고, 매출 역시 성장을 거듭한다.

“판매가 어려울 때도 있었으나 지난해 14억에서 올해는 약 30억 원 매출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600여 가지 맞춤형 식단 제공 후 코칭까지, 헬스케어 플랫폼 만든다

잇마플의 대표 식단인 '맛있저염' [사진 = 잇마플]
잇마플의 대표 식단인 '맛있저염' [사진 = 잇마플]

잇마플은 ‘맛있저염’ 브랜드 런칭 후 환자들의 건강 상태, 식사, 구매 등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구독 형태로 서비스되고 있는 잇마플의 식단을 이용하려면, 고객이 먼저 잇마플 웹에 접속, 건강 관련 데이터를 입력하면 이를 분석해 식단을 짜주게 된다. 이 후 사전에 개발해 둔 600여 가지의 맛있는 식사를 매칭해 메인 요리는 밀키트로, 반찬은 완조리 형태로 만들어진 식단을 정기 배송해 준다.

단지 발송이 끝이 아니다. 구독 이후 상태 변화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임상영양사와 1:1 맞춤 코칭을 받을 수 있다.

“앞으로는 환자분들이 그 안에서 좀 더 활동을 하실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운영하려고 합니다. 저희가 궁극적으로 헬스케어 플랫폼화를 지향하기 때문에 그 중간 단계로서 환자분들이 모여서 다양한 의견들을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구축 중입니다.”

이런 독보적인 솔루션을 가지고 있다 보니 관련 업체와의 협약 역시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아직은 찾아 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의약품 판매업체인 한국에자이 같은 경우에도 사내벤처에서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사업화하고 싶은데 독자적으로 어려우니, 파트너를 찾는 과정에 저희가 조금 전문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단순히 음식만을 만드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면서도 실물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회사가 거의 없기 때문이죠.”

양사는 협약을 통한 연구 결과로 갑상선암 환자들을 위한 요오드 조절식단 ‘맛있저요 식단’을 개발하고 영양죽, 도시락, 밀키트 형태로 구성된 총 27가지 메뉴를 출시했다.

 

시리즈 A 마무리 후 확장 위한 재정비, 해외 진출도 준비 중

초창기 대학 등의 지원금 3천만 원을 받아 시작한 잇마플은 2018년 ‘프라이머’와 ‘소풍(SO-POONG)’, 2019년에는 ‘나우IB캐피탈’로부터 5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유망 스타트업 ‘이달의 A벤처스’에 선정되었으며, ‘카이스트 창업투자지주’, ‘프론티어랩스’ 등에서도 총 20억여 원을 투자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자체 공장을 세우는 한편 식품 제조 판매에 필수적인 햇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시스템) 인증 취득과 이력 추적관리제를 시행,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잇마플은 모든 식단에 햇썹(HACCP) 인증 취득과 이력 추적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 = 잇마플]
잇마플은 모든 식단에 햇썹(HACCP) 인증 취득과 이력 추적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 = 잇마플]

“헬스케어 플랫폼이 정보성만 제공한다는 한계를 가진 반면 저희는 실물 유형의 콘텐츠인 식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플랫폼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메디푸드만 제공하는 회사들의 경우엔 반대로 제품을 판매하는 제조업의 관점으로 접근하므로 결국 얼마나 많은 제품을 판매하냐는 거로 끝나죠. 여기 역시 확장의 한계가 있죠. 저희처럼 이 두 가지를 활용, 더욱 확장된 헬스케어적인 방향성을 가진 회사는 저희가 유일한 것 같습니다.”

반면 두 가지를 모두 업그레이드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을 터. 재정비에 나선다.

“올해 남은 기간은 재정비 시간을 좀 가지려고요. 물론 신제품이나 신규 프로젝트는 진행하겠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걸 다시 정리해서 좀 더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또 채널의 접점을 온라인에만 국한하고 있는 상황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국내 시장의 안정적인 확장과 더불어 보다 큰 해외 시장으로의 진출 역시 진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어떤 형태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수출하느냐에 따라 좀 다를 것 같습니다. 먼저 저희만의 제품을 수출할 때 어떻게 하면 물류비를 최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함께 냉동∙냉장 식품 등을 어떻게 상온화 제품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죠. 두 번째는 현지화 문제인데, 이건 저희가 개발했던 방법을 현지 데이터를 가지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알고리즘은 내부적으로 프로토콜이랑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변수들을 좀 더 넣게 되면 해외에서도 현지 재료들을 넣어 맞춤 메뉴를 만드는 거죠. 저희가 지금 판단했을 때는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현지 시장 조사가 중요하기 때문에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습니다.”

[K글로벌타임스 신종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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