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대만 등 아시아부터 이탈리아 포함 유럽까지 미술품 조각투자 전파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 등 글로벌 경매사 러브콜...해외 30여곳과 거래

국내 금융 스타트업들이 초창기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지거나 진출 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주식 소수점 거래가 가능해지고, 값비싼 미술품이나 부동산도 쪼개서 투자할 수 있는 시대의 흐름, 금융당국의 심사 통과 등도 호재로 작용했다.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 부유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고가의 투자객체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도 소액으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대중적으로 만든 이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해외로 나가는 금융스타트업> 시리즈를 통해 시장을 이끈 글로벌 유망주들을 만나본다. 

 

<해외로 나가는 금융스타트업> 시리즈

[K글로벌타임스] 지난해부터 MZ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미술품 조각투자'. 고가의 미술품을 쪼개어 실물자산으로 지분을 분할해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서비스의 등장으로 가능해졌다.

이 플랫폼을 운영하는 '테사'는 높은 장벽 넘어 갇혀있던 미술품 투자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최근 테사는 해외 서비스를 추진하며 국내에서 일으킨 미술품 조각투자 대중화를 글로벌에 알리고자 한다. 

해외 진출에 나선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테사 (사진=테사)
해외 진출에 나선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테사 (사진=테사)

테사는 해킹이나 데이터 위변조 방지를 위해 작품 소유권 현황과 거래 이력을 블록체인 안에 실시간으로 공개한다. 이는 블록체인 분산 원장 특허 기술로 분류해 주목받았는데, 해당 기술의 안정화로 해외 시장 진출에도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현재 테사는 홍콩, 싱가포르, 일본, 이탈리아 등 아시아부터 유럽까지 해외 진출을 진행 중이다. 테사 플랫폼 기술이 시스템 안정성 만큼은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자부한다. 

김형준 테사 대표는 "미국에 마스터웍스라는 플랫폼이 있는데, 누적 판매액 목표만 1조를 바라볼 만큼 대형 조각투자 플랫폼"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미술품 조각투자에 대한 수요는 점점 올라오고 있으며 테사도 여기에 편승할 만큼의 가치를 가진 기업"이라고 자부했다. 

 

미술품 침체기에도 해외 블루칩 작가들 상한가에 시장성 내다봐 

글로벌 미술품 경매 시장으로 뛰어든 다른 계기는 거래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3년전 미술품 거래 시장이 침체기였을때 신진작가나 국내 작품들의 거래 이력이 상대적으로 줄었는데,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은 건재하다는 점을 파악했다. 

단순히 국내 작품 거래에서만 그칠 것이 아니라 해외 작품까지 거래 영역을 넓혀 미술품 투자의 대중화를 글로벌에서 실현시키는 것이다. 테사는 홍콩, 대만, 이탈리아 등 해외에서 파트너 제안을 먼저 받으며 세계 시장의 테사에 대한 수요를 일찌감치 느꼈다. 

테사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오프라인 뮤지엄 (사진=테사)
테사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오프라인 뮤지엄 (사진=테사)

물론 테사의 사업 모델에 대해 국내외 미술계에서 반감을 처음에 보낸 것은 사실이다. 미술품을 하나의 투자 개체로 보는 시선에 대한 의견차가 존재한 것이다. 초창기 영국의 한 갤러리에서 작품을 적집 사와 조각투자 판매를 진행했는데, 당시 갤러리측에서 투자 목적이었다면 판매를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도 들었다.

그러나 추후 테사가 판매하는 미술품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늘고 투자 수익도 좋아시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소액 투자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고, 외면받았던 테사의 비즈니스는 직원이 점차 늘고, 자회사 테사 에셋 설립 등 규모가 점차 커졌다. 

특히 테사 에셋은 테사의 핵심 부서로, 아트리서치팀으로 활동한다. 여기서 나온 데이터에 기반해 작품을 고른다.

즉 연간 1000만 달러 이상 경매 거래 금액, 연간 경매거래 횟수 100회 이상, 경매 유찰률 30% 이하, 글로벌 경매 기관 거래 이력, 전 세계 아티스트 랭킹 200위 이내 등 다양한 조건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는 미술품을 엄선하는 역할을 한다. 

 

해외 확장 본격화...글로벌사업개발본부장에 '소더비' 출신 영입

테사는 사업영역을 국내에서 해외로 본격 확장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사업개발본부장으로 세계적인 경매회사 '소더비' 출신의 잭 쇼를 영입했다. 잭 쇼 본부장은  2012년 영국 에든버러대에서 석사를 마치고 소더비에 입사해 10년간 사업·전략 분석, 마케팅, 미술품 판매전략 등을 담당한 전문가다. 

테사 측은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사업이 어려웠던 시기에 온라인 경매 업무에 집중해 소더비의 이커머스 플랫폼을 관리했다"며 "테사에서는 해외 미술시장 네트워크 구축과 글로벌 시장 진출 업무를 담당하면서 주로 영국에서 활동하면서 테사의 해외 서비스 론칭을 함께 준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테사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어느정도의 수익을 벌 수 있을까. 테사 측에 따르면 이용자 13만명 중 3만5000명이 결제에 참여했는데, 이 중 1만3000명이 그림을 재매각해 수익을 분배받을 수 있었다. 재매각까지 걸리는 기간은 약 10개월 내외인데, 평균 22%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트블록 창업으로 미술계 인연 맺어, 미술계 인식 바꾼 플랫폼 

테사의 김형준 대표는 이번이 3번째 창업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번째 창업인 아트블록코리아를 운영할 때부터 미술계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신진작가와 그림 수요자를 연결하는 매칭 서비스를 했는데, 성과는 그렇게 좋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트블록코리아를 운영한 5년의 시간은 미술계 네트워크를 남긴 값진 경험이었다. 실패를 기반으로 그는 전재산을 털어 영국에서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 두 점을 사와, 서울 강남에서 테사 설명회를 열어 미술품 조각투자의 시작을 알렸다. 

2019년에 시작한 테사는 미술품에 대해 대중들도 구매 욕구가 크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었고 이듬해 테사 앱을 만들어 서비스를 본격 시작했다. 물론 처음에는 미술품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것에 업계의 반발이 있었지만, 점차 실적이 좋아지며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졌다.  

(사진=테사)
(사진=테사)

테사의 독특한 사업 모델은 해외 파트너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충분했다. 현재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 등 글로벌 경매사 3곳과 해외 30여개의 갤러리 및 리테일사와 거래를 진행한다.  

한편 금융당국도 조각투자 등을 증권으로 인정하며 사실상 제도권으로 조각투자가 진입했음을 알렸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조각투자도 안전하게 규제 및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테사는 교보증권으로부터 전략적 투자 유치를 하며 누적 투자금만 121억을 넘어서며 탄탄한 자본력을 갖추게 됐다. 

 

[K글로벌타임스 김유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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