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로 싱가포르 Wilt Venture Builder Pte. Ltd. 대표
원대로 싱가포르 Wilt Venture Builder Pte. Ltd. 대표

[K글로벌타임스] 동남아시아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 몇 년간 싱가포르에 진출한 한국 VC(벤처 캐피탈)이 십여 곳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현지 싱가포르 VC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인도 많아지고 있는데요, 그중 ‘KK Fund’에서 근무하는 김부경 이사를 인터뷰했습니다.

 

Q. 안녕하세요? 바쁘실 텐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간단히 본인과 회사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이 지역 스타트업 투자에서 어떤 섹터를 특히 관심 있게 보고 있나요?

싱가포르 소재한 KK Fund에서 이사로 재직 중인 김부경입니다. 2015년 설립된 KK Fund는 동남아, 홍콩, 대만 지역의 초기 단계 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 캐피탈 회사입니다. eCommerce, FinTech, Logistics, Healthcare, PropTech, Media&Entertainment 비롯한 다양한 섹터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2023년부터는 한국 대기업 CJ와 설립한 조인트벤처 펀드에서 Agri-FoodTech, Mobility, GreenTech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습니다.

 

KK Fund 김부경 이사.<br>
KK Fund 김부경 이사.

 

Q. 싱가포르가 동남아뿐만 아니라 글로벌 스타트업 허브 도시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경험해 보시니 어떤 부분이 가장 큰 장점으로 보이나요? 한국 스타트업들이 진출할 만한 시장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싱가포르는 벤처 캐피탈 투자에서 동남아시아 지역의 선두주자로, 지난해 동남아 내 전체 투자건수의 56%, 투자금액의 64%를 차지했습니다. 싱가포르의 딥테크 생태계 발전은 주목할 만한데, 이는 대학 및 싱가포르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 덕분입니다. 특히, 바이오 제약, A.I, 로봇공학, 합성생물학 및 대체 식품과 같은 분야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싱가포르는 안정적인 정치적 환경, 투명한 법적 체계, 그리고 활발한 기업/투자 활동으로 인해 글로벌 인재들과 투자자들에게 인기 있는 곳입니다. 글로벌/동남아 및 로컬 투자자, 고급 인재 pool 등에 접근하기 쉬운 환경은 한국 스타트업에도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싱가포르의 전략적 위치는 타 동남아 국가에서 사업을 운영하고자 하는 한국 스타트업들에 좋은 거점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딥테크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국 스타트업들은 싱가포르의 발전된 기술 생태계와 투자 환경에서 이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바이오테크, 헬스테크,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의 분야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가진 한국 스타트업들은 싱가포르의 투자 환경, 기술 및 인력 인프라, 지리적 위치를 활용해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Q. 최근 홍콩, 중국 본토, 대만, 한국 등에서 고액 자산가들이 싱가포르로 대거 이동을 하고 있다던데요, 이에 따라 싱가포르 VC 투자업계나 스타트업계에 영향이 있나요?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싱가포르 VC 업계에 직접적으로 끼치는 영향이 아직 크게 와닿지는 않습니다만, 고액 자산가들의 싱가포르 이동이 단기적으로 싱가포르 VC 및 스타트업 생태계에 긍정적인 자본 유입을 가져온다면, 이는 싱가포르의 글로벌 혁신 및 투자 허브로서 포지션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잠재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투자자들은 여전히 견고한 사업 운영과 수익성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싱가포르의 스타트업과 VC는 이러한 새로운 자본을 효과적으로 유치/활용하기 위해서 수익성으로의 명확한 길을 증명하고,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출구 전략을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Q. 싱가포르/동남아 VC는 한국보다도 역사가 짧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 VC의 특징이나 장점이 있을까요?

싱가포르VC 업계는 한국의 VC 업계와 비교해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싱가포르 VC 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접근성과 네트워크에 있어서 우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지역은 아시아에서의 중심 위치를 활용해 다양한 시장과의 연결성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중국, 인도, 일본 등의 주요 경제체와의 교류가 활발하며 최근에는 중동과의 경제 교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싱가포르 및 동남아시아 기반의 스타트업들에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성장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한국의 VC 업계는 정부 주도의 자금을 중심으로 모집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와 다르게 싱가포르 VC 업계는 다양한 글로벌 자본 활용을 통해 더욱 유연하고 혁신적인 투자 전략을 구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VC 업계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스타트업들에 보다 다양한 투자 기회 및 협업 기회를 제공합니다.

마지막으로, 싱가포르는 딥테크 분야에서의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딥테크 분야는 혁신적인 기술과 과학적 발견을 기반으로 하는 분야로, 높은 기술력과 투자가 요구되지만 그에 상응하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이러한 딥테크 분야에서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자금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싱가포르 VC 업계에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글로벌 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Q. 싱가포르/동남아 진출을 꾀하는 한국 스타트업이나 VC에게 들려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한국 스타트업이 동남아시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먼저, 동남아시아 시장을 하나의 시장으로 봐서는 안 됩니다. 동남아시아 각 국가는 고유한 문화, 소비자 성향, 시장 세그먼트, 경쟁 상황, 규제와 정책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들을 고려하여 현지화 전략을 구상해야 합니다.

한국 정부 및 다양한 기관들이 제공하는 지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많은 한국 정부기관과 대학들이 자사의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확장을 촉진하고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리소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현지 VC, 엑셀러레이터, 관련 정부기관 등 현지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전략적 파트너십 기회를 모색해야 합니다. 주요 현지 기업과의 JV 설정 등을 통해 시장 이해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지 인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지 언어에 능통한 인재를 고용하여 소통 문제를 해결하고, 현지 문화와 인식을 반영한 제품 및 사업을 개발하는 데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Q. 한국 대기업에 다니다가 해외로 나와 VC로 직업까지 바꾸셨는데요, 이런 도전을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이런 직무 변경에서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웠나요?

저는 한국 대기업에서 근무하면서 동남아 소비재 시장 및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후 프랑스와 싱가폴에서 MBA를 수료하고 VC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현업과 MBA에서 배운 경험을 활용하여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자 했습니다. 대기업에서의 경험은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업무를 경험할 수 있었지만, 동시에 창의적이고 유연한 환경에서의 경험이 부족했습니다. VC 업계는 빠르게 변화하는 스타트업 생태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더 큰 도약과 혁신을 경험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동남아시아 비즈니스 및 기술 트렌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싱가포르 VC 업계는 동남아시아 기술 및 비즈니스 트렌드의 선두주자들과 밀착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성장하는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통찰력을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이런 직무 변경에서 어려웠던 부분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업무 영역 및 업무 방식의 변화였습니다. 대기업과 VC는 전혀 다른 문화와 업무 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VC 업계에서는 매우 주도적이고 유연한 의사 결정과 행동이 요구되며, 이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둘째는 네트워크 및 인맥의 부족이었습니다. 새로운 업계로 진출하면서 처음부터 네트워크를 다시 구축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불확실성과 리스크의 증가였습니다. VC 업계는 기술 및 스타트업 생태계의 동향을 예측하는 데 높은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따르는 분야입니다. 이에 대한 대응력과 투자 판단력을 키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 싱가포르의 현지 스타트업이나 VC에서 새로운 직장을 찾고 싶어하는 한국 청년들이나 경력자들께 한 마디 조언을 해주신다면?

싱가포르에서 경력 개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장점을 몇 가지 공유해 드리면, 먼저, 싱가포르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기술 산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근무 경험은 동남아를 비롯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다양한 문화와 관점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싱가포르의 스타트업 및 벤처 캐피털에서의 근무는 자기주도성과 실행력을 장려하는 환경에서 자신의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일하는 경험은 문화적인 감수성과 융통성을 키우며, 다양한 상황에서의 대처능력을 향상시킵니다.

싱가포르의 스타트업 및 벤처 캐피탈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역량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먼저, 동남아 시장의 기술과 혁신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끊임없이 시장을 학습하고, 시장이 갖고 있는 문제와 그 해결책에 대해 생각해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협업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배경과 전문성을 가진 팀원들과의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습니다. 준비 과정에서는 영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필수입니다. 싱가포르는 다문화 및 다양성이 높은 사회이므로 영어로의 원활한 소통은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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