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큐익스프레스 김계성 이사, 포비즈코리아 이재일 부사장, 컨택틱 이이삭 대표 전문가 3인이 풀어내는 전자상거래 트렌드
-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한국의 성적표는? 트렌드를 읽고 개선점을 논의하다

2021년 3분기까지 전자상거래 시장의 동향을 살펴보자면 두 가지 시작이 존재한다. 화장품, 식품 등이 수출을 뚫기 어렵다는 미국, 동남아 시장을 온라인으로 넘나들면서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상거래는 정확한 통계가 잡히지 않아 현재 국내 기업의 온라인 수출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통계와 판단이 어렵다는 것이 난제다.

한편 실제 해외 플랫폼에 입점했는데도 매출이 전무후무한 유령 기업들의 수도 꽤 된다. 해외 플랫폼 입점을 위해 정부에서 아낌없이 지원하고 있지만, 결국 정확하고 커스터마이징된 컨설팅이 없어 불필요한 마케팅에만 지출할 뿐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점이 문제다. 인풋(Input) 대비 아웃풋(Output)의 간극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전자상거래를 어떠한 전략으로 접근해야 하고, 어떠한 트렌드를 읽어야 하는지 국내 전자상거래 전문가 세 명과 함께 열띤 토론의 장을 열었다. 무역경제신문의 이금룡 발행인과 큐텐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Qxpress)의 김계성 이사, 이커머스 솔루션 전문 기업 포비즈코리아의 이재일 부사장, 아마존 컨설팅&운영 대행사 컨택틱 이이삭 대표가 함께 자리했다.

(우측부터) 무역경제신문 이금룡 발행인, 포비즈코리아 이재일 부사장, 큐익스프레스 김계성 이사,<br>컨택틱 이이삭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최근 글로벌 전자상거래 이슈에 대해 간담회를 진행 중이다.&nbsp;<br>(사진 = 무역경제신문)
(우측부터) 무역경제신문 이금룡 발행인, 포비즈코리아 이재일 부사장, 큐익스프레스 김계성 이사,
컨택틱 이이삭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최근 글로벌 전자상거래 이슈에 대해 간담회를 진행 중이다. 
(사진 = 무역경제신문)

▶ 이금룡: 플랫폼의 관점에서 현재 전자상거래 시장의 동향은 어떠한가?

이이삭 : 최근 몇 개월간 아마존 플랫폼에는 큰 이슈가 있었다. 먼저 지난 6~7월 아마존은 5만 명의 중국 셀러를 한 방에 영구 추방했다. 구매 후기 작업으로 부정행위를 하는 셀러들에게 강경한 대응을 한 것이다. 전체 400조 원 매출에서 17조~18조 원을 차지하는 셀러들을 추방한다는 것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아마존은 부정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 또한 중국 셀러들을 견제함으로써 한국 셀러들한테는 기회가 되리라는 것이다.

아마존은 이미지, 가격, 후기 이 세 가지에 의해 경쟁이 일어난다. 중국 셀러들의 과도한 후기 작업에 의해 빛을 보지 못했던 국내 셀러들에게 기회가 오고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이슈는 아마존에서 월 매출이 1만 달러 이상 초과할 경우 생산물에 대한 배상책임 보험을 가입해야 한다. 다행히도 국내에는 해외 PL보험을 쉽게 가입할 수 있는 보험사가 있다. 보험은 신규 셀러들에게 높은 장벽일 수 있지만, 보험 가입이 어렵지 않은 국내 셀러들에게는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이재일 : 플랫폼 관점에서 중요한 이슈를 말하자면, 전자상거래 수출은 B2C, B2B 두 가지로 나뉘는데 매출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신고율이 워낙 높아 관세청도 현재까지 정확한 기준이 없었다. 하지만 향후 중소기업 수출이 전자상거래 쪽으로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좀 더 간소화되고 자동화된 수출입 자동 신고 서비스의 시행이 시급하다.

기존의 신고 과정은 준비해야 하는 서류와 비용이 만만치 않아 영세한 업체들은 이를 일일이 등록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플랫폼의 관점에서 볼 때 주문이 들어오고 플랫폼 자체에서 자동으로 수출 신고까지 이뤄진다면 정확한 매출 통계도 잡힐 뿐 아니라 물류 부분에서도 훨씬 원활한 소통이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 또 하나는 현재 전자상거래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물류인데, 해외 수출은 늘었는데 로컬 물류가 어려워 힘들어하는 셀러들이 있다.

특히 베트남 같은 곳은 현지 로컬 배송에 어려움이 많아 막상 소비자의 수요가 있어도 물류가 이를 뒷받침해 주지 못하고 있다. 포비즈코리아에서는 이런 어려움을 풀어나가기 위해 다각도록 노력하고 있다.

김계성 : 관세청의 수출 통관 플랫폼 기획에 초기부터 같이 참여했던 터라 전자상거래 수출 신고 서비스 개선에 꾸준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수정 과정을 거쳐 현재 많은 부분이 간소화됐다. 별도의 신고를 하지 않아도 주문 정보를 토대로 물류 업체가 자동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큐익스프레스에서 진행 중이다.

하지만 관세사 코드를 넣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것을 관세청에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수출은 통계의 영역이고, 수입은 관세의 영역인데 관세청에서 수출 통계를 확보하려면 관세 영역에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빠른 시일 내에 플랫폼과 관세사, 물류 회사가 자동으로 이어지는 상용화 버전이 나와 누락되는 일 없이 수출 신고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큐익스프레스 김계성 이사 (사진 = 무역경제신문)
큐익스프레스 김계성 이사 (사진 = 무역경제신문)

▶ 이금룡: 마케팅 관점에서 볼 때 올해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이이삭: 콘텐츠를 무장한 제품들의 판매가 잘되고 있다. 최근 화제가 된 <오징어 게임> 속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달고나 뽑기 세트, 초록색 체육복, 진행요원들의 옷 등 콘텐츠의 내용과 연계된 상품들이 글로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자원이 아니요, 결국 아이디와 창의력으로 똘똘 뭉친 콘텐츠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아마존이 집착하는 ‘소비자 관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결국 매출이 일어나는 것은 소비자에 의해서다. 소비자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브랜드 파워를 가지려면 탄탄하게 브랜딩이 되어 있어야 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브랜드 가치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재일: 창업자의 아이디어가 고객의 경험으로 가는 길이 곧 사업이다. 이것은 천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지동설과 같다. 고객의 경험으로 가려면 결국 고객이 승인을 해야 하고, 결국 사업은 이 단계를 거쳐야 한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객관화다. 내가 필요로 하는 ‘니즈(Needs)’인지, 상대가 원하는 ‘원트(Want)’인지를 잘 살피고 인지해야 한다. 그 부분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아마존이 유통의 거대 공룡이 된 것이다.

▶ 이금룡: 작년과 올해, 전자상거래 시장의 분위기는 어떻게 다른가?

이이삭: 2017년까지만 해도 아마존은 입점만 하면 그냥 잘 팔리는 마법과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브랜드 파워를 가진 사람들에게 더 적합한 시장이 됐다. 작년보다 올해, 브랜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적어도 아마존은 소비자들에게 이 제품을 왜 사야 하는지 명확한 이유를 제공해야 하고, 이 브랜드의 다음 제품이 무엇인지 기대감을 주는 데 포커스를 맞춘다. 그러려면 제품의 스토리를 입혀야 하고, 결국 그것이 브랜딩이다. 예전에는 제품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이제는 제품을 공급하는 브랜드로 초점이 옮겨 가고 있음을 주목해야 하며, 그것이 아마존이 추구하는 방법이다. 이에 따라 컨택틱도 그동안 아마존 셀러들을 위한 기술적인 것을 컨설팅했다면, 이제는 브랜딩을 해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과 거기서 나오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포비즈코리아 이재일 부사장 (사진 = 무역경제신문)
포비즈코리아 이재일 부사장 (사진 = 무역경제신문)

이재일: 최근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중요한 키워드가 ‘인플루언서’와 ‘드롭시핑’이다. 포비즈코리아는 오픈마켓의 셀러가 되는 글로벌 인플루언서들에 주목하고 있다. 결국 마켓플레이스 시대는 내 물건을 팔러 가는 사람, 사러 가는 사람, 내가 팔기 위해 고르러 가는 사람까지 다양한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 모든 것이 이뤄지는 오픈마켓에서 멀티 채널과 스토어를 생성함으로써 활약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전자상거래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드롭시핑의 활성화가 인플루언서와 같은 개인 전문 판매자들의 등장을 부추겼다. 드롭시핑(Dropshipping)은 판매자가 상품 재고를 두지 않고 주문을 처리하는 유통 방식을 말한다. 판매자는 상품을 미리 사입해 재고로 둘 필요도, 재고를 둘 창고도 필요하지 않고, 오직 홍보와 마케팅에 집중하면 된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포비즈코리아는 글로벌 인플루언서들을 선별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고, 그들이 ‘릴라켓’과 같은 플랫폼에 들어와 판매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계성: 전자상거래는 작년보다 올해 더욱 성장하고 있는데, 물류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올해 4분기는 블랙 프라이데이, 성탄절 등 중요한 이벤트가 많아 상당한 물류 대란을 예고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부품 수급에 대한 공급망 차질과 중국의 전력량, 팬데믹에 의한 동남아시아 공장들이 록다운되면서 전체적인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가 깨지고 있다. 전 세계의 소비가 전자상거래 패러다임으로 전환됐는데, 컨트롤할 수 있는 물류 공급은 한없이 부족하다. 20주가 넘게 선박 운임이 오르고 있고, 선박으로 부족한 물량이 항공으로 가면서 이제는 선박과 항공 화물 간의 가격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 미국은 작년에 비해 컨테이너 가격이 3배 이상 올랐고, 유럽은 2,000~3,000달러 하던 컨테이너당 가격이 이제는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다. 중국, 미국, 유럽 등 거대 국가들의 항만 회수가 원활하지 않으니 항공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2년째 이어지면서 여객 노선이 대폭 감소했고, 화물 항공만으로도 현재의 물동량을 커버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심리적인 요인들이 해소돼 여행객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항공 운임도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싱가포르, 일본, 미국,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중국까지 9개국에 주요 서비스를 하는 큐텐 역시 물류비 상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류 비용은 객단가의 10~15%가 적당하고, 30~40%가 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 중국으로 향하는 물류 비용도 문제지만, 싱가포르 같은 경우에도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항공 운임이 4배 올랐다. 전 세계적으로 물류 비용 상승이 활활 타오르는 전자상거래 시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어 안타깝다.

▶ 이금룡: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이커머스 CBT(Cross Border Trade), 즉 국경 간 거래에서 한국 기업들의 전략은?

이이삭: 한국의 콘텐츠가 이커머스 시장의 흥행을 이끈다. 전 세계를 석권한 <오징어 게임>의 흥행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은 콘텐츠로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 최근 콘텐츠 분야의 정부 지원이 많아지고 있는데, 올바른 방향이다. 셀러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해외 플랫폼에 노크를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브랜드를 처음 만들었을 때 타깃층으로 염두에 뒀던 고객이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똑같은 니즈를 가진 소비자가 외국에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집중해서 소비자를 감동시키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

컨택틱 이이삭 대표 (사진 = 무역경제신문)
컨택틱 이이삭 대표 (사진 = 무역경제신문)

이재일: 앞으로 크로스 보더 물동량이 많아질 것이다. K-팝에서 K-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는 한류의 영향이 크고, 글로벌에서 한국 상품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 주요한 이유다. 지금 필요한 것은 앞서 말했던 데이터의 표준화가 시급하고, 표준화가 배송 속도를 높이고 크로스 보더의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가 차원에서의 지원과 정책적으로 체계가 잘 잡혀 있다면 세계 시장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이금룡: 지금 대한민국의 전자상거래에서 풀필먼트 서비스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김계성: 꽤 고도화돼 있다. 과거에는 국경과의 거래를 두려워했지만, 지금은 중국마저도 관세 장벽이 굉장히 낮아지고 완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자유로운 크로스 보더가 가능해지고, 풀필먼트 서비스의 고도화는 필연적이다. 풀필먼트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콘텐츠를 통해 파생되는 상품 또한 무궁무진해지고, 여기에 마케팅 영역이 더해지면 이커머스 CBT 시장은 훨씬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 팬데믹 상황이 종식되더라도 다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은 전자상거래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메타버스 등의 신기술이 접목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의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측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물류다. 안정적으로 서비스가 되어야 하고, 예측 가능한 배송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물류비가 안정화돼 제품이 가격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이 정도면 내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거래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는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금룡: 지금까지 세 명의 전문가를 통해 들은 의견을 종합해 보면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대·확장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현 상황에서 브랜드·마케팅 분야, 물류 분야 등에서 정부의 지원은 계속되어야 한다. 또한 제품부터 수출까지 이를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통계와 수치를 체크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데 정부가 힘써야 한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에서의 판도는 국가의 정책적 지원, 각 셀러와 기업들의 노력, 물류 서비스의 진화, 대한민국 콘텐츠의 위상 등 여러 가지 조건이 어떻게 효과적으로 작용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

(우측부터)무역경제신문 이금룡 발행인, 포비즈코리아 이재일 부사장, 큐익스프레스 김계성 이사,<br>컨택틱 이이삭 대표가 글로벌 전자상거래 이슈에 대해 간담회 종료 후 기념사진 촬영 중이다.&nbsp;(사진 = 무역경제신문)
(우측부터)무역경제신문 이금룡 발행인, 포비즈코리아 이재일 부사장, 큐익스프레스 김계성 이사,
컨택틱 이이삭 대표가 글로벌 전자상거래 이슈에 대해 간담회 종료 후 기념사진 촬영 중이다. (사진 = 무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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