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기 경제학 박사/(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
민경기 경제학 박사/(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동향분석실장

[K글로벌타임스] 2023년 우리나라 FDI(Foreign Direct Investment, 외국인직접투자)가 2년 연속 300억불(신고)을 상회하며, 3년 연속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2023년 우리나라 FDI는 신고 기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327.2억불, 도착 기준으로도 3.4% 증가한 187.9억불을 기록했다. 신고·도착 기준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이다.

 

글로벌 FDI 감소세에도 2년 연속 300억불 상회·역대 최대실적 달성

高금리·高물가·지정학적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인해 2023년 상반기 글로벌 FDI가 전년 동기 대비 △30%나 감소하는 둔화세에도, 우리 FDI가 지난 2023년 3분기 이후 6분기 연속 (연간 누적 기준) 최대 실적 행보를 지속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산업부는 2023년 FDI 실적을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국가 첨단산업육성정책 추진 등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민관의 노력이 이룩한 성과로 평가했다. 특히, 6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해외 순방 시 유치한 FDI(2023년 총 54.3억 달러)도 이번 최대실적 달성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사진=산업부 보도자료 및 INSC]
[사진=산업부 보도자료 및 INSC]

 

제조·서비스업 역대 2위 실적으로 산업 첨단화 파트너 역할 수행

제조업·서비스업 모두 역대 2위 수준으로 장기적·안정적 성장세를 시연하며, 2023년 우리나라 전체 FDI 증가에 기여했다. 먼저 2023년 제조업 FDI는 119.2억불로, 역대 최대 실적이었던 2022년의 124.8억불 대비 소폭(△4.5%) 감소했다. 그러나 2023년 전기·전자, 화공, 운송용 기계 등 첨단제조업 중심으로 대형투자가 다수 발생하는 등 우리 제조업 FDI는 역대 2위 실적으로, 장기적 성장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2023년 서비스업 FDI는 금융·보험업 투자가 증가세를 견인하며 지난해 감소에서 역대 2위 실적으로 플러스(증가) 반등했다. 구체적으로 2023년 서비스업 FDI는 177.9억불로 전년의 165.8억불 대비 7.3% 증가했다. 지난해 서비스업은 역대 최고치인 2021년 235.7억불 대비 △28.5% 감소한 바 있다. 금융·보험, 정보통신, 도·소매(유통) 등 기회 포착형 투자와 첨단 서비스업 중심 투자가 다수 유입되었는데, 서비스업의 증가세 반등 및 향후 지속적인 성장세가 기대된다.

[사진=INSC]
[사진=INSC]

 

신규·그린필드 FDI 역대 최대 실적으로, 첨단제조 기반 강화 기여

신규 투자가 2022년 △5.1% 감소에서 2023년 증가세 전환 및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우리나라의 투자 매력도가 여전히 건재함을 입증했다. 2023년 신규 투자는 143.9억불로 전년 122.6억불 대비 17.4% 증가했으며, 이는 신규 투자 역대 최대 기록이다.

증액투자 또한, 역대 최고 실적이었던 2022년의 169.2억불 대비 불과 △0.1% 감소한 160.0억불로 역대 2위 실적을 기록하며, 안정적 투자처로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사진=IN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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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필드型 FDI는 3년(2021, 2022, 2023)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며, 그린필드型 투자 역대 1위 실적으로 우리나라 FDI 증가세를 견인했다. 그린필드 FDI는 2023년 235.4억불로 기존 역대 최고 실적이었던 전년의 223.1억불 대비 5.5% 증가했다.

반도체·소부장 분야 등 첨단산업 분야 그린필드 투자가 활발히 유입되어 향후 이차전지 등 주력산업 공급망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린필드 투자 확대로 FDI가 향후 첨단산업 육성, 주력산업 공급망 강화를 통한 미래 경쟁력 제고 및 고용에도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M&A型 FDI도 2022년 81.4억불에서 2023년 91.8억불로 12.9% 증가했다. 역대 M&A 투자 최고실적이었던 2021년의 114.2억불에 이어 역대 2위 실적으로, M&A FDI도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2023년 M&A FDI의 증가세 전환으로, 2022년 글로벌 FDI 둔화에 영향을 미친 M&A型 FDI 감소세의 회복 국면 진입이 예상된다.

 

반도체·배터리 등 프렌드쇼어링 투자유치로 경제안보 강화 기여

핵심품목 제조 허브로서 한국을 선택하는 프렌드쇼어링 성격의 투자가 다수 발생했다. 2023년 반도체·배터리 관련 FDI가 9.1억불, 22.1억불로, 전년 대비 5.7%, 12.9% 각각 증가했다. 배터리용 필름 소재, 반도체 패키징, 전력 반도체 등 반도체·배터리 관련 투자가 주로 유입되었는데,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우리나라를 핵심품목 (대체) 제조 허브로 선택, 경쟁력을 보유한 우리 기업과의 공급망 연계·강화를 목적으로 단행한 투자로 추정된다. 따라서 미국의 첨단산업 對中 견제 등 자국우선주의 심화 기조 속, 우리나라가 핵심품목의 전략적 투자거점으로 위상을 확보해 가는 과정으로 평가할 수 있다.

[사진=IN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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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신산업 투자 증가로 무탄소 경제시대 선도 기반 강화 일조

에너지 전환 가속화 트렌드에 한국의 자연조건과 제조업 인프라 보유 강점 및 정부 투자유치 지원에 의한 관련 대형투자가 유입되며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급증했다. 2023년 신재생에너지 對韓투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51.6억불로, 전년 대비 +192.5% 증가세를 기록했다.

에너지 전환 핵심으로 부상한 해상풍력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자연조건과 조선·플랜트 등 제조업 인프라 강점에 기반한 대형투자 유입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에너지 신산업 전문기업 투자와 수소에너지 관련 투자 증가로, FDI가 무탄소 경제시대 선도 기반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부장 FDI 역대 2위 실적으로, 핵심소재 공급망 재편 대응 지원

핵심소재 공급망 재편 대응 관련 소부장 부문 FDI가 역대 2위 실적을 기록했다. 2023년 소부장 FDI는 신고기준 72.9억불로, 역대 최대인 2022년 73.7억불 대비 △1.1% 감소했다.

[사진=IN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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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도착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87.9% 증가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소부장 FDI가 지속되며 우리나라 핵심소재 공급망 재편 대응에 기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반도체·新소재·풍력발전·수소산업 관련 투자가 주로 유입되어 소부장 FDI가 미래 첨단제조업의 기반 확충에도 일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 순방으로 첨단·무탄소 경제 중심 대형투자 유치 촉진

대통령 순방 세일즈 관련 투자유치 성과가 다수 발생하며, 첨단 및 무탄소 경제 관련 투자유치를 촉진했다. 2023년 대통령의 美·英 국빈 방문, APEC 참석, 세계박람회기구 총회 참석 등을 계기로 대규모 투자유치 성과가 발생했다. 산업부도 6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2023년 해외 순방 시 유치한 FDI가 총 54.3억불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하며, 2023년 우리 FDI 역대 최대실적 달성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극한의 불확실성 속, 2024년 FDI 녹녹지 않은 상황 전개 전망

고물가·지정학적 긴장 심화 등에 의한 불확실성 확대로 2023년 글로벌 FDI 약세 전망 속, 2024년에 대한 방향성 수준의 전망조차 제시되지 않는 상황이다. UNCTAD는 高물가·지정학적 갈등, 개도국 부채 요인 등에 의한 불확실성 확대로, 2023년 글로벌 FDI 약세 전망만을 제시한 가운데 2024년 전망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UNCTAD는 매년 10월경 당해 연도 동향과 다음 연도를 전망하는 보고서(Investment Trends Monitor)를 발간해 왔으나, 2023년 12월 말까지 미발간 상태다. OECD 또한, 지난 10월 보고서에서 2023년 투자 위축세가 지속 확대되는 점에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2024년 전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상황이다.

이렇듯 극한의 불확실성 속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글로벌 경기회복세 둔화 전망 등의 부정적 대외환경으로, 2024년 우리 FDI는 녹녹지 않은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판단된다. 고금리 장기화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된 가운데 지정학적·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투자심리를 압박, 2024년 우리 FDI 성장세를 제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美 대선 등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기업의 투자심리 위축 및 관망세 확산이 우려된다.

다만, 투자환경 개선 및 투자특국 도약을 위한 다각적 노력을 지속 경주할 경우 2024년 우리 FDI에 미치는 대외적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2024년에도 우리나라 FDI가 상승세를 지속하며, 글로벌 투자 허브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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