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데이터 센터 시장, 2026년 14.64% 이상의 CAGR로 성장 전망
베트남, 최근 데이터 센터 지역으로 전 세계 관심 쏠려···그 이유는?
베트남 데이터 센터 구축에 다양한 문제점 도사리고 있어 주의해야

김도연 메가존클라우드 베트남 이사 / VSV Capital 벤처 파트너
김도연 메가존클라우드 베트남 이사 / VSV Capital 벤처 파트너

[K글로벌타임스] 베트남 데이터 센터(Data Center)시장은 2026년까지 14.64% 이상의 CAGR(Compound Annual Growth Rate)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베트남 데이터 센터 성장 예상. [사진=TechSci Research 2021년]
베트남 데이터 센터 성장 예상. [사진=TechSci Research 2021년]

또한 아시아 태평양(APAC)의 데이터 센터 시장은 향후 10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할 지역으로 예상됩니다. 이 와중에 베트남이 최근 데이터 센터 지역으로 특별 관심을 받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Cushman & Wakefield자료에 따르면 데이터 센터 입지를 충족하는 요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정치적으로 안정

  ● 테러 부재

  ● 지진과 같은 자연 재해 발생률이 낮아야 함

최근 한국의 KT가 러시아 데이터 센터 사업을 2021년 전면 철수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정치적 이유였는데, 그 여파가 러시아 주변의 CIS 국가에도 번질 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가 이제까지 데이터 센터 입지로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실제로 많은 글로벌 데이터 센터에 의해 데이터 센터가 설립됐습니다. 하지만 향후 인도네시아 수도 이전과 잦은 여진, 이슬람 테러(2016년) 등으로 관심이 다른 국가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의 경우 통신 3사와 카카오, 네이버 등이 대규모 데이터 센터 구축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2년 7월 기준 156개(민간 88개, 공공/정부 68개)의 데이터 센터가 있습니다. 이는 2025년까지 188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상의 입지 조건을 갖춘 베트남

최근 코로나 이후 많은 글로벌 데이터 센터 기업, 데이터 센터 임대/위탁 운영 전문 업체(에퀴닉스, 디지털리얼티, 투루 IDC, NTT Global Data Center), 한국 데이터 센터사(KT, GS건설 등), 클라우드, 투자기관들이 베트남 데이터 센터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베트남 IDC 사업을 추진 중인 태국 True IDC. [사진=True IDC 웹사이트 2022년 8월]
베트남 IDC 사업을 추진 중인 태국 True IDC. [사진=True IDC 웹사이트 2022년 8월]

네이버 클라우드는 베트남 현지 데이터 센터 파트너를 찾고 있으며, 우리나라 IT 대기업들의 경우 이미 베트남의 주요 데이터 센터나 현지 클라우드사를 모두 만나보고 사전 조사까지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물론 저도 매달 관련된 정보를 요청받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데이터 센터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위의 3가지 조건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베트남만의 몇 가지 특이한 상황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베트남 최대 규모의 Viettel IDC의 각 센터들(위 하노이, 아래 호치민). [사진=Viettel IDC 웹사이트]
베트남 최대 규모의 Viettel IDC의 각 센터들(위 하노이, 아래 호치민). [사진=Viettel IDC 웹사이트]

● 첫째, 꾸준한 데이터센터 수요 상승

베트남은 2022년 기준으로 약 27개의 데이터 센터가 있으면 총 약 45메가와트(MW)의 전력을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주요 데이터 센터는 베트남 텔코, 3대 통신사 위주며 주요 고객은 베트남 내 B2B 기업이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2026년까지 연평균 CAGR 14.64% 상승이 예상됩니다. 또한 베트남 클라우드 관련하여 약 40개 정도의 베트남 클라우드 회사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데이터 센터와 클라우드의 수요는 당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호치민 7군에 위치한 CMC Data Center [사진=CMC Telecom 웹사이트]

둘째, 기업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베트남은 코로나19 이후 베트남 IT 및 모든 산업군에서 디지털의 중요성을 인식했습니다. 단순히 디지털 전환이 5G 통신망과 인터넷을 설치하는 사업에서 비대면, 데이터, AI, 클라우드로 전환되는 패러다임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과거에 인터넷, 모바일 통신망이 느리면 느린 대로 인내하고, 모든 문서는 전통적인 종이, 수기로 사용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전 영역에서 대면이 불가능해지다 보니 원격 근무, 원격 수업, 화상회의, 비대면 계좌 및 금융 업무, 전자문서, 서명 등의 사업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올라갔습니다.

특히 베트남의 금융기관들은 2021년부터 클라우드로 빠르게 전환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금융기관(특히 은행)의 IT 인프라가 한국과 같이 메인 프레임부터 차곡차곡 구축한 것이 아니라 은행 전산실 내 서버 몇 대로 운영하다가 중산층의 증가로 인한 리테일 금융 증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 폭발적 증가, 은행의 지점 감소와 디지털 은행의 등장, 핀테크사와의 경쟁과 협업 때문이라고 분석됩니다.

하노이에 위치한 FPT IDC. [사진=FPT Telecom 웹사이트]
하노이에 위치한 FPT IDC. [사진=FPT Telecom 웹사이트]

금융 분야뿐만 아니라 제조 분야도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줄어든 수요와 생산, 그리고 감소하고 있는 노동자 수로 인해 데이터의 분석, 향후 수요와 생산의 예측 그리고 유동적인 시스템(클라우드)의 운영 등으로 디지털로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셋째, 사이버 보안법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로 자국에 대한 데이터 주권(Data Sovereignty)이 매우 강하고 법으로도 명확히 명시되어 있습니다. 물론 중국, 유럽도 데이터 주권에 대한 강력한 법이 시행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이 점은 다르지 않습니다.

베트남의 사이버보안법은 2020년 최초 국회에서 발표되어 최근 2022년 8월에 발행된 시행령(Decree No 53/2022 ND-CP)까지 지속적으로 데이터에 대한 자국 보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사이버 보안법 2022년 시행령. [사진=메가존 김도연]
베트남 사이버 보안법 2022년 시행령. [사진=메가존 김도연]

그로 인해 베트남에 아직 데이터 센터가 없는 AWS, Google, Microsoft Cloud보다는 베트남의 데이터 센터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이 안정적이라는 인식이 로컬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넷째, 해외 퍼블릭 클라우드사들의 베트남 센터 준비

같은 맥락에서 글로벌 클라우드 3사는 베트남에 리전(데이터 센터) 구축을 진행 중입니다. 글로벌 클라우드사가 베트남에 리전을 만들 경우 직접 데이터 센터 건물을 짓는 게 아니라 이미 구축된 베트남의 데이터 센터를 실사하고 자신들의 요구사항에 가장 부합하는 센터를 선택합니다.

AWS ASEAN Plan(Region, POP and Local zone). [사진=AWS ASEAN 블로그]
AWS ASEAN Plan(Region, POP and Local zone). [사진=AWS ASEAN 블로그]

이에 로컬의 데이터 센터는 이런 글로벌 클라우드를 자사에 유치하기 위해 글로벌 표준에 맞는 신규 데이터 센터를 개설하고, 적극적으로 유치하려고 합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의 로컬 데이터 센터뿐만 아니라 해외 글로벌 데이터 센터까지도 이 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이미 해외에서 데이터 센터의 구축과 운영의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에퀴닉스(Equinix)나 디지털리얼티(Digital Realty)의 경우, 베트남 데이터 센터 사업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베트남 데이터센터 개선 및 가야 할 길

베트남의 데이터 센터는 구축 전에 베트남에서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해저 케이블의 잦은 장애

베트남을 해상을 지나는 국제 해저 케이블(APG, AAG, IA, AAE-1)은 수시로 끊기고 베트남 전 지역의 인터넷 속도 저하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들 해저 케이블은 한 회사나 국가가 소유한 게 아니라 해외 ISP 간의 컨소시엄으로 투자·구축·운영되는 망이라 한 회사가 쉽게 장애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이 케이블들은 해외와 연결되는 망이라 클라우드 센터가 위치한 해외망, 인터넷 서비스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아무리 베트남 내에 데이터 센터가 잘 구축되었더라도 인터넷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저하시킬 수 있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FPT, CMC, VNPT가 해저 케이블을 접속하기 위한 우회 경로와 육로를 통한 해외망 연결을 시도하고 있으나 라이선스 허가와 구축에 많은 시간이 예상됩니다.

 

전문화된 데이터센터 운영 인력과 노하우 필요

아무리 완벽한 시설의 데이터 센터라고 해도 운영 경험이 없거나 미숙하다면 그 피해는 이용 고객 모두에게 갈 것입니다. 현재 베트남의 주요 데이터 센터 3사는 1990년대 후반 해외 ISP의 투자와 기술 이전으로 설립되었습니다.

Viettel IDC의 경우, 대만의 중화텔레콤(Chunghwa Telecom), FPT IDC는 일본의 KDDI와 합작, CMC Telecom은 말레이시아의 타임닷컴(Time docCom)의 자본과 기술이 섞여 있습니다.

필자는 이들 IDC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비교 및 테스트하여 고객사에게 컨설팅했는데, 이들 모두가 현재 하드웨어 기반, 서버나 네트워크 장비의 노후화, 매니지드 서비스, 자동화 등이 한국의 IDC에 비해 월등히 낮습니다.

또한 SLA (Service Level Agreement)가 있긴 하나 장애에 대한 신속한 대처, 원인 분석, 해결들이 아직 글로벌 데이터 센터의 운영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편입니다.

Vietnam IDC의 SLA 예시. [사진=FPT 내부 자료]
Vietnam IDC의 SLA 예시. [사진=FPT 내부 자료]

 

신규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전력 문제

베트남은 전력을 수자원, 석탄, 가스 등으로 공급받고 있지만 전력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신규 구축하는 데이터 센터의 전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현재 호치민의 경우, 7군 지역에 데이터 센터가 밀집해 있고, QTSC(Quang Truong Software City), 9군 Saigon Hi Tech Park 등으로 데이터 센터가 확장되고 중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현재 베트남은 45메가와트(MW)의 IDC 전력을 사용 중이나 전력이 지역마다 거의 과포화되고 있는 상황이고, 나아가 새로 데이터 센터가 입주하려는 9군 지역 역시 추가 전력이 넉넉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 때문에 신규 데이터 센터에 설립하는 회사일수록 해당 지역의 전력 상황과 인터넷 대역폭을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사업 허가 및 라이선스 취득

많은 글로벌 회사들이 데이터 센터를 사업을 위한 라이선스를 신청했으나 사업 허가는 여전히 늦는 편입니다. 한 예로 중국의 글로벌 클라우드 회사는 2020년 클라우드 사업 라이선스를 신청했으나 아직까지 베트남 정부로부터 승인받지 못한 상황입니다.

호치민 사이공 하이테크 파크에 입주 예정인 NTT Global Data Center. [사진=NTT Global 웹사이트]

 

마치며

이상으로 베트남의 데이터센터에 대한 준비와 개선점을 간단히 이야기했습니다. 베트남 데이터 센터 시장의 성장성 가능성은 국가 주도, 해외 자본의 유입, 세계 각국의 데이터 센터 운영 전문 회사의 베트남 러쉬, 베트남 사이버보안법으로 자국의 데이터 센터 구축 등으로 계속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수요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베트남 전력 문제, 베트남 해저 케이블 장애 개선, 데이터 센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인력과 프로세스 정비, SLA에 대한 신뢰성 등이 필요합니다.

[K글로벌타임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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