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과 드래그 몇번으로 디자인 제작물 완성할 수 있는 작업툴 개발
'누구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디자인 플랫폼' 목표로 글로벌 고객 1억여명 확보
기업가치 50조원 '데카콘' 성장, 글로벌 공룡 어도비의 강력한 경쟁자로 주목

바야흐로 스타트업의 전성시대다. 전세계적으로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가운데, 독보적인 경쟁력과 전략을 토대로 글로벌 무대에서 대기업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스타트업 성공 DNA] 시리즈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 성공을 거둔 해외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분석하고자 한다. 

 

<글로벌 스타트업 성공 DNA>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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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바 설립자 멜라니 퍼킨스.[사진=캔바]
캔바 설립자 멜라니 퍼킨스.[사진=캔바]

[K글로벌타임스] 캔바(대표 멜라니 퍼킨스·Melanie Perkins)는 호주 기반 디자인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이다. 드래그앤드롭(Drag and Drop) 방식의 간단한 이용법을 통해 클릭과 드래그 몇번으로 디자인 제작물을 완성할 수 있다. 조그마한 디자인 툴로 시작한 캔바는 이제 글로벌 1억여명의 고객을 거느린 유니콘으로 자리잡았다.

 

성공의 비결 "어려운 디자인을 손쉽게" 

손쉽게 디자인할 수 있는 캔바의 플랫폼.[사진=캔바]
손쉽게 디자인할 수 있는 캔바의 플랫폼.[사진=캔바]

캔바는 지난 2013년 설립됐다. 템플릿은 물론, 이미지를 비롯한 다양한 그래픽 요소를 조합해 시각 디자인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캔바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이용법이 '간단'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무료로 제공된다.

‘캔버스’에서 이름을 따온 캔바는 포스터, 메뉴판, 엽서 등 어떤 디자인이라도 쉽게 할 수 있도록 간편한 사용법을 추구했다

이처럼 캔바를 손쉽게 사용하도록 구성한 것은 설립자 멜라니 퍼킨스의 경험에 의한 것이다. 서호주대학(University of western Australia)에서 공부를 하면서 용돈벌이로 학생들에게 인디자인이나 포토샵과 같은 디자인 프로그램 사용법을 가르치던 멜라니는 복잡한 툴을 가르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동시에 배우는 학생들 역시 배움을 어려워했다. 외워야 할 단축키는 많고 기능은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는 19세 나이에 대학을 중퇴하고 디자인기업 '퓨전북스'를 설립했다. 드래그앤드롭 방식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사진과 그림을 삽입해 졸업앨범을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 것이 모든 종류 디자인이 가능한 지금의 캔바 서비스의 시작이었다.

퓨전북스는 400개 고교에 서비스를 제공하며 호주 1위 업체로 떠올랐고, 퍼킨스는 실리콘밸리 유명 벤처캐피털리스트 빌 타이의 눈에 들어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퍼킨스는 빌 타이를 비롯해 구글맵 공동설립자인 라스 라스무센, 켄 골드먼 전 야후 최고재무담당임원(CFO), 호주 정부로부터 300만달러(37억원)을 유치했고, '세상의 모든 사람이 손쉽게 디자인하는 세상을 열겠다'는 목표 하에 캔바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무료화를 통한 성장, 글로벌 1억명의 선택을 받다

캔바는 다양한 템플릿과 디자인을 제공하며 글로벌 1억여명의 고객을 확보했다.[사진=캔바]
캔바는 다양한 템플릿과 디자인을 제공하며 글로벌 1억여명의 고객을 확보했다.[사진=캔바]

사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의 증가가 필수다. 그러나 오히려 캔바는 정 반대의 전략을 통해 성장해 나갔다. 모든 서비스를 대부분 무료로 제공해 고객을 유치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인지도를 쌓고, 이름을 알리는 데 주력하면서 세계적인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이용자는 25만개 이상의 디자인 템플릿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작업 내용을 친구, 고객, 동료 등과 캔바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만든 디자인은 SNS 계정에 공개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유료 서비스는 고급 기능을 원하는 개인과 기업만 구매하는 방식이다. 유료 구독자는 무료 사용자보다 많은 42만개의 템플릿을 사용할 수 있다.

유료구독자와 무료체험자라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체험자를 유입시킨 뒤 만족도가 높은 이용자 대상으로 유료 기능을 제공했다. 이렇게 확보한 사용자만 해도 올해 기준 글로벌에서 1억여 명에 육박할 것이란 예측이다. 유료 구독제 이용자 역시 500만명에 달한다.

캔바가 제공하는 다양한 디자인.[사진=캔바]
캔바가 제공하는 다양한 디자인.[사진=캔바]

캔바는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설립 8년만에 전 세계 스타트업 중 몸값 6위로 성장했다.

지난해 9월 기준 캔바의 기업가치는 400억 달러(50조원)에 이르는 '데카콘'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8년 10억달러에서 40배나 몸집을 불렸다.

캔바는 영역을 넓혀나가며 컴퓨터, 스마트폰, 탭 등 모든 디지털 기기에서 캔바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이력서, 명함 등의 종이 콘텐츠 중심에서 동영상, 뉴스레터, SNS 포스팅 등 디지털 디자인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하며 영향력도 넓혀가고 있다.

 

과감한 행보, 업계 1위 어도비 위협

성장을 이어가는 캔바는 글로벌 1위 어도비를 위협하는 대항마로 평가받는다.[사진=캔바]
성장을 이어가는 캔바는 글로벌 1위 어도비를 위협하는 대항마로 평가받는다.[사진=캔바]

캔바는 다양한 디자인 툴을 제공하며 글로벌 업계 1위 어도비의 강력한 대항마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성장을 이어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 언택트의 보편화 등으로 급성장을 이어간 점이 결정적이었다.

캔바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성장세에 탄력을 붙이기 위한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캔바는 런던의 스타트업 플러리쉬(Flourish)를 인수하며 주목받았다. 플러리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트, 그래프 등 시각화 자료 생성 도구를 개발하는 회사다.

2019년에는 고객들에게 고품질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사진과 이미지를 제공하는 기업인 펙셀과 픽사베이를 인수하며 고객들에게 더욱 다채로운 템플릿 제작 환경을 마련했다.

큰 손들의 투자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대규모 지분투자와 자문역으로 캔바에 합류하며 전세계의 시선을 모았다. 아이거는 디즈니에서 물러난 이후 전세계 스타트업에 투자를 이어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고 그 대상으로 캔바를 지목한 것이다.

캔바의 성장과 투자행진을 통해 압박받는 상대는 바로 글로벌 업계 1위 어도비라는 의견도 나온다. 어도비는 지난해 경쟁기업 피그마를 인수하며 몸집 키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당시 피그마의 1년 수익의 50배에 달하는 200억달러(25조원)을 써내면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

그럼에도 어도비는 주가가 떨어지는 등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가운데 포춘 500대 기업 가운데 85%가 캔바를 쓴다는 통계까지 나오며 시장지배력까지 잃어가는 모양새다. 작은 나라 호주에서 태어난 캔바가 글로벌 공룡 어도비를 대적할 날이 머지 않았다는 시선이 나오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성장을 이어가는 캔바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K글로벌타임스 김동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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