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경제학 박사/(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
민경기 경제학 박사/(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

[K글로벌타임스] UNCTAD(유엔무역개발회의)는 최근 GVC(글로벌 가치사슬)와 지정학적 역학 및 환경 문제로 인한 FDI(외국인직접투자)의 주요 변화를 조명하고 이를 10대 트렌드로 정의한 보고서(Global economic fracturing and shifting investment patterns)를 발간했다. UNCTAD는 보고서를 통해 경제적 결정 요인을 넘어서는 요인들이 점점 더 투자 결정 요인으로 작용하며, 투자 촉진을 위한 기존 전략에 혼선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UNCTAD 보고서의 글로벌 FDI 10대 트렌드를 소개한다.

 

Ⅰ. 3대 주요 변화(Triple divergence)

먼저 UNCTAD는 지난 20년간 기술 발전, 정책 개발, 지1속가능성 요구에 따른 혁신적 변화가 ‘세계화’ 기조를 재편했으며, 이로 인해 글로벌 FDI 패턴도 ➊GDP와 무역 대비 FDI의 성장 속도 저하, ➋제조업과 서비스업간 FDI 격차 확대, ➌중국 투자의 서구 세계와 단절, 이상 세 가지 측면으로 변화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투자 패턴의 변화를, UNCTAD는 다음과 같이 6개 트렌드 변화로 제시했다.

Trend 1, 장기적 FDI 둔화 (Long-term FDI stagnation)

장기적 추세 분석 時, 글로벌 FDI의 둔화는 美·中 무역분쟁이 본격화되기 훨씬 이전인 ‘10년경부터 이미 시작되었다. 최근 FDI는 글로벌 무역과 GDP의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둔화세는 GVC 관련 무역에서도 관측되고 있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FDI와 GVC간 긴밀한 상관관계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Trend 2, 서비스업 FDI 비중 증가 (The increasing weight of services)

FDI의 전반적인 정체 속, 서비스업 FDI는 증가한 반면,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서비스 중심 및 자산 경량화(asset-light) 투자로의 全 세계적인 변화 패턴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Trend 3, FDI 관점에서 제조업의 脫세계화 (The deglobalisation of manufacturing)

지난 20년 동안 정체된 제조업 FDI는 코로나19 이후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제조 활동과 투자는 여전히 활발하지만, GVC 무역의 주요 구성요소인 ’중간재‘ 무역 감소 등은 FDI 관점의 脫세계화 추세를 시사한다. 또한, 국제적 생산에서 非지분 투자 방식(non-equity modes) 확산도 제조업 투자 감소요인을 보충해 주고 있다.

Trend 4, Smile Curve 양끝단 투자 확대 (The growing ends of the smile curve)

제조에서 서비스로의 전환은 글로벌 가치 창출에서 FDI 역할 변화를 시사한다. 최근 십 수년간 글로벌 FDI는 스마일 곡선의 중심에서 양 끝단으로 이동했다. 이는 이제까지 개발도상국의 GVC 진입점 역할을 했던 저부가가치, 효율성 추구型 FDI의 감소를 의미한다. 선진국과 일부 신흥경제국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 중심, 지식 집약적 활동 중심의 고부가가치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Trend 5, 지역 간 부문별 투자 패턴의 동질화 (Convergence of sectoral patterns across regions)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모든 지역에서 서비스 지향 자산 경량화(asset-light) FDI로 전환하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 부문(업종)별 투자 패턴의 전통적 차이가 점점 더 모호해지는 상황이다.

Trend 6, 중국內 FDI 역할 감소 (The diminishing role of FDI in China)

수혜국으로서 중국의 FDI 비중 감소는 글로벌 FDI의 지역적 재균형(조정)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 UNCTAD에 따르면 對중국 신규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다국적기업의 관심 감소에도 불구, 중국은 글로벌 제조업 생산량 비중 및 상품 수출 비중 등 무역에서 지배적 위치를 지속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UNCTAD는 이를 ➀생산 VC의 중국 내재화, ➁소비·서비스의 중국 비중 확대, ➂중국 내부 투자로 전환, ➃중국 제조업의 非지분 투자 증가 등의 ’글로벌 생산 모델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했다.

 

Ⅱ. 변화에서 분열로(From divergence to fracturing)

또한, UNCTAD는 최근 수년간 지정학적 갈등과 글로벌 위기가 FDI의 분열을 촉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통적 투자 패턴의 붕괴는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과 투자를 통한 전략적 이익 창출 가능성이 제한됨에 기인한다. 이러한 연유로 최근 지정학적 요인이 투자자의 투자처 결정 時, 종종 경제적 고려사항보다 우선시 되는 등 중요성이 지속 확대되는 상황이다.

▶Trend 7, 불안정한 투자 관계 (Unstable investment relationships)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투자 출처와 목적지 변동성이 높아지고 전통적 투자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 관계의 불안정성은 개발도상국이 투자 패턴의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FDI 다각화(재조정)의 전략적 활용 기회를 제한한다.

Trend 8, 지정학적 노선에 따른 균열 (Fracturing along geopolitical lines)

지정학적 갈등으로 글로벌 FDI 분열 추세가 관측되고 있다. 지정학적 격지국(隔地國)간 투자 감소는, 투자자의 투자처 선정에 지정학적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치며, FDI의 전통적인 결정 요인이 퇴색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Ⅲ. 지속가능성 부상과 개도국 소외(Sustainability rise but DC marginalisation)

한편, 지속가능성의 필요성과 SDG(지속가능발전목표) 투자 촉진 노력은 특히, 환경 기술 분야 산업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지속가능성 투자 증가는 他산업 부문 FDI 감소 규모를 부분적으로 보완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실제로 다수 DC(Developing Country, 개발도상국), 특히 LDC(최빈개도국)의 소외 및 투자유치 취약세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최근의 지정학적 재조정 등 글로벌 FDI 트렌드 변화는 급성장하는 서비스 부문 투자유치를 위해 경쟁할 수 있는 거대 개발도상국에는 잠재적 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소규모 개도국은 제조업 투자 감소와 GVC 참여를 위한 프로젝트 감소에 직면해 있다. 불확실성 확대와 분열로 인해 예측 가능하고 개방적인 글로벌 투자 환경이 위축된 상황이다.

▶Trend 9, 지속가능성의 부상(The sustainability imperative driving new FDI sector)

환경 기술 분야 FDI는 서비스 외 분야의 성장으로 입증된다. UNCTAD에 따르면, 지난 ‘10년 이후 제조업 투자가 정체된 반면, 환경 기술 분야는 관련 GVC에 따라 그린필드 FDI가 지속 증가해 왔다고 한다.

Trend 10, FDI 집중도 증가 및 개도국 소외(FDI concentration rise & DC marginalisation)

역사적 변화와 경제적 균열 속, 소규모 개발도상국과 LDC 그린필드 프로젝트 비율이 감소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추세는 FDI가 선진국과 신흥경제국에 더욱 집중됨에 따라 개도국 특히 LDC의 소외와 취약성이 더욱 악화됨을 의미한다.

 

Ⅳ. 시사점

이상 살펴본 글로벌 FDI 트렌드 변화와 지리적 재조정은 급성장하는 서비스 부문에서 투자유치 경쟁을 할 수 있는 대규모 개발도상국에 잠재적인 이익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소규모 개발도상국 특히 LDC들은 제조업 투자 감소와 GVC 참여를 위한 효율성 추구型, 저부가가치 프로젝트 풀 축소에 직면한 상황이다. 불확실성 확대와 분열로 인해 개발 목표의 효과적 지원을 위해 의존해오던 예측 가능하고 개방적인 글로벌 투자 환경이 침식되고 있다.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해 FDI를 활용하는 등 전통적인 전략에 대한 재평가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UNCTAD는 지정학적 위험을 관리하고 긴장을 완화하며, 안정적이고 개방적인 투자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협력 강화‘를 우선적으로 주문했다. 또한, ’지역 가치사슬 강화‘를 위해 주변국과 연계를 강화하고 지역차원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과 ’공급망 다각화‘ 관점의 투자유치를 위한 정책 추진 및 지속가능성 목표와 정책 고려사항에 따라 ’녹색기술 등의 투자유치 촉진‘ 등을 권고했다.

[K글로벌타임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저작권자 © K글로벌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