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경제학 박사/(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
민경기 경제학 박사/(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

[K글로벌타임스] 지난 2001년 WTO 가입 이후 작년(2022년)까지 중국의 FDI(Foreign Direct Investment, 외국인직접투자)는 연평균 약 7.0%라는 경이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에도 전년 대비 +29.7% 증가세를 유지했으며, 2009년 △13.2%로 잠시 감소했으나 이듬해인 2010년 +22.0%로 반등하는 놀라운 회복세를 보여줬다.

중국의 FDI는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美·中 무역분쟁이 본격화된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심지어 지난 2020년 팬데믹 여파로 글로벌 FDI가 전년 대비 △35% 급감했던 시기에도 중국의 FDI는 +5.7%라는 양호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출처=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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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결코 꺾일 것 같지 않던 중국의 FDI가 2023년 들어 심상치 않은 모양새다. 여기저기서 감소세가 전망되더니, 급기야 중국 상무부도 1·2분기에 이어 3분기(누적)에도 FDI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2023년 중국의 FDI 감소 추이와 주요 요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2023년 중국 FDI 감소세 포착

2023년 3분기(누적) 기준, 중국의 FDI는 1,257.5억 불로 전년 동기 1,553.0억 불 대비 △19.0% 감소했다. 특히, 2023년 3월부터 9월까지 7개월 연속 전년 동월(누적) 대비 감소세가 지속된 점과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2.8%를 기록한 감소 폭이 3분기(누적) 들어 △19.0%로 확대된 점이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출처=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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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별 비교로도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에서, 3분기 △35.4%로 감소세로 전환되었으며, 1분기 기록했던 △30.9% 대비 감소 폭(△4.5%p)이 더욱 확대되었다. 이렇듯 2023년 들어 3분기까지 중국의 FDI가 감소세로 전환되었으며, 감소 폭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2023년 중국 FDI 감소 주요 요인

중국 FDI 감소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한두 가지로 요약되기 어렵다. 중국 FDI 감소세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되는 몇 가지 주요 요인을 분석해 보았다.

 

➊ 지정학적 긴장 확대로 인한, 2023년 글로벌 FDI의 전체적인 위축세

러·우戰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高물가·高금리 지속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글로벌 경제 하방 압력이 심화되고 있다. IMF는 지난 10월 발표한 보고서(World Economic Outlook)에서 2023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년도의 3.5% 대비 △0.5%p 감소 전망했다.

UNCTAD 또한 7월 발표한 보고서 ’WIR 2023‘에서 글로벌 FDI가 2022년 1분기 이후 약세 전환된 점과 실제 ’23년 1분기 글로벌 FDI가 감소한 점 등을 근거로, 2023년 글로벌 FDI의 내림세를 전망했다.

이렇듯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지속·심화로 인한 글로벌 FDI 위축세의 영향으로, 對中 FDI도 감소세를 기록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

 

➋ 미국의 對中 규제 영향 본격화

美·中 무역분쟁 장기화와 팬데믹 이후 중국을 배제한 우방국 중심의 美 주도 공급망 재편 영향이 본격화되며, 對중국 FDI 감소세가 포착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시 말해서 美·中 무역분쟁에 의한 고율 관세 장기화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제재 영향이 비로소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공급망 재편정책은 전략산업의 내재화를 추구하되, 여의찮은 경우 우방국 중심 공급망 재편, 즉 안보적 차원에서 Friend Shoring·Near Shoring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중국 FDI 감소는 이러한 공급한 재편 흐름의 본격화·가속화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➌ 중국 경기 회복세 둔화에 의한 해외 투자가들의 투자심리 위축

중국 경기 회복세 둔화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대두되는 상황으로, 해외 투자가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對中 FDI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6.3%로 시장 전망치 +7.3%를 하회했으며, 느린 경기 회복세 속 디플레이션 전망까지 대두되기도 했다.

지난 10월 18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3분기 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으나 2분기 성장률 6.3%에 미치지 못하고, 부동산 등 경기 하방 위험 요인도 상존하는 상황이다.

 

➍ 중국 부동산 경기침체 등에 의한 투자유인 감소

부동산시장 침체 등 중국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투자유인이 감소하고 있다. 헝다·완다그룹發 부동산시장 위축과 경기회복 둔화 가능성 상승 등으로 중국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로 소비·기업투자·은행 자산건전성 등 금융시장 불안과 더불어 경기회복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러한 중국경제의 불확실성 확대는 對중국 투자의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➎ 방첩법 강화에 의한 對中 FDI 감소세 가속화

중국 정부는 지난 7월 대폭 강화된 ‘방첩법(反间谍法, Counter-Espionage Law)’을 시행했다. 지속 강화되는 미국의 對中 첨단기술 수출·투자 제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국가안보를 수호하겠다는 명분이었다. 구체적으로 간첩행위의 정의에 ‘대리인’을 포함시키고, ‘기밀’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적용하는 등 간첩행위의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문제는 중국의 이 같은 조치가 중국의 對外 개방 의지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며, 글로벌 투자가들의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킨다는 점이다. 방첩법 강화로 인한 중국 경제 정책에 대한 신뢰 저하 등으로 對中 FDI 감소세가 가속화될 수 있다.

 

➏ 긴축적 금융환경에 의한 위안화 가치 하락과 기준금리 격차 확대

미국의 급진적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며, 高금리 상황 장기화에 따른 위안화 가치 하락과 기준금리 격차도 FDI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은 ‘22년 3월 이후 약 1년 6개월간 기준금리를 5.25~5.50%로 인상한 반면, 중국은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3.45%로 ‘23년 6월과 8월 각각 0.1%p씩 인하했다.

일반적으로 高금리 장기화 상황은 자금 조달 비용 증가 등으로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약 2%p의 美·中 간 기준금리차는 중국 진출 미국기업들의 수익재투자가 아닌 투자자금 회수 심리를 자극했을 수도 있다. 2022년 1월 1불당 6.31위안에서 2023년 11월 7.31위안 수준으로 하락한 위안화 가치도 중국 FDI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정부 정책 변화 시사

중국 상무부는 ’23년 3분기(누적) FDI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으나,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의 역기저 효과로 최근 10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국제사회를 향해 ‘중국은 시장 개방과 접근성을 확대하고 제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 장벽을 제거하겠다’라고 강조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을 향한 우호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리창 총리, 상해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 2023.11.5).

중국의 이 같은 정책적 변화가 실제로 어떻게 전개될지, 또한 어느 정도의 실효가 있을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특히, 대만 관련 이슈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의 FDI 위축세가 우리에게 절대적인 기회요인으로 작용하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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