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소프트웨어 기반 모션 컨트롤 시스템 개발해 전 세계 ‘깜짝’
혁신 기술 확보 위해 M&A 진행하는 모벤시스...유연성 높은 자사 솔루션으로 기술 도입 쉬워
모션 컨트롤 수요가 높은 중국 공략 후 유럽으로 나아가 모션 컨트롤 생태계 구축할 것

[K글로벌타임스] 세계 모션 컨트롤 시장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SW)로 전환되고 있다. 그간 모션 컨트롤 시장은 프로그래머블로직컨트롤러(PCL), 모션보드 등 하드웨어가 주를 이뤘다.

아직 SW 기반 모션 컨트롤 시장이 전체 시장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지만, 모벤시스(대표 박평원)는 수년간 연구‧개발에 매진하며 구슬땀 흘려 완성된 자사 기술력이 곧 세계시장을 점령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제조 현장도 그 궤도에 올랐다.

 

전 세계 모션 컨트롤 시장, 2024년 143억 3,716만 달러에 이른다

현재 가장 이슈인 분야는 ‘디지털 전환’이다. 자동화 로봇이 커피나 피자, 치킨을 만들고, 각종 SaaS 솔루션이 사람이 일일이 수기 및 컴퓨터로 반복 작업하던 업무를 대신해준다. 제조 현장에서도 이러한 디지털 전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그중 하나가 스마트 팩토리다.

그러나 ‘산업 자동화의 꽃’이라고 불리는 디지털 전환 기술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모션 컨트롤(Motion Control)이다. 모션 컨트롤은 기계의 간단한 온‧오프 제어부터 모터 속도 제어, 물체 이동 등을 관리하며, 제조공장의 높은 생산성은 물론이거니와 다운타임을 단축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Technavio는 전 세계 모션 컨트롤 시장이 2019년 123억 2,000만 달러에서 2024년 143억 3,716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모벤시스 박평원 대표 [사진=모벤시스]
모벤시스 박평원 대표 [사진=모벤시스]

이 분야의 글로벌 선두주자는 미국도, 이스라엘도, 일본도 아닌 우리나라 기업이다. 심지어 ‘세계 최초’의 영광도 거머쥐고 있다. 세계 최초 오직 SW로만 공장의 장비를 제어하는 모션 컨트롤 솔루션(Motion Control Solution)을 개발한 모벤시스다. 모션 컨트롤에서 주를 이루던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SW)로 디지털 전환을 이뤄 글로벌 제조 기업들의 눈길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윈도우 기반 PC 한 대만 있으면 공정 제어 모두 가능

모벤시스의 핵심 기술 WMX의 장점 [사진=모벤시스]
모벤시스의 핵심 기술 WMX의 장점 [사진=모벤시스]

모벤시스의 핵심 기술은 모션 제어 솔루션(WMX, Windows based Motion control for eXpert)이다. WMX는 오픈 아키텍처인 모벤텍처(Moventecture)로 이루어져 있으며, 윈도우 기반 PC 한 대에서 실시간으로 다양한 제조장치의 고속 다축 모션 제어를 할 수 있다.

WMX는 소프트 모션과 통신 기술인 소프트 마스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소프트 모션은 모벤텍처의 제어 영역으로, SW로 설계된 모벤시스의 독자적인 모션 컨트롤 기술이다. 빠른 연산과 정주기 처리를 통해 실시간으로 고속 다축 모션을 제어할 수 있고, 고객이 운하는 대로 제어 기능을 커스터 마이징 할 수 있다. 또한 타 프로그램과 연결 및 확장이 가능하다는 유연성도 갖췄다.

소프트 마스터는 모벤텍처의 통신 모듈로, 모벤시스가 자체 개발한 SW 타입의 필드버드 통신 기술이다. 이더넷 기반의 산업용 표준 필드버드 네트워크인 EtherCAT을 포함해 CC-Link IE TSN, MECHATROLINK-4의 통신 기술을 제공한다.

WMX의 가장 큰 장점은 별도의 장비 없이 윈도우 기반의 PC로 가능하다는 점, 최대 128축까지 제어할 수 있다는 점, 128축을 기준으로 펄스 제어 모션에 비해 29%, PLC에 비해 59%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호환성도 높다는 부분도 이점이다. 또한 범용 프로그래밍 언어인 C/C++/C#도 활용 가능해 다양한 분야의 장비에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다.

 

오랜 시간과 많은 인력 필요한 기술 개발 대신 전략적 M&A 선택

모벤시스는 독자적인 기술력을 구현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이라는 전략을 택했다. 기술 개발에는 오랜 시간과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게다가 모벤시스의 솔루션은 무척 유연해 타사의 기술을 도입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 선택한 전략이다.

모벤시스는 2021년 검사장비 신호 측정 및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포토메카닉을 인수했다. 포토메카닉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LED 등을 생산하는 장비에서 발생하는 진동을 최소화하는 SW 통합 솔루션 AVS(Anti Vibration System)를 최초로 개발한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모벤시스의 공정장비 진동 솔루션 [사진=모벤시스]
모벤시스의 공정장비 진동 솔루션 [사진=모벤시스]

그렇다면 모벤시스는 왜 포토메카닉을 인수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공정의 자동화 및 제어 솔루션을 실행할 때 진동 시간을 단축시키는 일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장비에서 한 번 진동이 발생하면, 오차를 줄이기 위해 진동이 멈출 때까지 장비는 작동하지 않는다. 그 결과 택트타임(Tact Time, 하루에 생산해야 하는 양을 만들기 위해 걸리는 시간)이 증가하게 된다. 즉,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설비 가동 시 발생하는 진동의 시간을 단축하거나 아예 제거해야 하는데, 포토메카닉은 이 진동을 없애는 알고리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모벤시스가 미국의 스카이라 테크놀로지스를 인수했다. [사진=모벤시스]
모벤시스가 미국의 스카이라 테크놀로지스를 인수했다. [사진=모벤시스]

최근에는 미국의 지능형 자율이동로봇(AMR, Autonomous Mobile Robots) 제어 관련 스타트업 스카이라 테크놀로지스를 인수했다. 스카이라 테크놀로지스는 AMR 플랫폼 ‘제트스트림(Jetstream)’을 개발했으며, 이는 경로 최적화 및 작업 영역의 빠른 매핑과 주행 중 사람 인식까지 가능한 경로 생성 알고리즘 솔루션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모벤시스는 토털 AMR 제어 플랫폼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미래 제조장비 및 공정의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며, 공정 자동화의 핵심 요소인 데이터와의 연결과 활용 측면에서 공정장비와 물류장비 간 데이터 연결을 최적화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기술 진보에는 인류의 진보에 대한 사명감 깃들어 있어

현재 모벤시스는 한국과 일본 주요 기업에 자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 두 시장에서 인정받아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으로, 그중에는 중국이 있다. 중국은 공정 자동화 및 제어 솔루션 소요가 높은 국가 중 하나다. 이에 모벤시스는 중국 시장이 다시 열리게 되면 현지에 지사를 설립해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전개하려 한다.

이후는 유럽 시장이다. 유럽에는 크고 작은 SW 기업이 다수 포진되어 있다. 이러한 현지 SW 기업과 협업 체제를 구축해 모션 컨트롤 생태계를 넓히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모벤시스는 반도체는 물론, 생산량에 예민한 EV 분야에도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모벤시스 박평원 대표는 “모션 컨트롤 시장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반도체 분야 및 EV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확장에 나설 예정”이라며 “모벤시스의 WMX는 확장성이 높은 순수 SW 모션 컨트롤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다양한 생산 및 비즈니스 솔루션들과 협업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모벤시스는 반도체와 EV 분야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AGV 등 다양한 분야에 모션 컨트롤 솔루션 WMX를 적극적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인더스트리 4.0 시대다. 앞으로 세상이 디지털 전환을 통해 어떠한 혁신을 일으키게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허나 확실한 사실은 혁신 기술이 인류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 것이라는 점이다. 기술의 발전에는 ‘인류의 발전’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저작권자 © K글로벌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