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영부인 가방으로 유명한 비건 핸드백
열흘 만에 1년 매출 판매고…해외 바이어 러브콜 이어져

[K글로벌타임스] MZ세대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를 소비하는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들은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의류 생산 뿐만 아니라 폐기까지 환경을 생각하면서 '착한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과거에는 옷에만 국한됐던 친환경 패션이 현재는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에 접목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MZ세대 소비자들의 구매까지 이끌어내고 있는 추세다.  

업사이클링 패션 스타트업 할리케이는 배우 최강희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사진=할리케이]
업사이클링 패션 스타트업 할리케이는 배우 최강희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했다. [사진=할리케이]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과 스위스 다보스 포럼 참석차 6박 8일 일정으로 오른 김건희 여사가 새해 첫 순방길에서 착용한 가방이 주목을 받았다. 흔한 명품 브랜드도 아닌, 국내 업사이클 패션 브랜드 '할리케이'의 대표 제품 '비니 미니 토트백'을 착용했기 때문이다. 

영부인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일명 '영부인 백'으로 알려지면서 열흘 만에 1년 치 매출이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 언론에 노출된 가방은 커피 자루와 비건 한지가죽 소재를 업사이클한 제품이다. 크기는 작지만, 단단한 소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즉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만든 가방이다. 

내구성이 강하고 생활 방수가 가능하며 300g으로 매우 가벼운 가방이라는 점에서 기존 할리케이 고객층 사이에서도 베스트 셀러 중 하나였다.

김현정 할리케이 대표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레드닷'을 수상한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이 브랜드는 이미 친환경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리사이클링 데님부터 커피 자루 등 가방 소재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친환경 소재를 접목한다. 

'영부인 가방' 인기몰이, 열흘 만에 1년치 매출 올려

해당 제품은 영부인 백으로 이름을 알리자마자 6가지 색상 제품이 모두 품절됐다. 유능한 디자이너 출신이지만, 아이 셋을 키우다보니 가정주부의 삶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김 대표. 그러던 중 40대 중반에 용기내서 창업을 결심했다. 가장 자신있는 디자인부터 그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발품을 팔아 소재 개발 등에 힘썼다. 

김 대표가 친환경 패션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귀국 후 한국에서의 생활에서부터다. 그는 "한국에 돌아왔을 때 가장 놀랐던 점이 미세먼지가 너무 심해졌다는 것이다. 10년 전만 해도 대기질일 이정도로 좋진 않았는데,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였으니 말이다"라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환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평소에 관심있어 하는 패션 분야에 친환경을 접목했다. 사업을 시작할 때 처음 선택한 소재는 커피 마대로 가방을 만드는 것이었다. 당연히 공장에서는 생소하다며 제작을 해줄 수 없다고 거절을 놓기 일 수였다. 하지만 펀딩을 통해 선 주문이 목표금액의 약 4000% 가까이 모이는 것을 보고 본격 제작에도 들어갈 수 있었다. 

김건희 여사 가방으로 더 많은 대중에게 알려지긴 했지만, 이전부터 할리케이 제품에 대해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은 꾸준히 높았다고 한다. 북미·유럽 지역에서는 친환경 분야 중에서도 동물 애호가·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 소재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수선 코팅한 한지로 가방을 만드는 덕에 해외 수요도 맞출 수 있었다. 

현재 김 대표가 관심있어하는 부분은 로컬 브랜드로 자리를 잡는 것이다. 대구에 본사를 두고 있는데, 지역과의 상생을 통해 대구의 시니어 인력들과 협업할 수 있는 작업을 꾸준히 모색중이다. 예를 들어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기 위해 청바지를 모아서 원단을 해체하는 작업을 해야하는데, 이러한 단순 업무에 시니어들과도 충분히 협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다. 

즉 할리케이의 데님 업사이클의 해체와 가공 전 과정은 대구지역의 시니어클럽에서 작업하는 등 비수도권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수익의 1%는 글로벌 환경단체인 ‘1% FOR THE PLANET’에 기부한다.   

버려진 청바지의 무한 변신...제로 웨이스트 꿈꿔 

할리케이 미니 토트백 [사진=할리케이]
할리케이 미니 토트백 [사진=할리케이]

할리케이는 국내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서 기부한 데님 6000장과 신세계백화점에서 기부한 데님 4000장을 비롯해 MG 새마을금고 · 코트라 임직원이 참여해  청바지 총 1만2000장을 수거했다.

또 현대백화점과 함께 고객, 협력사 등과 함께 청바지 기부 행사를 통해 받은 청바지로 재활용한 가방과 파우치 등을 선보이며 큰 관심을 모았다.  기부받은 청바지를 직접 업사이클 상품으로 제작했을 때 활용되는 비율은 30%뿐이다. 

특히 70%의 청바지는 유아용이거나 스판덱스가 많아 작업할 때 어려움이 커 생산 단가가 높고 상품성에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리케이는 데님을 재가공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향후 할리케이는 데님 가공 솔루션을 통해 정부 기관을 비롯한 대기업과의 협업과 다양한 ESG 활동을 할 예정이다.

아울러 할리케이는 제로 웨이스트를 추구하는 브랜드로 거듭난다는 각오를 밝혔다.  예를 들어 소각할 때 유해 물질이 발생하지 않는 한지 가죽을 함께 사용해 비건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하는 것이다. 이제 할리케이의 해외 진출이 목표다. 북미와 유럽 시장 등 글로벌로 유통망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K글로벌타임스 김유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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