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도 기업 중 대한민국 6개 기업 선정... 제조업 기업 쏠림 현상
제조업에 편중된 산업구조, 지식 콘텐츠 사업 등으로 개편 필요

[K글로벌타임스]지난 9월 16일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글로벌 선도 기업 현황과 경쟁력’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한민국의 대기업 경쟁력을 비롯해 산업 전반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보고서다.

보고서에는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모두 감안해 글로벌 상위 500대 기업 중 선도 기업으로 선정한 281개 기업이 명시돼 있다. 2020년 기준 매출액 25.3조 원, 영업이익 2.3조 원을 넘는 기업들이다.

국가별로 살펴보자면 중국에서 89개 기업이 선정됐고, 미국 79개, 일본과 프랑스는 각 17개, 영국은 10개 기업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총 6개의 기업이 선정됐으며, 국가별 순위로 따져보자면 7위를 차지했다.

(자료 = 한국경제연구원)
(자료 = 한국경제연구원)

그런데 이 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면 한국의 산업구조 개혁이 조속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281개 기업의 업종별 분포를 보면 광업·제조업이 55.9%, 서비스업이 34.1%, 기타 9.9%로 분포돼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6개 기업 중 한국전력을 제외한 5개 기업(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전자, 포스코)이 모두 제조업 기반으로 포진돼 있다. 제조업이 강한 중국도 제조업이 51.7%, 서비스업이 28.1%이고, 미국과 일본은 서비스업 비중이 각각 50.6%, 52.9%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선도 기업의 성장률도 대한민국은 상위 7개 국가 중 유일하게 -0.4%를 기록하고 있다. 상위에 랭크돼 있는 국가 중 미국 8.5%, 중국 8.5%, 일본 4.7%, 영국 2.2%의 성장률을 보인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평균 성장률 5.8%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다. 영업이익률도 영국 16.8%, 중국 12.9%, 프랑스 11.6%인데, 대한민국은 11.1%에 불과하다.

대한민국의 초우량 기업이자 글로벌 선도 기업에 이름을 올린 기업도 세계 글로벌 선도 기업에 비하면 경쟁력이 낮을 뿐 아니라 산업구조가 제조업에 편중되어 있어 제조업의 피크타임 이후에는 심각한 경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 함정이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글로벌 281개 기업 후보군에 있는 4개 기업(삼성디스플레이, 기아자동차, LG화학, 현대모비스) 또한 제조업 분야로, 글로벌 선도 기업의 업종 추세와는 동떨어진 상황이다.

한국 vs 글로벌 선도 기업 매출액·영업이익 비교(2020년)<br>(자료 = 한국경제연구원)
한국 vs 글로벌 선도 기업 매출액·영업이익 비교(2020년)
(자료 = 한국경제연구원)

대한민국의 제조업 일변도(一邊倒)는 자칫하면 업종 간 균형이 무너져 향후 성장 동력을 상실할 것으로 심히 우려된다. 특히 국가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고용 문제는 절대로 제조업만으로는 풀기 어렵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이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32.2%만 채용 계획이 있고, 67.8%는 계획을 세우지 않았거나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악화와 구조 조정의 어려움, 인건비 부담 증가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이에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정책실장은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은 신규 고용 여력이 줄어들고 있어서 서비스업에 대한 과도한 진입 규제 해소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은 1960년도부터 제조업 위주의 성장 산업 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이제 서비스업과 소프트웨어 등 지식 콘텐츠 산업으로 빨리 전환되지 않을 경우 대한민국의 산업은 큰 위기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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