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조각투자 대중화 이끈 장본인...싱가포르 해외 확장
근 4년 걸쳐 해외 거래소 설립 추진 및 완료, 올해 오픈 목표

국내 금융 스타트업들이 초창기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지거나 진출 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주식 소수점 거래가 가능해지고, 값비싼 미술품이나 부동산도 쪼개서 투자할 수 있는 시대의 흐름, 금융당국의 심사 통과 등도 호재로 작용했다.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 부유층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고가의 투자객체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도 소액으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대중적으로 만든 이들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해외로 나가는 금융스타트업> 시리즈를 통해 시장을 이끈 글로벌 유망주들을 만나본다. 

 

<해외로 나가는 금융스타트업> 시리즈

[K글로벌타임스] 쉽게 투자하기 힘들었던 '부동산 조각투자' 대중화를 이끌었던 '카사'가 국내를 넘어 싱가포르 등 해외 부동산 투자로 사업 범위를 넓힌다. 규제 샌드박스로 사업을 전개하며 국내 금융업계의 혁신을 이끈 카사는 부동산 투자 대중화를 위해 디지털수익증권인 '댑스' 투자 서비스를 개발하며 유일무이한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진=카사코리아)
(사진=카사코리아)

카사는 자산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부동산 투자를 대중화하겠다는 목표로 지난 2018년 설립됐다. 해외 부동산 시장까지 손을 뻗은 것은 어딜가나 부동산을 통한 부의 축적을 바라는 마음은 국가 구분 없이 같을 것이고, 또 해외 시장의 부동산 시장이 국내와 다른 특징을 가졌기에 여기에 매력을 느껴 점진 확장에 나섰다.

카사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현지 통화청으로부터 수익증권 공모(CMS) 및 2차 거래(RMO)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올해 디지털수익 거래 플랫폼을 싱가포르에서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이다.

카사는 한국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싱가포르 통화청(MAS)으로부터 수익증권 발행, 신탁 및 공모 라이선스를 모두 취득했다. 이를 통해 현지에서 디지털수익 증권 거래 플랫폼을 내놓는 것이 가능해진 셈이다. 이번 싱가포르 거래소 진출을 통해 국내 투자자들 또한 글로벌 부동산 시장 내 상업용 부동산에도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싱가포르 거래소는 전세계 부동산 자산 및 투자자를 대상으로 운영되는데, 국내 투자자들은 원화와 싱가포르 달러를 비롯해 전세계의 다양한 화폐로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가능하다. 따라서 화폐 사용에 크게 제한을 받지 않아도 되며 이에 따라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국내 투자자들도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창완 카사 대표는 "카사의 자체 블록체인 기술을 금융에 접목해 상대적으로 쉽게 부동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 부동산 간점투자기회를 확대하며 만든 혁신금융 서비스"라 자신하며 "특히 싱가포르에서 혁신금융 서비스의 성과와 가능성이 심사 과정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카사는 부동산 디지털수익증권(DABS) 발행 및 거래서비스를 개시해 추후 다양한 유무형 자산 유동화와 2차 거래 서비스를 추진하고 싱가포르를 비롯한 주변 국가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업가치 2000억대 평가...투자 늘려 해외 사업 본격화

카사가 해외 사업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규 투자 유치가 활발히 일어나면서부터다.

카사는 200억원 규모의 투자금 확보 등으로 누적 투자금 400억원(2022년 기준)을 확보했으며, 이 자본력과 사업 기반을 확충함과 동시에 해외 사업 확장까지 더해져 기업가치도 2000억원 이상 달성했다. 현재 카사는 산업은행, 카카오벤처스, 위메이드, 신한금융투자 등 다수의 신규 투자 유치가 물밀듯 밀려오고 있다.

카사 측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투자 유치가 시작되며, 기업가치도 2000억원 이상 평가받았고, 해외 사업 확장이 특히나 투자자들에게 크게 어필된 것 같다"며 "국내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중 카사의 고도화된 기술력이 바탕이 됐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카사는 싱가포르 카사 거래소와 국내 금융기관이 제휴를 맺어 국내 투자자들도 소액으로 해외 부동산에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도록 노력 중이다. 거래 플랫폼만 싱가포르 법인일 뿐, 싱가포르를 비롯해, 대만, 홍콩 등 건물에도 투자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만들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로부터 인가 준비만 3년, 싱가포르 라이선스 취득에만 1년2개월이 걸렸다. 이들은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통하는 만큼, 현지에서 거래 신뢰도를 차곡차곡 쌓으며 주변 국가로 점진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사진=카사코리아)
(사진=카사코리아)

 

동남아 사업 '투명성' 필수...속도보단 '고객 신뢰' 우선

카사는 2019년 12월 금융위원회의 금융규제 샌드박스(혁신금융 서비스)로 선정돼 서비스를 시작했다. 검증 받은 '우량 건물' 위주로 실물 자산을 투자자들에게 선보이고, 금융당국의 승인과 관리 감독, 건물에 관한 철저한 실사를 통해 신뢰도를 확보, 투명하게 운영 중이다.

처음으로 시도되는 플랫폼이다 보니 투자자, 관련 금융권 관계자들부터 설득하기 시작했고, 카사가 전개하는 서비스의 인지도와 신뢰를 쌓는 것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했다. 하나씩 퀘스트들을 해결해나갔고, 금융당국의 지도를 받으면서 카사가 거래하는 1,2,3호 건물들이 안정적으로 상장되고 지속적으로 투자 수익이 실현되면서 점차 시장에서도 신뢰와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다.

이처럼 싱가포르를 비롯한 해외 사업에서도 국내와 같은, 오히려 더 꼼꼼하게 거래 건물 및 부동산을 검수해 현지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고, 또 전문가들로 구성된 상장심사위원회가 건물 상장을 검토한 후 부동산신탁사, 은행 등이 빌딩 및 투자금을 관리하도록 장치를 마련했다.

싱가포르에서도 특히나 카사에서 특허를 받은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거래 운용 방식에 높은 점수를 주는데, 보안성과 안전성을 모두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국내 시장의 제도적 문제로 인해 떨어질 수 있는 성장성을 만회하기 위해 시작했다. 물론 국내에서도 카사는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 기간이 만료되지만 당국의 규제에 맞춰 최대한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사진=카사코리아)
(사진=카사코리아)

 

스탠포드 출신 창업가의 손에서 탄생한 '부동산 조각투자'

카사는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예창완 대표가 2018년 설립한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업체로 출발했다. 지금은 익숙하지만 당시 부동산 조각투자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해 인지도를 쌓는 것부터 시작했다.

부동산 조각투자의 장점은 하나의 부동산을 수십에서 수백만 개의 수익증권으로 나눠 일반투자자를 공개적으로 모으고 상장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주요 투자 대상은 오피스빌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호텔·물류센터·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도 주를 잇는다. 

그리고 카사를 논할 때 '댑스'를 빼놓을 수 없다. 예 대표는 부동산 투자 대중화를 위해 디지털수익증권인 '댑스' 투자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소액의 투자금으로도 부동산 투자가 가능한 것이다.

디지털수익증권이란, 부동산관리처분 신탁자산을 기본으로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을 뜻한다. 대형 부동산부터 중소형까지 다양한 규모의 빌딩을 디지털수익증권으로 지분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수의 개인 투자자에게 지분을 쪼개서 판매한다.

카사는 이 개념이 기존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카사를 대체해서 만들 수 없는 혁신 기술이라고 자부한다. 처음에 금융당국의 혁신금융서비스제도를 활용해 시장에 선보인 것이 초기 자리를 잡는 데 유리했다.

마지막으로 카사는 집(CASA)이란 뜻과 같지만, KASA를 덴마크어로 하면 '금고'를 뜻한다. 많은 이들의 금고가 되어주면서, 이번 싱가포르를 통해 카사는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나아가 국내 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가치있는 모든 자산에 소수가 아닌 모두가 다가갈 수 있도록 확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K글로벌타임스 김유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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