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경제학 박사/(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
민경기 경제학 박사/(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

[K글로벌타임스] ‘24년 1분기 우리나라 FDI(Foreign Direct Investment, 외국인직접투자) 실적이 발표됐다. ‘24년 1분기 우리나라 FDI는 신고기준 전년동기대비 25.1% 증가한 70.5억불, 도착기준으로는 49.6% 감소한 18.5억불을 기록했다.

 

경제성장 모멘텀 위축에도, 1분기 최대실적 3년 연속 경신

 무엇보다 글로벌 경제성장 모멘텀 약화, 지정학적·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어려운 대외여건에도, `24년 1분기 FDI 역대 최대실적을 3년 연속 경신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1분기 기준 최초로 70억불을 상회하며, ’20년 이후 5년 연속 1분기 성장세를 유지했으며, 지난 ‘22년 3분기 이후 7분기 연속 (연간 누적기준) 최대실적 기록을 이어가는 등 FDI 상승세가 지속되는 점 등도 매우 고무적이다.

산업부는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전년에 이어 ’24년 1분기도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들의 신뢰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우리나라 주력 제조업 분야 투자가 증가한 것에 힘입어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체감되는 경제효과가 민생 전반에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발표했다.

[출처: 산업부 보도자료 및 INSC]

다만, ‘24년 1분기 도착기준으로는 전년동기대비 감소했다. 산업부는 ’신고 이후 도착하지 않았다고 해서 어떤 불이익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모든 프로젝트에 대해서 신고·도착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고 있지 않으며, 점점 좋아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제조업·신규투자·M&A型 FDI 1분기 역대 최대 실적

➊ 제조업 반등·서비스업 투자 지속

제조업이 1분기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하며 `24년 1분기 FDI 증가세 견인했다. 전년 1분기 감소세를 기록했던 제조업 FDI가 `24년 1분기 30.8억불로 전년동기 15.4억불 대비 약 두 배(99.2%) 규모로 반등했다. 업종별로는 화공, 전기·전자 등 전통적 주력업종과 의약 및 기계장비·의료정밀 등 바이오, 소부장 분야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제조업 가운데 이차전지·바이오 분야 투자가 지속되며, FDI가 국가첨단전략산업 고도화 및 경제 안보 강화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24년 1분기 서비스업은 38.5억불로 전년동기 39.5억불 대비 소폭(△2.5%) 감소했으나, 1분기 역대 3위 수준으로, 전체 투자의 54.6% 비중을 점유하며 여전히 우리 FDI의 한 축을 담당했다. 추후 他산업 투자를 모색하는 PEF 대형투자가 다수 발생했으며, 정보통신·부동산 등 서비스 확장 및 경쟁력 제고를 위한 디지털 전환 관련 투자가 유입되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지난해 1분기 FDI 증가세를 주도한 서비스업 투자가 소폭 둔화된 반면, 제조업 투자가 다시 회복되며 전체 FDI의 안정적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투자가 증가세를 교대로 견인하며, 우리나라 전체 FDI의 안정적 성장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출처: INSC]

 

➋ 신규투자 4년 연속 증가·증액투자 반등

’24년 1분기 신규투자가 4년 연속 증가세를 시현하며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 새로운 투자처로서 우리나라의 투자매력도를 확인시켜 주었다. `24년 1분기 신규투자는 39.8억불로 전년동기대비 25.1% 증가했다. 증액투자도 전년 1분기 △30.0% 감소에서 ’24년 1분기 플러스 전환하며 신뢰할 수 있는 안정적 투자처로서 우리나라의 가치를 입증했다. `24년 1분기 증액투자는 29.1억불로 전년동기대비 6.1% 증가하며 장기적 상승세를 지속했다.

[출처: INSC]

 

➌ M&A型 FDI 반등 및 역대 최대실적 달성

전년 1분기 감소세를 기록했던 M&A FDI는 `24년 1분기 31.9억불로 전년 14.8억불 대비 두 배(115.4%) 이상 증가하며, 반등 및 역대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M&A 유형의 투자 증가로 최근 글로벌 공급망 충격·재편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한 향후 우리 기업의 적응력·회복력 제고가 기대된다. 한편, 그린필드型 FDI는 41.5억불로 전년동기의 38.6억불 대비 2.9억불 가량 감소했으나, 전기·전자, 정보통신 등을 중심으로 투자가 지속됐다. 그린필드 FDI는 ‘24년 1분기 전체 투자의 54.8% 비중으로 기여했다.

 

소부장 투자 증가로 첨단산업 공급망 안정화 지원

`24년 1분기 소부장 분야 FDI는 22.3억불로 전년동기 15.2억불 대비 46.6% 증가했다.

전체 FDI에서 소부장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31.6%로 ‘23년 1분기의 27.0% 대비 4.6%p 상승했다. 특히, 지난 ’14년 1분기에 이은 소부장 분야 FDI 역대 2위 실적으로 첨단산업 공급망 안정화에 우리나라 FDI가 기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반도체·첨단소재·풍력발전 관련 투자가 주로 유입되며, 소부장 분야 FDI가 미래 첨단제조업 고도화 기반 확충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非수도권 투자 3위 연속 증가

비수도권 FDI가 `21년 이후 3년 연속 증가하며, 역대 3위 실적을 기록했다. ‘24년 1분기 비수도권 FDI는 22.5억불로 전년 동기의 13.7억불 대비 63.9% 증가했다. 비수도권 역대 1분기 최대실적인 `14년 28.1억불, `18년 24.7억불에 이은 역대 3위 실적이며, 전체 FDI에서 비수도권 비중 또한 전년 1분기 24%에서 32%로 8%p 확대됐다. 비수도권 FDI 규모 및 비중 증가는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지역 균형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일본發 투자 증가, 미국發 투자 지속, EU發 투자 둔화

미국發 對韓투자는 ’23년 1분기 7.5억불 대비 ‘24년 동기 7.2억불로 소폭(0.3억불, △3.4%) 감소했다. 미국 주도 新GVC 재편 등의 영향으로 화공, 기계장비・의료정밀 등 제조업 투자가 10.2% 증가했으나, 부동산, 도·소매(유통) 등 서비스 주력업종 감소로 전체적인 감소세를 시현했다. 高물가·高금리 장기화와 지경학적 리스크 확대, 美 대선 등에 의한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의사 결정이 지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美 주도 GVC 재편 관련 제조업 투자가 증가하고, 서비스업도 정보통신, 금융·보험업 투자가 증가하는 등 미국發 對韓투자는 지속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EU發 對韓투자는 5.7억불로 전년 1분기 18.7억불 대비 △69.8% 감소했다. 장기화되는 高금리와 지속되는 러·우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發 중동지역 지정학적 불확실성 심화의 충격이 EU 경제권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 내수부진·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에 의한 EU지역 투자자의 투자심리 약화가 EU發 對韓투자 감소의 주요인으로 추정된다. 또한, ’24년 1분기 EU發 對韓투자 감소는 전년 1분기 발생한 15억불 규모 대형투자에 의한 逆기저효과도 작용했다.

중국發 對韓투자는 전년 1분기 2.4억불 대비 약 5배(466.5%)가 증가한 13.3억불을 기록했다. 소재·부품 기술 고도화를 위한 핵심제조업 중심 선별적 투자 확대와 서비스업 투자가 전체 투자 증가세를 견인했다. 먼저 제조업은 전기·전자, 기계장비·의료정밀 등 핵심제조업 중심 투자가 확대되었으며, 리조트 개발, 도·소매(유통) 등 고급 소비재 관련 투자로 서비스업 FDI도 증가세를 기록했다. 美·中 기술 패권 경쟁 심화 속 자체 공급망 강화 및 핵심기술 자립화 전략 추진과정에서 중국發 對韓투자가 증가세를 보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發 對韓투자는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 및 공급망 강화 목적 소부장 투자가 지속되며 역대 1분기 일본發 對韓투자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24년 1분기 일본發 對韓투자는 11.3억불로 전년 동기 3.0불 대비 약 3배(281.8%) 증가했다. 화공, 기계장비·의료정밀, 전기·전자 등 소부장 분야 투자가 확대되며 제조업 증가세를 주도했다. 또한 K-콘텐츠 열풍 속, 한국 식품·의류 관심 확대에 따른 미래산업 선점을 위한 전략적 투자가 발생했다. 아울러 한·일 관계 복원을 위한 양국間 교류 확대 등도 투자 증가세에 일조한 것으로 판단된다.

 

‘24년 글로벌·우리나라 FDI 전망

’24년 글로벌 FDI는 인플레이션 안정세 진입에 의한 완만한 성장세 전망과 동시에 경제성장 모멘텀 약화, 지정학적·정치적 불확실성 지속 등의 여러 하방요인도 상존하는 상황이다.

‘24년 初 주요국 금리 인상 기조 전환이 기대되었으나,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의 하방경직성(sticky)으로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등 글로벌 경제성장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다. 러·우戰 장기화, 중동지역 불안정 등에 의한 글로벌 공급망 추가 충격 우려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 지속 및 ‘24년 미국 등 주요국 선거로 인한 정책적 불확실성마저 확대되는 모양새다.

금년 1월, UNCTAD는 상당수 경제권의 물가·금리 상승세가 안정화 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4년 글로벌 FDI는 완만한(modest)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전망(ITM No.46, JAN-‘24)한 바 있다. 다만, ➊지경학적 리스크 확대, ➋다수 국가의 高부채 수준, ➌글로벌 시장·경제 분절화 심화 등의 위험요인이 글로벌 FDI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했다.

’24년 1분기 우리나라 FDI는 쾌조의 출발에도 불구, 경제 하방 압력 및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는 부정적 대외환경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판단된다. 고금리 장기화 등 경제 하방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정학적·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투자심리를 압박, `24년 우리 FDI 성장세를 제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美 대선 등의 영향으로 일본제철의 US Steel 인수 난항 등 각종 경제문제가 정치적 영향을 받는 상황으로, 글로벌 투자자의 투자심리 위축 및 관망세 확산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다만, ➀‘24년도 첨단산업 중심 현금지원 확대 및 고용 지원 등 FDI 유인 정책 추진, ➁국제표준(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규제혁신 및 수요자 중심 FDI 지원체계 개편 등 투자환경 개선, ➂우리나라 투자 매력도 홍보 강화 등의 전략적 유치 활동 전개 등 글로벌 혁신 허브를 위한 FDI 유치 확대 노력을 다각적으로 경주할 경우, 우리 FDI에 미치는 대외적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는 ’24년 1분기 70억불을 상회하는 호실적 기록은 통상 1분기 FDI 비중이 연간 실적의 20% 미만임을 고려할 때, ’24년 FDI 350억불 목표 달성을 위한 단단한 첫걸음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24년 우리나라의 FDI 유치 목표 달성을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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