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가 다른 물질 분리해주는 필터 '멤브레인' 국산화 나서
타사대비 낮은 가격·고성능, 친환경으로 경쟁력 확보
국산제품 전무한 시장 개척, 글로벌 3사 독점 시장 지각변동 도전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미래 혁신성장을 이끌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 기업들 중 바이오·헬스 분야 스타트업이 무려 45곳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혁신성장 분야 중 바이오·헬스 분야가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글로벌 스타트업 업계 역시 바이오·헬스 분야를 주목하고 있고, 투자자들의 관심 또한 뜨겁다. [K-바이오헬스 전성시대]를 통해 미래가 유망한 혹은 글로벌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국내 바이오·헬스 스타트업을 조명하고자 한다.

 

<K-바이오헬스 전성시대> 시리즈
① 킥더허들, 맞춤형 헬스케어로 글로벌 사로잡다

② 게임개발자가 만든 치과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아크리얼'

③ 필라이즈, 초개인화 건강관리로 '의료 슈퍼앱' 성장 기대

④ 뉴베이스, 의료교육에 메타버스를 입히다

⑤ 지아이비타, 데이터기반 '맞춤형 건강관리' 제공

⑥ 서지넥스, AI기반 신기술로 글로벌 바이오업계 '지각변동'

⑦ 세나클소프트 "클라우드 EMR로 의료 접근성 대폭 개선"

⑧ 네메시스, 반도체 기반 '스마트 헬스케어' 구현

⑨ 'MRI 효율화' 에어스메디컬, 글로벌 의료계 초신성 등극

움틀 박성률 대표.[사진=움틀]
움틀 박성률 대표.[사진=움틀]

[K글로벌타임스] 움틀(대표 박성률)은 최근 몇년 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와 맞물려 성장한 체외진단 시장에서 주목받는 소재인 '멤브레인'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멤브레인은 크기가 다른 물질을 분리해주는 일종의 필터와 같은 역할로 체외진단 기기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멤브레인이 글로벌 일부 기업에 의한 독과점 시장으로 체제를 굳혀가는 가운데, 움틀은 자사 고유의 기술력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오겠다는 포부다.

 

비싸고 희소한 멤브레인, 국산화 위한 첫걸음 떼다

움틀의 대표 제품군은 세균제거용 제품인 보틀탑필터와 원심분리여과기, 체외진단용 소재인 NC멤브레인 등을 주로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특히 멤브레인의 경우 움틀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로 꼽힌다. 멤브레인은 크기가 다른 물질을 분리해주는 필터의 한 종류로 정수기와 식음료 등 다양한 곳에 활용된다.

특히, 지난 2019년부터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자가진단키트 등의 사용이 활성화되면서 글로벌 시장의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2020년 기준 글로벌 멤브레인 시장은 16조원 규모이며, 지난해 기준 30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될 정도다. 이 중 건강과 관련되 바이오 멤브레인 시장의 성장세도 연간 15%에 이를 정도로 꾸준하다.

움틀이 국산화에 성공한 체외진단 멤브레인.[사진=움틀]
움틀이 국산화에 성공한 체외진단 멤브레인.[사진=움틀]

이는 바이오의약품과 체외진단기기의 멤브레인 제조업을 영위하는 움틀이 공략하는 시장이다. 멤브레인은 지금까지 값비싼 소재로 분류되며 공급에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글로벌에서 몇 안되는 기업만이 제조시설을 갖춘 탓에 코로나 19의 확산에 따른 수요 폭증으로 인해 품귀현상까지 빚어진 것이다. 움틀은 이 같은 점에 주목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향후 다양한 체외진단이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언제까지 수입에만 의존할 수 없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성률 대표는 "바이오 멤브레인의 글로벌 일부 기업의 독과점 형태이기 때문에 수요자가 공급자에게 끌려다니는 구조"라며 "바이오산업이 향후 높은 성장가능성이 기대되는 만큼 국산화는 숙제이자 필수"라고 강조했다.

 

기술력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설립 2년만에 맺은 결실

움틀의 원심분리농축기의 모습.[사진=움틀]
움틀의 원심분리농축기의 모습.[사진=움틀]

움틀은 지난 2019년 말 창업한 이후 2년 여 만에 보틀탑 필터와 원심분리여과기, 체외진단용 NC멤브레인 등을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동시에 제품 개발과 제조 과정에서 단점으로 지적된 환경오염과 관련한 이슈까지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세균제거용 필터 제품은 멤브레인 소재에 친수성을 더해 물에 더 빨리 젖고 그만큼 더 빠르게 여과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필터를 제조하는 공정을 통해 많은 양의 오염수가 발생한다는 단점으로 인해 여러 기업들에게 고민거리였다.

박성률 대표는 제품의 품질과 함께 친환경 요소까지 잡겠다는 목표하에 다양한 연구를 이어갔다. 이를 통해 움틀은 독성이 매우 낮은 물질을 사용해 오염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연구과정에서도 용매 물질, 장갑 등 일회성 소모품 사용을 최소화하는 데 신경쓰면서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는 데 앞장섰다. 

​이 같은 노력과 기술력이 더해지면서 움틀은 점차 주목받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을 이끄는 3개 사는 5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움틀은 불과 1년 여 만에 이들을 기술력으로 따라잡는 데 성공했다. 이는 분명 바이오 업계에서 주목받을 만한 초고속 성장이었다.

동시에 친수성 신소재를 사용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에 더욱 가까운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타사 대비해 30%가량 저렴한 가격경쟁력까지 갖추는 데 성공하며 독과점 상태의 현 시장에 긴장감을 주는 존재로 다넌에 떠올랐다.

 

글로벌 멤브레인 시장 '메기' 될까?

글로벌 다수 바이오 행사에 참가해 이름을 알리고 있는 움틀.[사진=움틀]
글로벌 다수 바이오 행사에 참가해 이름을 알리고 있는 움틀.[사진=움틀]

국내 바이오기업들과의 파트너십 이후 이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게 움틀의 로드맵이다. 움틀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다양한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움틀은 최근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 2023(바이오USA)'에 참가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움틀은 에서 PES 멤브레인과 이를 적용한 보틀탑 필터(Venrich), 캡슐필터(surCAP), 체외진단키트의 부품 NC멤브레인을 전시했다.

이 외에도 영국 리버풀에서 진행된 디지털그린시티 옥시젠 서밋에도 참가, 다양한 분야의 벤처캐피탈(VC)들과 만남을 이어가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2023 아세안 의약품 박람회 'CPHi SEA 2023'에 출품하며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이름알리기에도 나섰다.

체외진단의 보편화와 더불어 멤브레인 시장의 성장이 예고되는 가운데 움틀이 향후 시장의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사진=픽사베이]
체외진단의 보편화와 더불어 멤브레인 시장의 성장이 예고되는 가운데 움틀이 향후 시장의 메기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사진=픽사베이]

지난 달 미국에서 열린 진단분야의 글로벌 최대 박람회 AACC 2023(The American Association for Clinical Chemistry, Annual Scientific meeting + clinical lab expo)에도 전시출품에 나선 움틀은 다양한 행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혀나가고 있다.

움틀이 꿈꾸는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다. 움틀의 다양한 행보와 맞물리면서 향후 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오는 '메기'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움직이는 플레이어로 자리잡기 위해선 먼저 국내 바이오업계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다지는 것이 순서라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같은 국내 바이오기업들에 멤브레인을 공급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며 "이를 통해 2025년 연매출 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K글로벌타임스 김동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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