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셔츠 한 장에 폐페트병 최소 25~30개 사용
패스트패션 저물고 가치소비 대두되며 브랜드 인지도 ↑
유럽 등 해외 진출길 다시 열어 "한국의 파타고니아" 꿈꿔

[K글로벌타임스] MZ세대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를 소비하는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들은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의류 생산 뿐만 아니라 폐기까지 환경을 생각하면서 '착한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과거에는 옷에만 국한됐던 친환경 패션이 현재는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에 접목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MZ세대 소비자들의 구매까지 이끌어내고 있는 추세다. 

몽세누 컬렉션. [사진=리비저너리]
몽세누 컬렉션. [사진=리비저너리]

남성복과 캐주얼 의류를 만드는 업사이클링 패션 스타트업 리비저너리는 대표 브랜드 '몽세누'를 전개한다. 박준범 대표가 직접 수거한 페트병 2톤을 재활용해 원단으로 만들어 첫 컬렉션을 세상에 내놓았다. 하루에도 수만개의 플라스틱 생수병이 버려지는데, 단 몇 십개만 활용하면 가치있는 상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이처럼 몽세누는 폐플라스틱에서 추출한 원단을 사용해 재활용 옷을 만든다. 지난 2019년 SK이노베이션이 주최한 친환경 사업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타면서 업계에서도 이름을 알렸고, 전직 대통령이 '2050 탄소중립비전' 선언식에서 착용한 넥타이 브랜드가 몽세누의 것이란 게 알려지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폐 플라스틱으로 의류를···티셔츠 한 장에 페트병 20개↑

버려지는 플라스틱으로 옷을 만든다는 것은 말처럼 결코 간단한 작업은 아니었다. 처음에 쓰레기를 정제해 파쇄기로 잘게 부순 후 고열로 녹이고 압축할 경우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가 되는 펠릿이 나오는데, 이를 활용해 폴리에스테르 섬유를 제작할 수 있다.  

물론 일반 폴리에스테르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재활용 수거부터 정제 과정을 거치다보니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부분은 어쩔 수 없다는 게 몽세누의 생각이다. 해당 원단을 구현하기 위해 박 대표는 발품을 팔아가면서 국내에서 작업이 가능한 공장을 찾았고 자체 생산 로직을 구축할 수 있었다.  

친환경 패션 생산 로직은 일반 패션과 정반대로 진행되는데, 원단을 먼저 선택한 후에 디자인을 만들어 상품을 생산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페트병은 모두 박 대표와 리비저너리에서 직접 수거하며 방적공장에서 분쇄하고 열을 가해 폴리에스테르, 폴리에스터 등 섬유를 뽑아낸다.  

재활용 원사와 다른 소재를 섞어 원단을 생상하는데, 티셔츠 한장에 페트병에서 뽑아온 원사와 면의 비율을 6대4정도로 섞으면 업사이클링 티셔츠 한장을 만들 수 있다. 대략 티셔츠 한장에 500ml 페트병 20~30개 정도 사용된다.  

 

가격 높아도 연매출 10배 성장···웨어러블 디자인 주효 

업사이클링 소재라 공정 과정은 더 까다롭고 제작 공급률도 낮아 단가를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소비자들은 몽세누의 제품을 선택한다.  

가치 소비가 대두되는 요즘 트렌드에서 착한 원단으로 만든 제품을 고객들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몇 년 전만해도 싼 값으로 여러 벌의 옷을 빠르게 생산하는 패스트패션이 큰 인기를 끌었지만, 한 철밖에 입지 못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떠오르면서, 고객들 역시 장기간 꾸준히 입을 수 있는 지속가능패션이 눈을 뜨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박 대표가 친환경 패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한 대학 강의에서부터 출발한다. 학부 수업 때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의 심각성을 보고 적지않은 충격을 받은 것이다. 이에 버려지는 폐기물을 다시 재료로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몽세누를 창업했다.  

낮지 않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몽세누는 연간 10배 이상 성장을 꾸준히 이루고 있다. 다소 밋밋했던 기존의 친환경 패션과는 달리 활용도 높은 디자인을 넣은 점이 주효했다. 남성복을 중심으로 블루종이나 후드 등 일상생활에서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의류가 대표적이다.  

제품 가격대는 티셔츠의 경우 3~4만원대, 코트는 40~50만원대로 책정됐다. 개인 브랜드 치고는 가격대가 높은 편에 속하지만 모든 옷의 소재에 재활용 원단을 활용한다는 점이 강력한 경쟁력이라 판매는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막혔던 해외 진출길 열어···"한국의 파타고니아 될 것"

몽세누 컬렉션. [사진=리비저너리]
몽세누 컬렉션. [사진=리비저너리]

몽세누가 업사이클링 패션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로는 이처럼 디자이너의 색깔이 담긴 디자인 색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박준범 대표는 "처음에는 디자인만 보고 브랜드를 찾았다가 이후에 친환경 패션 브랜드라는 점을 알고 재구매를 하는 경우도 많다"며 "남성복 브랜드이지만 여성 소비자도 30%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코로나19로 막혔던 해외 진출길도 다시 열고 있다. 원래는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상트르코메르시알 등 현지 편집숍 입점을 추진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유럽시장 진출을 접어야만 했다. 현재는 유럽, 아시아 등 해외 수주를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지난 2016년 창업을 결심한 이후로 한국을 넘어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지속가능패션 브랜드를 준비했다"며 "몽세누는 전 의류에 친환경 소재를 접목한 유일한 브랜드라는 자부심이 있어 K-에코패션의 선두주자로 포지션을 명확히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몽세누는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인 파타고니아의 철학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데,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는 캠페인을 앞장서서 진행하는 모습을 많이 참고한다"며 "파타고니아의 철학을 연구하고 벤치마킹해 몽세누 역시 가치있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K글로벌타임스 김유하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저작권자 © K글로벌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