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3년차 맞은 신생기업 '씨티닷츠'가 전개사
론칭 1년만에 패션 본고장 '프랑스' 진출 성과
구성원 대부분 MZ세대 '소통' '효율' 강점

[K글로벌타임스]  K패션이 해외 시장에서 '신명품'으로 불리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류 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큰 이기를 끌면서 최근 국내 패션 스타트업 브랜드에 대한 해외 유통 채널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섬,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등 대기업부터 우영미 등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해외 진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과거 중국 매출이 절대적이었다면 이제는 미국과 유럽, 대만, 중동까지 한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입점 제안이나 대량 수주를 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리테일에서 주목하고 있는 K패션 스타트업을 만나봤다.

씨티닷츠의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가 브랜드 앰버서더로 블랙핑크 지수를 선정하고,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던스트]
씨티닷츠의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가 브랜드 앰버서더로 블랙핑크 지수를 선정하고,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던스트]

2030대가 주축인 MZ세대 사이에서 워너비 패션으로 꼽히는 브랜드가 있다. 씨티닷츠가 만든 '던스트'가 그 주인공이다. 론칭 1년만에 프랑스 파리에서 성공적으로 데뷔를 마쳤고, 신생법인 설립 3년차에 매출액은 200억원을 넘겼다. 이 브랜드는 도매 판매 방식과 신규 바이어 유치를 위해 해외 쇼룸을 운영하면서 글로벌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론칭 1년만에 패션 본고장 파리 진출...로미오 쇼룸 입점 

먼저 씨티닷츠는 올해로 설립 3년차를 맞은 신생 기업이다. 주력 패션 브랜드인 던스트는 사실 LF의 사내벤처 프로젝트로 탄생했다. 하지만 기업에서는 일부러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하지 않는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MZ세대 소비자들 역시 '나만 알고 싶은 브랜드'라는 콘셉트의 던스트를 원하기 때문이다. 제도권 기업이 만든 브랜드라는 게 알려지면 그만큼 흥미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게 회사측의 분석이다.

던스트는 신생 브랜드로는 내기 힘든 성과들을 다양하게 기록했다. 연매출 5억원도 넘기기 힘든 게 사실인데 이 브랜드는 첫해 매출만 수십억원을 달성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과 오버핏 스타일, 유행을 타면서도 클래식한 느낌의 세련된 느낌이 젊은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자극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 바이어들이 먼저 수주를 원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패션위크를 찾아온 세계 각국 바이어들, W컨셉 미국 법인, 일본과 중국 및 대만 등 아시아권 바이어들의 구입 요청이 끊이질 않았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던스트는 패션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제대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기회를 가지게 됐다. 유명 쇼룸인 파리 로미오쇼룸 바이어가 던스트에 직접 연락해 옷을 구입하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로미오쇼룸은 마레지구에 있는 파리 최대 규모의 편집숍이다. 이 곳에서믄 20여년 넘게 매장을 운영해온 역사와 상품구성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곳이다. 상품 전시 공간만 100평이 넘는 초대형 규모를 자랑한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만이 이 곳에서 옷을 판매할 수 있는데, 론칭 2년차인 신생 브랜드가 세계적인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하게 된 것이다. 

MZ세대가 만든 MZ세대 브랜드...'자율성'이 만든 성과

프랑스 마레지구에 위치한 '로미오 쇼룸'에 입점한 던스트 [사진=던스트]
프랑스 마레지구에 위치한 '로미오 쇼룸'에 입점한 던스트 [사진=던스트]

지금은 씨티닷츠의 대표를 맡고 있는 유재혁 당시 LF 던스트 팀장은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우선 브랜드가 타깃으로 하는 연령대와 비슷한 나이대의 팀원으로 조직을 구성했다.

그리고 기획, 생산, 마케팅 등 브랜드 론칭과 관련된 모든 일을 팀 내에서 자체적으로 결재할 수 있도록 독립권을 확보했다. 대표이사까지 보고가 올라가지 않고 팀에서 결정해서 실행하는 시간을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유 대표는 모회사에 "자율적으로 팀을 꾸릴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 딱 하나를 요청했다고 한다. 인재 영입도 유 대표가 직접 섭외했다. 인스타그램 등 SNS채널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을 수소문해서 던스트 팀으로 스카웃했다. 꼭 패션 출신이 아니어도 됐었다. 건축, 사진 등 비패션 분야의 수재들이 지금 던스트 팀에 다 모여있다.

이렇게 탄생한 던스트는 브랜드 2년만에 역사적인 성과를 냈고, 씨티닷츠라는 독립 법인으로 분사까지 이뤄냈다. 불필요한 의사결정 과정은 과감히 없애고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지금의 던스트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또한 씨티닷츠는 스타트업처럼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과 상여금을 부여하는 이익공유형 회사 시스템을 정착시키고 있다. 성과에 따라 그만큼 보상을 확실히 해주면서 팀원들이 일에 더 몰두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주는 차원이다.

올해로 설립 3년차를 맞이하지만 매출 규모는 이미 200억원을 뛰어넘었다. 씨티닷츠의 지난해 매출액은 265억1000만원으로, 전년 동기인 128억9900만원보다 1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39억7300만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16억1100만원보다 2배 이상 상승한 성적이다. 

블랙핑크 '지수' 앰버서더 발탁...해외 진출 확대 

최근 던스트는 블랙핑크 멤버인 지수를 브랜드 앰버서더로 발탁하고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을 예고했다. 지난해부터 홀세일 비즈니스 방식을 통해 진출 국가도 늘리고 있는데, 해외에서 생소한 브랜드를 친근하게 풀어낼 수 있도록 지수와 손을 잡은 것이다.

던스트는 현재 '2023 프리 스프링' 시즌 컬렉션부터 해외 수주를 진행했고, 그 결과 스위스 백화점인 '본제 니그리더'와 캐나다 명품 플랫폼 '센스' 등 전세계 12개국 유명 백화점과 온오프라인 편집숍에 입점해 판매 중이다.

또한 프랑스 파리 쇼룸 운영도 다시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미국 뉴욕 쇼룸도 추가로 운영하는 등 유럽, 미주권 등으로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해외 수주 확장을 바탕으로 씨티닷츠는 올해 연매출 400억원을 목표로 한다.

  

[K글로벌타임스 김유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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