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브랜드 발굴 후 인큐베이터로 10배 성장 이끌어
연내 일본, 중국 등 아시아 패션 리테일 시장 진출

K패션이 해외 시장에서 '신명품'으로 불리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류 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큰 이기를 끌면서 최근 국내 패션 스타트업 브랜드에 대한 해외 유통 채널과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섬,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등 대기업부터 우영미 등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해외 진출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과거 중국 매출이 절대적이었다면 이제는 미국과 유럽, 대만, 중동까지 한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입점 제안이나 대량 수주를 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글로벌 리테일에서 주목하고 있는 K패션 스타트업을 만나봤다.

 

<K패션, 해외 중심에 서다> 시리즈

[K글로벌타임스] 이스트엔드는 지난 2016년 설립된 패션 스타트업으로 시티브리즈, 아티드, 로즐리, 후머 등 5개 자체 브랜드를 온라인 D2C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다. 소규모 브랜드를 발굴해 이들을 유통에 입점시키고 브랜드 기획, 소싱, 마케팅까지 운영 전반에 걸친 '브랜딩'을 담당하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다.

이스트엔드 대표 브랜드 '시티브리즈' [사진=이스트엔드]
이스트엔드 대표 브랜드 '시티브리즈' [사진=이스트엔드]

 

'자체 발주 시스템'으로 해외 소비자 니즈 데이터화 가능

오프라인 매장은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오로지 온라인 채널을 통해 브랜드를 홍보하고 의류를 판매한다. 이커머스 내에서만 이룬 성과로 지난해 기준 누적 거래액 500억원을 돌파했는데 이는 전년대비 90% 이상 오른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대표 브랜드의 경우 10% 이상 달성했는데, 대기업 패션 브랜드도 보통 영업이익률 10% 이상 나오기 힘든 현 시장 상황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는 평을 받는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이스트엔드는 시리즈B투자로 50억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는 BNK벤처투자, 우리은행이 참여했으며, 캡스톤파트너스는 지난 시리즈에 이은 후속 투자자로 참여했다. 현재 누적 투자액은 130억원을 달성했는데, 패션 플랫폼 운영사를 제외한 브랜드 운영사 중에서는 최고액으로 꼽힌다.

[사진=이스트엔드]
[사진=이스트엔드]

이번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도 본격 진출한다. 국내에서 쌓은 인지도와 경쟁력을 통해 해외에서도 입지를 다지겠다는 각오다. 첫 진출 국가는 대만과 일본이며, 중국 및 동남아시아도 진출 후보지에 올렸다.

현재 이스트엔드는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기 위해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물류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회사의 강점인 빅데이터를 활용해 해외 소비자의 스타일과 반응을 분석한 결과값을 바탕으로 적중률 높은 상품 기획 및 생산을 통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겠다는 각오다.

김동진 이스트엔드 대표는 "자체 생산 시스템과 브랜드 육성 역량을 강화하고 국내 뿐만 아니라 이제 해외에서도 더 다양한 고객들이 차별화된 패션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패션 종합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전했다.

 

로즐리·시티브리즈 등 소호 패션몰 인수해 매출 10배 성장

[사진=이스트엔드]
[사진=이스트엔드]

이스트엔드가 처음 인수해 자체 브랜드화 시킨 곳이 로즐리다. 로즐리는 서울 압구정의 작은 가게에서 출발한 곳인데, 소호몰인데도 월 매출 1억원 이상 이끌어냈을 때 이스트엔드와 손을 잡았다. 이후 이스트엔드가 이곳을 인수해 10개월 만에 10억원 매출 성과를 냈다. 시티브리즈, 아티드 등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가 소호 브랜드를 인수해 인큐베이터하는 것을 사업 모델로 삼은 이유는 브랜드 기획력은 탄탄하지만 이외에 재무적인 부분이나 물류, 제조, CS 등 모든 것을 한 브랜드에서 관장하는 것이 어렵다는 브랜드들의 애로사항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스트엔드는 생산부터 기획, 배송, 마케팅까지 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을 제공하고 쇼핑몰은 오직 상품 기획에 충실할 수 있도록 역할 분담을 하면서 매출도 늘고 일의 효율성도 증가할 수 있었다.

특히 이들의 '자동 발주 시스템'은 해외 시장 진출 시에도 빛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시스템은 소비자가 구입할 만한 상품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분석해 2~3일 정도 판매할 수 있는 재고량을 쇼핑몰에 제공한다. 이러한 시스템을 활용하면 판매될 만한 상품을 쇼핑몰에서도 쉽게 예측할 수 있고 고객 역시 배송을 빨리 받아볼 수 있게 된다.

김 대표는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도 이스트엔드만의 패션 플랫폼을 구축하고, 단순히 브랜드가 입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물류부터 기획, 브랜딩을 함께 논의하면서 브랜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의미있는 일을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K글로벌타임스 김유하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저작권자 © K글로벌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