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피자에서 영향받아 오토윅 출시···줌피자 실패 원인 파악 후 이를 개선
미국 배달시장 규모 285억 달러
미국 외에도 싱가포르에 달리는 쿠킹 트럭 인프라 형성할 것

[K글로벌타임스] ‘배달음식을 시켰을 때 차갑게 식은 음식이 배달된 적 있는가?’ 하고 물어보면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니요’라고 답한다. 대부분 배달음식은 조금 식긴 했어도 갓 지은 밥처럼 따끈하게 고객에게 도착한다. 하지만 전 세계 모든 배달음식이 그렇지 않다. 그 예시로 미국은 배달까지 기본 1시간 걸리며, 그 때문에 차갑게 식은 배달음식을 손에 쥘 수밖에 없다. 게다가 배달비에 팁까지 포함돼 가격도 상상 그 이상이다.

이러한 미국 현지 배달문화에 혁신을 불러일으킨 ‘트럭’이 있다. 이 트럭은 조금 특이하다. 고객이 주문하면 트럭이 주소지로 바로 출발하는데, 이동하면서 배달음식을 요리하기 때문이다. 신스타프리젠츠(대표 신기철)의 이야기다.

 

시장의 빈 곳 파고들어 새로운 비즈니스 발견

쿡 엔 루트 예시 사진. [사진=신스타프리젠츠]
쿡 엔 루트 예시 사진. [사진=신스타프리젠츠]

푸드테크 기업 신스타프리젠츠가 미국 배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런데 배달 방식이 획기적이다. 우선 음식을 주문지까지 배달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요리되어서 나가는 음식이 아닌, 이동 중 음식이 조리된다는 사실이다. 이 과정에 요리 인력은 필요 없다. 무인 자동화 키친 ‘오토윅(AutoWok)’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저 고객 집 앞에 도착해 로봇이 만들어 포장까지 모두 마친 배달음식을 전달만 해주면 된다.

신스타프리젠츠에 따르면, 미국 배달음식은 배달비 정책으로 값은 가장 비싸면서도 음식의 품질은 가장 낮다. 이는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 우선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점이 핵심 문제다. 그로 인해 배달 수수료, 배달 소요시간, 배달음식 비용, 배달 종사자 임금까지 모두 상승 추세다. 게다가 매장에서 음식을 먹을 때와 달리 배달비는 문 앞에 두는지, 혹은 어떤 배달 플랫폼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배달비도 천차만별이다.

미국 배달시장 상황. [사진=신스타프리젠츠]
미국 배달시장 상황. [사진=신스타프리젠츠]

2021년 미국의 배달음식 시장 규모는 285억 달러(약 360억 원)이지만 관련 인프라는 형성되어 있지 않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나라 경제가 원활히 돌아가려면 기업의 낙수효과도 기대해야 하지만, 음식점 등과 같은 자영업자들도 어느 정도의 이익을 봐야 한다. 신스타프리젠츠가 바로 이 시장의 빈 곳을 파고든 것이다.

 

줌피자가 실패한 이유? 덕분에 성공 포인트 잡아

오토윅은 벤치마킹한 사례다. 바로 미국 줌피자다. 한때 미국에서 피자를 굽는 트럭에 대한 뉴스를 들어본 적 있다면, 그 피자 브랜드가 줌피자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연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줌피자는 실패했다. 미국 음식 평가 사이트에서 혹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트럭이 방향을 바꾸거나 노면 상태에 따라 토핑이 한쪽으로 쏠리는 등 음식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신스타프리젠츠는 줌피자가 개발자들만 모여 있어 요리의 질을 뒤로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즉, 시스템만 생각하고 음식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신스타프리젠츠를 이러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요리 전문가와 국내 대 외식업체 등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인재들을 영입해 해결했다.

오토윅 제품 사진. [사진=신스타프리젠츠]
오토윅 제품 사진. [사진=신스타프리젠츠]

또한, 팔 달린 쿠킹 로봇으로 토핑 쏠림 문제를 야기한 만큼, 오토윅은 항아리 모양의 로봇이 상하로 회전하며 음식 소스를 골고루 섞을 뿐만 아니라 고기 등의 익힘 문제도 없도록 만들었다. 덕분에 줌피자가 실패한 원인을 완벽하게 제거했다는 게 신스타프리젠츠의 설명이다.

나아가 ‘한식’을 조리하기에 완벽한 쿠킹 로봇이다. 음식 종류에 따라 트럭 이름도 다른데, 닭요리를 하는 칙트럭(ChickTruck)과 소, 돼지고기 요리를 하는 공돌이BBQ트럭(Gongdori KBBQ Truck)이 그렇다. 공돌이BBQ트럭은 소고기볶음과 돼지고기 두루치기 등을 덮밥식으로 요리한다.

 

인건비 절감으로 더 좋은 식재료 구입할 수 있어

오토윅은 국내에서 그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오토웍을 설치한 ‘공돌이부엌’을 오픈한 것. 실제 오토웍을 설치하면 인건비를 얼마나 절감하고, 음식의 일관된 맛과 완성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 실증 테스트를 진행했고, 공돌이부엌은 누룽지닭갈비, 베이컨덮밥 등 전체 메뉴의 50%를 오토웍을 이용해 조리하는 데 성공했다. 게다가 8명이 필요했던 직원 수도 4명으로 줄면서 인건비 절감 효과도 얻었다. 이는 더 좋은 식재료를 구입하는 데 사용할 수 있었다고 신스타프리젠츠를 말한다.

신스타프리젠츠의 궁극적 목표는 쿡 엔 루트(cook-en-route)다. 해외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 쿡 엔 루트는 ‘달리는 식당’이다. 그리고 신스타프리젠츠는 국엔 루트가 외식업의 미래라고 확신한다. 그중에서도 미국이 가장 유력하다. 국내의 1인 가구 배달 수요는 객단가가 1만~2만 원대다.

그러나 미국은 50달러(약 6만 원) 이상이다. 같은 자본을 투입하더라도 미국에서 매출이 국내의 2.5배가 높은 것이다. 게다가 로봇을 이용해 원가를 줄일 수 있다 보니 마진율도 높일 수 있다. 또한 미국은 현재 K-푸드가 연평균 30~40%씩 성장하고 있다.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는 매력적인 시장인 셈이다.

 

미국을 달리는 쿡 엔 루트 기대감 ↑

신스타프리젠츠는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물류창고 역할을 겸하는 300평 규모의 관제센터를 준비 중이다. 신스타프리젠츠는 올 3분기 미국서 ‘옳소(OLHSO)‘라는 코리안 바비큐 브랜드를 런칭한 후 식당과 모바일 키친의 투 트랙으로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오토윅을 실증 테스트하면서 점진적으로 무인 키친을 설치한 트럭으로 미국 배달시장을 점령할 생각이다. 우선 3대를 우선 런칭해 2025년까지 33대를 도입할 계획으로, 메뉴는 불고기, 닭볶음탕, 두부야채볶음, 잡채 4가지로 설정했다.

신스타프리젠츠가 미국서 시작한 이유에는 규제 이슈가 크다. 국내 식품위생법에 주방은 고정된 곳에 설치하도록 명시돼 있어 이동하며 요리하는 게 금지되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신스타프리젠츠를 규제 적용 대상 예외 기업(샌드박스)으로 선정했지만, 미국에서는 금지한 것 외에는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기 때문에 사업화가 훨씬 수월하다. 현재 미국 내 인허가 막바지 단계로 알려져 있다.

싱가포르에도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로봇 식당을 오픈해 오토윅을 통해 현지 인기 메뉴인 닭강정, 닭갈비 등을 판매할 생각이다.

신기철 신스타프리젠츠 대표. [사진=창업진흥원]
신기철 신스타프리젠츠 대표. [사진=창업진흥원]

신기철 신스타프리젠츠의 궁극적 목표에 대해 “한식의 세계화를 꿈꾼다. 한식이 보편적인 세계 음식이 될 때까지 로봇과 쿡 엔 루트를 이용해 알리고자 한다”라며 “한식은 충분히 매력적인 음식이다. 앞으로 수년 뒤 수백 대의 쿡 엔 루트 트럭이 미국을 누비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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