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하거나 공장서 버려진 불량제품 재조립한 리퍼비시 거래 스타트업
높은 품질의 리퍼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얻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57억 달러 기업가치의 유니콘으로 성장···한국 비롯한 전 세계 국가 진출도 진행 중

바야흐로 스타트업의 전성시대다. 전세계적으로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가운데, 독보적인 경쟁력과 전략을 토대로 글로벌 무대에서 대기업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스타트업 성공 DNA] 시리즈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 해외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분석하고자 한다. 

 

<글로벌 스타트업 성공 DNA>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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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켓 대표 티보 우그 드 라우즈. [사진=백마켓]
백마켓 대표 티보 우그 드 라우즈. [사진=백마켓]

[K글로벌타임스] 2014년 설립된 백마켓(대표 티보 우그 드 라우즈)은 고객이 환불하거나 공장에서 버려진 불량제품을 수리 또는 재조립한, 리퍼비시(Refurbish‧리퍼) 제품을 판매하는 스타트업이다. 최근 국내에도 진출하며 이름을 알린 백마켓은 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사인 '유니콘'에도 등극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리퍼제품 거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미국에 진출한 백마켓.[사진=백마켓]
미국에 진출한 백마켓. [사진=백마켓]

백마켓은 노트북, 태블릿, 이어폰, 카메라, 비디오 게임기(콘솔) 등 다양한 전자제품의 리퍼제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이다. 버려진 불량제품을 재조립하고 수리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을 주로 다루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신형 스마트폰의 가격이 부담스러운 구매자들이 백마켓을 통해 질 좋은 제품을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끔 플랫폼을 구축하며 이름을 알렸다.

백마켓은 기기를 직접 리퍼브, 즉 수리나 재포장하지 않고 파트너십을 체결한 업체들이 제품을 수리한 것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방식의 사업모델을 구축했다. 대신 빅마켓과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인증절차를 거치고, 운영 및 품질 과정을 검증해야 한다.

백마켓이 인증한 리버제품에 부착되는 백라벨.[사진=백마켓]
백마켓이 인증한 리버제품에 부착되는 백라벨. [사진=백마켓]

운영 및 품질 절차를 통과한 업체는 백마켓으로부터 ‘백라벨(Back Label)’이란 인증서를 부여받는다. 이는 30일간의 환불 보장 및 최대 2년간의 품질보장 서비스를 백마켓이 책임지고 제공한다는 의미이며, 이 과정에서 백마켓은 중간 수수료를 수취한다.

이 후에도 백마켓은 내부 전문가 등을 통해 인증 업체에 대한 관리를 이어간다. 백마켓은 설립 후 현재까지 프랑스, 미국, 일본 등 16개국에서 600만여 명이 백마켓에서 리퍼 제품을 구매했고, 최근 국내에도 상륙했다.

 

가치소비 트렌드와 맞물린 성장, 글로벌 유니콘 등극

최근 국내에 진출한 백마켓 서비스 화면.[사진=백마켓]
최근 국내에 진출한 백마켓 서비스 화면. [사진=백마켓]

지난 몇년간 소비에 대한 트렌드가 바뀌면서 가치있게 소비하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같은 제품을 굳이 비싸게 구매할 필요 없이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다.

매년 신제품이 나오는 전자기기 시장의 트렌드를 쫒기 위해서는 큰 비용이 필요하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활동 확산으로 전자기기 수요가 늘었다. 늘어난 수요에 발맞춰 제조사들 역시 가격인상을 단행하면서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진 상황이었다.

신제품을 사용하고 싶지만 비싼 구매가격 때문에 망설이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리퍼상품은 대체재로 빠르게 부상했다. 이에 발맞춰 백마켓은 지난 3년여간 세 자릿 수 성장을 이어가면서 승승장구했다.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매년 3배 이상 성장했을 것이란 게 업계의 예측이다.

백마켓은 프랑스 최대 규모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사진=백마켓]
백마켓은 프랑스 최대 규모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사진=백마켓]

단순한 판매를 넘어 품질인증과 사후관리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백마켓은 해외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자국인 프랑스를 넘어 미국, 일본 등 다양한 글로벌 시장에 뿌리를 내리며 글로벌로 빠르게 무대를 확대했다.

이와 맞물려 백마켓의 성장세 역시 가팔랐다. 지난 2021년 5억 1000만 달러(6374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57억 달러(7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프랑스 최고 스타트업이자 글로벌 유니콘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어 지난해에도  3억 3500만 달러(4451억 원)를 유치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속가능 사업모델로 ESG 실천, 향후 성장세 기대

백마켓은 리퍼 상품 판매를 통해 지속가능한 서비스 모델을 구축했고, 이를 통해 환경 지키기에도 기여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백마켓은 리퍼 상품 판매를 통해 지속가능한 서비스 모델을 구축했고, 이를 통해 환경 지키기에도 기여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백마켓은 리퍼 상품 판매를 통해 전세계 화두로 자리잡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소비되고 버려지는 전자제품이 폐기물이 되고, 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환경에 엄청난 부담이 된다.

그러나 백마켓은 자칫 버려질 수 있는 전자제품을 가져다 재사용할 수 있는 상품화에 성공하면서 전자제품 폐기물을 줄이는 효과도 내고 있는 것이다.

백마켓에 따르면 고장 난 스마트폰의 폐기로 발생하는 쓰레기는 1대 당 199그램(g) 수준이다. 반면 중고품 정비 과정에서 부품 교환 등으로 발생하는 쓰레기는 24g에 불과하다.

백마켓을 이끄는 라우즈 대표 역시 환경문제를 줄이고 소비자 구매 습관을 좀 더 순환적으로 만들기 위해선 기업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단순히 환경을 생각하는 것을 넘어 이는 달라진 소비자들의 소비인식을 충족하는 데도 중요하다는 것이 백마켓의 생각이다.

백마켓은 소비자들이 지속가능한 기업에 관심을 가질 정도로 소비 인식이 달라졌기 때문에 순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 순환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 하면서 백마켓의 성장세는 더욱 기대된다. 리퍼 시장이 커지고 그간 업계에서 간과해온 자원에 대한 가치가 두드러지면서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단순히 리퍼를 통해 환경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수리된 제품이 개발도상국과 같은 제3국으로 유통되면 기술 혜택을 받는 인구도 늘어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리퍼 마켓으로 자리잡은 백마켓의 향후 성장세가 기대되는 이유다.

[K글로벌타임스 김동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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