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출 시스템 속 정보불균형 문제점 파악...로닝ai 플랫폼 론칭
현지 법인 설립 1년 만에 고객 이자 비용 90억 가까이 절감 효과

국내 금융 스타트업들이 초창기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지거나 진출 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주식 소수점 거래가 가능해지고, 값비싼 미술품이나 부동산도 쪼개서 투자할 수 있는 시대의 흐름, 금융당국의 심사 통과 등도 호재로 작용했다.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 부유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고가의 투자객체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도 소액으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대중적으로 만든 이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해외로 나가는 금융스타트업> 시리즈를 통해 시장을 이끈 글로벌 유망주들을 만나본다. 

 

<해외로 나가는 금융스타트업> 시리즈

[K글로벌타임스] 미국 금융 시장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토종 핀테크 스타트업 '해빗팩토리'가 현지 주택담보대출 상품 비교 서비스 '로닝AI'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진=해빗팩토리)
(사진=해빗팩토리)

해빗팩토리는 보험과 핀테크를 합친 '인슈어테크'를 지향하는 스타트업으로, 지난 1월 미국 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미국 법인 출범을 위해서 지난해 10월부터 반년 정도 준비 과정을 거쳤다.

인슈어테크 모델 자체가 국내에서도 생소할 수 있는데, 해빗팩토리는 보험설계사를 중심으로 짜여진 유통구조를 좀더 효율적으로 바꾸기 위해 '보험비교추천서비스'를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현재 보험설계사들이 회원에게 직접 보험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유통구조가 짜여있는데, 이럴 경우 일반인이라면 보험에 대해 익숙하지 않아 용어부터 생소할 수 있다. 이렇게 정보의 비대칭이 생겨 자칫 잘못된 보험 상품을 구입할 수 있고, 또 보험의 문턱이 점점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해빗팩토리는 인슈어테크로서, 보험사 및 설계사가 취한 이익을 금융소비자에게 되돌려주기 위한 취지로 서비스를 만들었다. 즉 사용자 입장에서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둔 것이다.

 

보험 산업 한계 느껴...소비자 이익 우선되는 인슈어테크 지향

해빗팩토리가 지향하는 부분은 현재 보험 산업에 행해지는 모든 시스템과 밸류체인을 '디지털화'하는 것이다.

이는 LG유플러스에서 프로그래머로 커리어를 쌓은 이동익 대표의 생각에서 시작됐다. 당시 프로그래머로 근무하며 통신과 보험 융합 서비스를 기획했는데,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등 기업과 일하며 시장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보험산업 구조가 철저히 보험사와 설계사에 맞춰있다는 점을 파악, 이들보단 소비자의 이익이 우선시되고, 소비자에게 더 정확한 보험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론칭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창업 아이템에 대한 확신이 선 후 6년전 해빗팩토리 설립, 주 무기인 인공지능(AI)와 디지털전환(DT)로 보험 산업에서 발생해왔던 문제점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갔다.

(사진=해빗팩토리)
(사진=해빗팩토리)

 

주담대 비교 플랫폼 ‘로닝에이아이’ 혁신…추후 ‘랜더사’ 확장

해빗팩토리의 주력 사업 아이템은 ‘시그널플래너’ 즉 국내 보험비교추천서비스다. 상당히 오랜 기간 준비를 해왔는데, 지금은 국내에서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시그널플래너의 성공을 기반으로 해빗팩토리의 눈은 미국 시장을 향했다. 국내 금융 시장의 10배 이상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처음 이 사업모델을 들고 미국에 갔을 때 현지의 18개 보험사, 보험판매 대리점 대표들을 만났고, 보험사, 판매대리점 설계사 그리고 고객들과도 미팅을 가졌다.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은 시그널플래너를 현지에 적용하기 쉽지 않다는 점을 느꼈다. 우선 비용적인 부분에서 한계를 느꼈다. 1000페이지가 넘는 보험약관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것부터 서비스 론칭까지 고정비가 드는 곳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그런데 기회의 땅 미국에서 뜻밖의 사업 모델을 만났다. 바로 대출모집인이다. 호기심에 만난 대출모집인이 생각보다 큰 돈을 번다는 것을 그 곳에서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미국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관심을 갖고 파고들기 시작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우선 미국 금융 시장에서 가장 큰 시장이 주택담보대출인데, 보험과 마찬가지로 정보비대칭이 심각한 문제였다고. 중간에서 정보를 잘못 알고 수수료를 지급한 고객은 이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그 수수료를 고스란히 중개인에게 바치는 셈이다.

현지에서 사업 아이템을 정한 후부터는 순탄대로였다. 라이선스 취득도 1년 정도 소요되는데 불과 2개월만에 얻었고, 작년에는 주택담보대출 상품 비교 서비스 ‘로닝AI’를 선보여 고비용 사업 구조를 저비용으로 바꿨다.

이로써 해빗팩토리는 로닝AI를 통해 10개 금융회사의 대출상품을 고객에게 소개하고 중개하는 ‘중개사’ 역할을 하고 있다. 추후 직접 대출까지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사업 확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미국 법인에 4인의 직원이 함께 일하고 있는데 사업 규모가 계속 커지면서 꾸준히 충원할 계획이다.

 

미국 법인 사업 추진 1년 만에 고객 이자비용 89억 절감

해빗팩토리가 미국에 진출하고 법인 사업을 추진한 지 1년만에 고객 이자 비용만 총 89억원을 절감하는 성과를 냈다.  이는 해빗팩토리는 환율 $1를 1300원으로 가정했을 때, 한해동안 총 대출금액 371억원을 달성한 셈이다.

예를 들어, 30년 모기지 이용 시, 고객이 지불해야하는 이자비용은 459억이다. 같은 상품을 타사에서 이용한다면 이자비용은 총 548억으로, 타사 대비 총 89억원을 절감, 1인당 1억640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냈다.

해빗팩토리 측은 "로닝에이아이가 제공한 평균 금리는 6.056%인데, 최저 금리는 3.625%로, 미국 대출 금융 기관 로켓 모기지(RocketMortgage), 웰스 파고(Wells Fargo)와 비교했을 때 평균 0.5%에서 2% 이상 낮은 금리를 제공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진출 당시를 회상해보면, 비 영어권 시장은 특히나 언어 장벽으로 특정 소규모 중개업자에게 대출 관련 정보나 계약 등을 의존해야하는 열악한 상황이었다. 

또한 미국의 주류 은행과 모기지 회사는 금융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는 데에 투자하는 상황이었으나, 기존 고비용 구조와 낮은 생산성 탓에 업무 처리 기간이 단축되지 않았고, 대출 이율도 낮아지지 않는 것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전반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해빗팩토리는 데이터와 AI를 활용해 기존에 대출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데에 소요되는 3일을 1분으로 단축시켰다. 또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AI프로세스를 통해 실시간 모기지 금리 조회 기능을 선보였다. 해당 기능은 미국의 시중은행이 시도하지 못했던 것이라는 점이다.

이 외에 ▲모기지 계산기 ▲리파이낸싱 계산기 ▲론피(Loan Fee) 계산기 ▲대출 계산기 기능을 통해 고객이 최저금리부터 월별 상환 금액 및 총 상환 금액 등을 홈페이지에서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었고, 계산기 실행 건수는 약 6만회에 달하는 성과를 냈다.

이동익 해빗팩토리 공동대표는 "로닝에이아이는 해빗팩토리의 글로벌 금융 플랫폼으로, 앞으로도 모기지 시장의 변화와 고객의 이익을 함께 추구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빗팩토리는 마이데이터 기반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시작한지 6년 만에 수수료 매출만 1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에서는 시그너플래너를 통해 보험에 가입한 고객수만 2021년 12월 기준 480건에서 2022년 12월 1600건으로 대폭 늘었다. 

 

[K글로벌타임스 김유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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