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로 싱가포르 Wilt Venture Builder Pte. Ltd. 대표
원대로 싱가포르 Wilt Venture Builder Pte. Ltd. 대표

[K글로벌타임스] Q1. 바쁜 가운데도 pay forward 차원에서 인터뷰에 응해줘서 감사하다. ‘센트비’는 꽤 잘 알려진 한국 핀테크 스타트업인데, 딱 2줄로 회사 혹은 비즈니스를 소개한다면?

[사진=센트비]
(주)센트비 대표이사, ‘최성욱’

센트비는 ‘금융 국경 없는 세상(A world without Financial borders)’을 만들겠다는 미션 하에 개인과 기업 모두를 위한 혁신적인 해외 송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외환 토탈 솔루션 기업이다. 라이선스, 외환 관리, 글로벌 파트너십 역량 등 센트비만의 독보적인 비즈니스 인프라에 기반해 개인용 해외 송금 서비스인 ‘센트비’를 시작으로, 2020년 국내 소액해외송금업체로서는 최초로 법인 대상 해외 결제 서비스인 ‘센트비즈’를 출시해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며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Q2. 회사는 회사고, 본인의 이력도 궁금하다. 날 때부터 스타트업 창업자는 없을 테니, 어쩌다가 이 어려운 창업의 길로 접어들었나? 자의와 타의의 비율이 얼마나 될까?

센트비 창업 전에 컨설팅펌, 엔터테인먼트 기업, 외환 중개업 등 분야에서 다양한 직종을 경험했다. 특히 ‘한국자금중개 외환시장부’ 외환브로커로 근무한 경험으로, 외환시장의 문제들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국경간 돈이 오가는 외환 송금 프로세스의 경우 굉장히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았는데, 실제 일을 하며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시장에 선보이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하지만 그 때는 외국환거래법상 은행 외에는 해외 송금 비즈니스를 할 수 없는 구조여서 다른 아이템으로 눈을 돌려 창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5년 정부에서 은행 밖에 못하던 해외 송금 비즈니스를 핀테크 기업도 할 수 있게 외국환거래법을 바꾸겠다는 발표를 한 게 아닌가? 고민했던 서비스 영역이었지만, 준비하던 다른 아이템의 출시 직전 상황이라 아이템을 변경하는 게 맞는지 고민이 많았다. 그럼에도 내가 익숙하게 경험한 외환 시장에서 해외 송금과 결제 관련 금융 서비스의 비효율을 핀테크가 대체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과 의지가 있었다. 결국 공동 창업자들과 논의한 끝에 외환 전문 핀테크 서비스가 “더 재미있을 것 같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러, 센트비 창업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 해보고 싶은 열망 100%가 담긴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어 좋았는데, 게다가 시기적으로도 절묘하게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당시 개인용 해외 송금의 주요 타겟인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해외 송금 서비스가 완벽하지 못했는데, 그 틈을 우리가 채우면서 낮은 수수료와 빠른 송금 속도, 간편한 절차를 갖춘 개인용 해외송금 서비스 ‘센트비’ 브랜드를 먼저 알리게 되었다.

 

Q3. 창업 후에 투자 과정이나 회사 운영 과정이 마냥 순탄치는 않았을 것 같다. 어려움은 없었나? 또 어떻게 극복했는지?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는 무수한 고비가 있었다. 핀테크도 금융업인 만큼 규제 이슈가 가장 어려웠다. 센트비가 초기 투자를 받는데 있어 두 가지 허들이 있었는데, 첫 번째는 외환 거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 두 번째는 투자사 입장에서 규제가 다 풀리지 않은 사업 영역에 투자했다가 규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투자금을 날릴 수 있다는 우려. 2015년부터 2018년까지가 과도기라 특히 어려웠다. 외국환거래법은 바뀌었지만 벤처투자촉진법이 다 정비되지 않은 상태라, 중간에 금융회사로 분류되면서 투자를 못받게 되는 상황도 생겼었다. VC로부터 투자를 약속받고 계약서 날인을 3일 앞둔 상태에서, 투자를 못 받는다는 소식을 들으니 그야말로 날벼락이 따로 없었다. 스트레스로 응급실에 실려갈 정도였다. 60명 규모의 회사 직원들도 25명까지 줄일 만큼 큰 고비였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에게 한 달만 기다려달라고 부탁드릴만큼 더 이상의 가용 자금이 없는 상황을 버텼는데, 극적으로 자금조달이 되어 벼랑 끝에서 살아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다 2019년부터 관련 규제가 정비되면서 비즈니스가 정상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다시 생각해 보면, 우리가 창업 초기에 매를 먼저 맞은 덕분에, 고비가 올 때마다 “이 또한 시행착오이자 배움의 기회다”라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시작하면서 규제 이슈나 여러 고난과 역경을 경험한 것들이 지금의 센트비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큰 원동력이 된 것 같다. 덕분에 규제 차원에서도 잘 준비된 핀텍 스타트업이 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투자사의 꾸준한 지원도 큰 힘이 되었지만, 힘든 시기를 잘 버티고 재도전 할 수 있게 해 준 건 팀원들이었다. 팀원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맨땅에 헤딩하는 수준의 초창기 센트비의 어떤 면을 믿고 이렇게까지 지원과 응원을 해 주신 걸까 싶기도 하다. 그만큼 처음엔 아무것도 없었다. 센트비 프로덕트의 비즈니스 모델과 상품성에 대한 충실한 설명은 기본이고, 거기에 꾸준히 찾아가 설득 드리는 절박한 모습에서 어떤 희망을 보셨던 것이 아닐까 짐작해 본다. 실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Q4. 한국에서 창업한 한국 스타트업으로서,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내고 동남아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Cross-border 비즈니스가 중심이라면 아예 처음부터 싱가포르나 미국 등 해외에 본사를 두고 시작하는 게 맞지 않나? 그렇게 안한건가, 못한건가? 이유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플립이나 미러링할 생각은 없나? 솔직히 세금 문제만 아니면 당장이라도 하고 싶은가?

센트비 비즈니스의 시작이 한국에서 해외로의 개인 해외송금 서비스였기 때문에, 비즈니스 운영 환경 등 다방면에서 효율성을 따졌을 때 처음부터 해외에 본사를 두는 것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시작해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게 된 이유는, 한국에서 해외로 나가는 송금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해외로도 송금이 가능한 양방향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글로벌 성장 거점’ 확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센트비가 성장하면서 외화 송금 및 결제 비즈니스도 물류 비즈니스처럼 국경을 넘나드는 자금들을 거점에 모아 관리하는 지역적 허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우리는 외환 파생이 발달한 글로벌 금융 허브이자 FX 중요도가 높은 ‘싱가포르’를 최적의 국가라고 판단했고, 2018년 1월 싱가포르 법인을 설립하고 자체 허브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Q5. 싱가포르 법인 얘기가 나온 김에 좀 더 해보자. 앞으로 싱가포르 법인의 역할은 어떻게 갖고 갈 건가? 글로벌 비즈니스의 HQ 역할을 하게 되나?

정확하다. 현재 센트비 공동창업자인 이재영 CBO가 싱가포르 현지 법인에 상주하며, 센트비만의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싱가포르 법인은 한국 본사와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더 많은 글로벌 고객들이 낮은 수수료로 간편하고 안전한 외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고객 접점 기회를 확대하고, 서비스 편의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Q6. 싱가포르 법인의 인력 구성은 어떻게 되나? 요즘은 한국에서 주재원 보내기도 어렵고, 현지에서 취업비자 받기도 점점 어려워지는데, 그래서 현지 인력을 더 채용하는 편인가, 아니면 어려워도 본사 직원을 파견하는 편인가?

현재 싱가포르 법인에는 2명의 C레벨 최고 경영진을 포함해 10 여 명의 임직원들이 상주하며 기민하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싱가포르 지사 설립 초부터 센트비 공동창업자인 이재영 CBO가 싱가포르 현지 법인을 총괄하고 있고, 유민석 CSO도 지난해 싱가포르로 넘어가 전략적 비즈니스 개발에 힘을 보태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싱가포르를 포함한 글로벌 금융 핀테크 시장에서의 축적된 비즈니스 백그라운드를 가진 현지 전문 인력 채용도 비즈니스 고도화 전략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현재 유수의 글로벌 핀테크 기업에서 컴플라이언스 오피서를 역임한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부문장이 있고, 이분이 싱가포르 당국이 정한 법률 및 규제 프레임워크를 준수하며 자사 비즈니스를 보호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 싱가포르 주요 금융권에서 전략 담당 매니저로 역임한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 운영 담당 헤드도 센트비 싱가포르에 합류해, 서비스의 지역 확장, 라이선스 조정, 제품 개발 등 글로벌 비즈니스 성장을 위한 업무를 이행하고 있다.

 

Q7. 싱가포르와 동남아에 유사한 핀테크 스타트업들도 있고, 기존 은행이나 금융기관들도 유사한 서비스 또는 수수료를 대폭 낮춘 송금 서비스를 내놓고 있는데, 솔직히 경쟁 상황이 어떤가? 한국 핀테크업체로서 해외에서 선방하는 것과 별개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어떻다고 보는가?

글로벌 핀테크 선도업체들을 살펴보면 지역적 승자독식 구조가 아닌 특정 권역에서의 서비스 고도화를 통한 권역 별 강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다만, 아시아 지역의 경우, 타 권역과 달리 국가별 연계된 금융 시스템과 규제적, 언어적, 문화적 파편화로 인해 명확한 선도업체가 없다고 봐야 한다. 아직 절대강자라고 불릴 만한 기업은 없는 상황이다. 외환 핀테크의 경쟁력은 송금을 얼마나 빠르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지에 있다. 이건 자금 구조와 파트너십, 라이선스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준비되어야 가능한데, 이런 역량 측면에서 볼 때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센트비가 글로벌 업체와 견주어도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센트비가 충분히 해볼 만한 시장이다.

또, 송금·결제업은 라이선스 사업이다. 따라서 신사업이나 글로벌 신시장 진출 시, 지금 가진 라이선스로 진행이 가능한 건지, 아니라면 필요한 라이선스가 무엇이고 또 어떻게 취득해야 하는 건지, 새로운 사업모델이 관계 법령을 위반하지 않는지 등 종합적인 법률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국내 소액 해외송금 업체 가운데 사내 변호사를 포함한 자체 법률 및 법규준수 조직인 Legal&Compliance Division(법무&컴플라이언스 부문)을 갖춘 곳은 센트비가 유일하다. 센트비 L&C 부문에는 다년간 국내외 금융 라이선스 취득 경험이 있는 국내외 변호사들이 있어, 해외 진출이나 신규 사업을 출시할 때 굉장히 큰 힘이 된다. 센트비는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는 주요 금융사들이 싱가포르에 많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에, 사업 초기부터 싱가포르 라이선스 취득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 때문에 싱가포르 MAS에 4건의 라이선스를 등록한 경험이 있는 미국 변호사의 가이드를 받아, 한국 핀테크 기업 최초이자 유일하게 싱가포르 MAS로부터 싱가포르 해외송금 라이선스(Cross-border transfer license), 싱가포르 국내송금 라이선스(Domestic transfer license), 결제대행 라이선스(Merchant acquisition license) 등 총 3종의 금융업 라이선스를 취득할 수 있었다. 센트비의 국내외 금융 라이선스 취득 경험은 앞으로 글로벌 확장에도 큰 자산이자 경쟁력으로 기능하게 될 거라고 확신한다.

센트비의 글로벌 경쟁력은 80여 개 이상의 국내외 글로벌 은행이나 해외송금업체 파트너십 체결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22년에는 한국 및 싱가포르 고객들에게 맞춤형 해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글로벌 결제 플랫폼 ‘커런시클라우드(Currencycloud)’와 파트너십을 맺었다.[1] 커런시클라우드와 같은 파트너사들이 센트비와 손을 잡는 이유는 한국 시장에서 우리가 최고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과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도 꾸준히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Q8. 전세계적으로 솔루션을 공급하는 B2B 핀테크 스타트업 말고 직접 소비자를 상대하는 B2C 핀테크 스타업 중에, 실제 유의미한 실적과 이익을 내는 곳은 매우 드물다고 들었다. 여기에 동의하는 편인가?

해외 시장에서 개인용 해외송금 서비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을 살펴보면, Middleman의 역할을 넘어 Last Mile 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긴 하다. "다만 예로 ‘레미틀리(Remitly)’가 발표한 2023년 실적[1]을 보면, 2023년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44% 증가한 9억 4,400만 달러, 23년 4분기 매출은 39% 증가한 2억 6,500만 달러로 높은 성장세와 기대 이상의 실적을 달성했듯이, 뚜렷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해외 송금 핀테크 선도 기업들이 존재한다." 

Q9. 글로벌 핀테크 업체로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타 업종 스타트업에 비해 규모의 경제까지 가기 위해 자원(돈)이 엄청나게 들어가기 때문인가? 아니면 각종 금융 규제 때문에 스타트업 입장에서 버거운 건가?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는 비지니스 특성 상,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관리는 한국법만 해석하면 되는 게 아니라 각 국가별로 관련 법안을 잘 해석해야 하고, 사전에 완벽한 점검이 필요해 정말 민감하고 어려운 영역이다. 다행히 우리는 잘 준비되어 있다.

우선 이희정 CLCO 가 총괄하고 있는 한국 L&C 부문은 서비스 관련 법적 이슈를 사전에 검토하고 각 국가별로 연결된 규제들을 해석해 우리 서비스에 반영하는 조직이다. 일상적인 계약서 검토나 법률 질의 답변, 대관 업무 등은 물론, 신시장 진출 또는 신사업을 시작할 때 국내외 규제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적절한 경감 절차를 이행하는 일을 하고 있다. 특히 국내외에서 금융 관련 라이선스를 취득할 때는 필요한 법적 검토를 세밀하게 진행해야 하고, 라이선스를 유지하는 것 또한 지속적으로 등록 요건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요약하자면, 센트비가 국내외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 필요한 법적 가이드를, 적시에 제공해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또 센트비 싱가포르 법인에는, 유수의 글로벌 핀테크 회사를 거친 현지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부문 총괄 헤드도 있고. 그 외에도 국제자금세탁방지전문인력자격증(Cams)을 보유하고 있는 자금세탁방지 전문가 등 다수의 법률전문가들이 센트비 L&C 부문에 소속되어 있는 게 자랑이라면 자랑이다.

 

Q10. 동남아 외 타 시장도 공략 중이라고 들었다. 미국 시장도 타진 중으로 아는데, 가장 어려운 점은 뭔가? 경쟁자들인가? 아니면 현지 시장 규제인가?

컴플라이언스 관리, 즉 국가별로 다른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내부 대응 체계 수준을 높게 유지하는 게 특히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다만 다행히 당사는 국내외 법률전문가들로 구성된 법률 및 법규준수 사내 조직이 있어, AML 리스크, 정보보안 리스크, 외국환리스크 등 다양한 국내외의 규제적 리스크를 빠르게 파악하고 적절한 경감 절차를 갖추면서 컴플라이언스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주)센트비 대표이사, ‘최성욱’
(주)센트비 대표이사, ‘최성욱’

 

Q11. 요 몇 년 사이 한국에서 싱가포르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높아졌다. 싱가포르를 직접 경험해 보니, 대외적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아쉽거나 약한 부분은 무엇인가? 좋은 점은 이미 너무 많이 알려져 있어서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싱가포르가 아시아의 금융허브인 만큼 외환거래 관련 시스템이 굉장히 잘 구축되어 있는 건 맞다. 우리가 원래 싱가포르에 진출하고자 했던 목적이 해외 파트너십 확장과 글로벌 세일즈 용이성이었는데, 이 기준으로 비춰볼 땐 딱히 아쉬운 점은 없다.

 

Q12. 싱가포르 스타트업 생태계는 한국과 비교해 어때 보이나?

싱가포르는 작년 ‘스타트업 지놈(Startup Genome)’의 ‘도시별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에서 8위를 차지했다. 2022년 18위에서 열 계단 상승한 순위다. 이렇게 싱가포르 스타트업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리적 위치나 개방적인 금융 환경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 보다도 관련 정책을 선제적으로 시장에 제공해 스타트업과 기관을 싱가포르로 끌어들이는 싱가포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명확한 정책과 일관된 가이드라인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Q13.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낸 한국 스타트업이나 IT 중소기업들을 보면, 개발자는 거의 없고 대부분 영업, 마케팅, 관리 인력이 대부분인 것 같다. 싱가포르 개발자들 수준이 비용에 비해 가성비가 떨어져서 그런 건가? 아니면 굳이 현지에서 개발할 필요가 없어서 그런 건가? 

한국에 본사를 두고 해외에 지사를 세우는 경우, 사실상 한국에서 모든 개발의 완료 시점에 진출하기 때문에 싱가포르 내 개발 인력 세팅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싱가포르 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상황도 비슷해 보인다. 해외 지사에는 개발자보다는 현지화에 특화된 강점이 있어야 하는 영업, 마케팅 등 관리 인력이 대부분이다.

 

Q.14 싱가포르 진출하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을 걸로 짐작한다. 이것도 소중한 무형자산이긴 하지만, 후배들을 위해 노하우를 조금 공개 가능한가? 앞으로 싱가포르 진출을 탐색하는 한국 스타트업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실수를 줄이는 방법 같은…)

현지의 규제 환경을 충분히 검토하고 뛰어들 것을 당부하고 싶다. 센트비도 싱가포르 진출 당시 ‘핀테크’가 규제 산업이다 보니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내부적으로 자체 법률 및 법규준수 조직을 보유하고, 글로벌과 싱가포르 현지 규제 환경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에 대응해 나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스타트업 수준에서 내부 여력이 없다면 현지 컴플라이언스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로컬 전문가나 기관의 도움을 반드시 받기 바란다.

 

Q15. 한국 스타트업이나 VC들이 싱가포르를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아니면 굳이 싱가포르까지 오지 않아도 동남아 사업을 할 다른 방법이 있을까?

싱가포르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최적화된 교두보다. 다만 싱가포르에 진출하기에 앞서 “왜 싱가포르여야 하는지?”, “싱가포르에 진출했을 때 어떤 이점이 있는지?” 등 전제 조건을 먼저 명백히 따져봐야 한다. 정말 내 사업에 적합한지 분석한 뒤 싱가포르에 진출하기 바라며, 싱가포르에 진출했다면 다양하고 탄탄한 레퍼런스를 구축하길 바란다. 싱가포르에서는 파트너십 체결 시에도 레퍼런스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Q16. 싱가포르에 진출하며 KSC 싱가포르의 지원을 받은 걸로 안다. 이 외에도 다른 한국 정부관련 지원기관으로부터 도움을 받곤 하나? 싱가포르 내 한국 스타트업 커뮤니티와 교류는 있나?

2020년 ‘글로벌 ICT 미래 유니콘 육성사업(ICT GROWTH 사업)’ 기업 중 하나로 선정되었을 때 2020년부터 3년간 총 40억의 신용보증을 지원받았다. 현지에 파견 중인 경영진은 여러 모임 등을 통해 현지 한국 스타트업 커뮤니티와 활발히 교류하고 있다.

 

Q17. 싱가포르엔 정말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일해본 경험 상, 토종 한국인 입장에서 해외 사업 시 좀 더 주의해야 할 비즈니스 관행이나 커뮤니케이션 매너가 있다면?

싱가포르는 중국계, 말레이시아계, 인도계 등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져 살고 있는 다민족 국가인 만큼, 언어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무례하지 않은 언행도 해외에서는 굉장히 무례한 행동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있고, 국가∙종교적 이유 등에 따라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제한적일 수 있다. 회사 내에서도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일해야 하고, 밖에서도 다양한 국가의 파트너를 상대해야 하는 만큼, 상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공부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결국 다 사람이 하는 일들이기 때문에,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상대에게 존중의 마음을 표시할 수 있고, 또 그렇게 존중받은 사람들을 통해 좋은 시너지를 낸다고 생각한다.

 

Q18. 센트비를 창업한 지도 10년이 다 되간다. 이 스타트업 분야로 들어오고 싶어하는 일반 기업의 현직 직장인들이나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께 마지막으로 조언을 한 마디 해준다면?

우선 내가 어떤 힘든 상황이 닥쳐도 이를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인지 먼저 스스로 돌이켜 보면 좋겠다. 창업을 한다는 건 엄청나게 많은 책임을 지는 일이고, 일반 회사에 다니는 것과 달리 불안정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창업 씬에선, 할 수 없다고 보이는 일도 정말 어떻게든 이뤄 내겠다는 의지가 너무나도 중요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꺾이지 않는, 무엇이든 해내겠다는 의지가 강한 사람들이 결국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힘을 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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