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배양육 기술로 5년간 200억 원 규모 국책과제 선정
스페이스에프, 파일럿 공장 구축으로 배양육 사업화 단계 코앞

[K글로벌타임스] 2020년 전 세계 1인당 평균 육류 소비량은 34.7kg이다. 이는 꾸준히 증가해 2030년까지 35.4kg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육류 소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비윤리적 도축 과정, 탄소배출 등 동물복지 및 환경문제가 떠오르고 있고, 그와 관련해 비건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것. 하지만 비건 문화가 잘 자리 잡은 서구와 달리 우리나라에서 비건을 외치기에는 힘든 면이 없잖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의 대안으로 배양육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스타트업 성지라 불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배양육 산업이 성행하고 있으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등 미래 신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 역시 배양육 산업은 떠오르는 샛별이다. 그중에서도 스페이스에프(대표 김병훈)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책사업 선정, 200억 원 연구비 지원으로 배양육 생산기술 박차

김병훈 스페이스에프 대표. [사진=스페이스에프]
김병훈 스페이스에프 대표. [사진=스페이스에프]

스페이스에프는 세포농업기술 전문 기업으로, 세포농업(Cellular agriculture)이란 줄기세포 및 조직 공학 기술을 활용해 실험실 내에서 농축산물을 생산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특히 세포농업은 전통 축산과 비교했을 때, 자원의 소비와 동물의 희생이 감소되기 때문에 지구환경 및 동물윤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페이스에프는 동물 줄기세포 추출 및 배양을 위해 다양한 축종별 줄기세포 추출 및 추출법을 연구했으며, 줄기세포은행 구축, 줄기세포별 특성 분석, 줄기세포의 체외 배양 기법 최적화, 효율적인 배양 기법 등을 개발했다. 또한 줄기세포 대량 생산을 위해 배양인자 개발-성장인자, 혈청, 바이오리액터 등 대량 시스템을 최적화했으며, 3차원 근육 분화 및 성숙 기법 개발 및 배양제품 자동화 생산설비를 개발해 조직 공학을 이용한 근육조직을 구현했다.

이에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산업기술 혁신사업 ‘알케미스트 프로젝트’에서 인공 에코푸드(배양육) 부문에 최종 선정됐다. 알키미스트는 연금술사를 뜻하며, 사업은 총 3단계로 진행된다. 스페이스에프는 2022년부터 향후 5년간 총 20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서울대, 세종대, 식품기업 대상, 롯데정밀화학과 함께 배양육 생산기술 개발과 산업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

 

소 도축까지 32개월···배양육은 1달 걸려

배양육 연구개발 중인 스페이스에프 직원들. [사진=스페이스에프]
배양육 연구개발 중인 스페이스에프 직원들. [사진=스페이스에프]

스페이스에프가 주목받는 데에는 기존 배양육 업계와의 차별성 때문이다. 기존 배양육 업계는 세포를 성장시키는 배양액에 소태아혈청(FBS)을 주로 첨가해 사용했다. 그러나 환경과 윤리, 가격 문제가 뒤따랐다. 반면 스페이스에프는 혈청 대체 물질을 발굴해 무혈청 배양액과 세포 대량 배양기를 활용해 배양육을 생산한다. 무혈청 배양액의 사용은 제조 비용을 감소시켜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재 스페이스에프는 대상주식회사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단가 절감된 가식성 배양액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과는 배양육 생산에 필요한 고기능성 소재를 함께 개발 중이다.

일각에서는 배양육 생산량이 현재 축산 규모를 감당할 수 있는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스페이스에프는 이와 관련해 전혀 걱정할 것이 없다고 답한다.

김병훈 스페이스에프 대표는 “소고기를 예로 들면, 소를 키워 도축까지 32개월이 걸린다. 정육 무게는 350kg이다. 하지만 배양육은 세포를 분열하는 데 하루가 소요되고, 1kg을 만드는 데 한 달이 걸린다. 한 달 만에 350kg의 정육 무게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라고 말한다. 특히 소를 32개월간 키울 때 소요되는 땅, 물, 사료 등과 비교했을 때, 배양육 시설에서 얻는 배양육이 비용 절감은 물론 환경 보호적인 측면에서 월등히 효율적이다.

 

배아줄기세포로 완전한 윤리적·환경적 배양육

줄기세포를 이용한 배양육에도 문제점은 있다. 동물에서 줄기세포를 빼내기 위해서는 뼈 가까이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줄기세포는 노화 현상도 있어, 어느 정도 배양을 하면 더 이상 증식되지 않는다. 결국, 새로운 줄기세포를 빼내기 위해 도축을 해야 하는데, 스페이스에프는 배아줄기세포에서 근육줄기세포를 추출해 배양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특히 배아줄기세포는 무한정 증식이 가능해 증식 기능 한계로 인한 도축 문제를 해결한다.

스페이스에프가 공개한 배양육 소시지. [사진=스페이스에프]
스페이스에프가 공개한 배양육 소시지. [사진=스페이스에프]

지난해 1월에는 배양돈육 시제품을 공개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기존 제품보다 지지체 함량을 줄이고 실제 돈육과 비슷한 근육조직을 구현해 독일 소시지와 같은 모습으로 제조한 것. 이 외에도 햄버거 패티와 미트볼, 너겟과 텐더 제품의 형태로 제조했다. 스페이스에프는 오는 2025년 돼지 줄기세포를 활용한 배양돈육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김병훈 스페이스에프 대표는 “현재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는 단계로 40% 정도 진행된 상태다. 이곳에서 제품의 대량생산 및 판매망 등을 테스트할 예정이며, 자동화 공정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배양육 관련 기업은 200여 개가 넘는다. 그 가운데 10% 정도만이 파일럿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스페이스에프가 이 10% 안에 드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배양육이 사업화되려면 식약처에서의 허가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이는 곧 시간 문제라고 김 대표는 말한다. 매년 실시하는 배양육 관련 소비자 인식조사에서 젊은 층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윤리와 환경문제를 생각한다면 배양육은 먼 미래가 아니라 곧 다가올 현실이 되지 않을까.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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