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스마트 해양쓰레기 통합 관리 솔루션 기업으로 출발
해양쓰레기, 바다로 흘러가는 것을 방지하는 차단시설 개발 및 제작
굴 및 뿔소라 등의 패각 가공해 ‘자원순환 콘크리트’로 활용 연구 중

[K글로벌타임스] 그 어느 때보다 자연환경 보존에 관심이 높은 요즘이다. 이는 바다도 다르지 않다. 해양업을 하는 이들이 최근 들어 하나같이 하는 말이 “바다가 예전과 같지 않다”다. 예로부터 인류에게 아낌없이 모든 것을 베풀던 바다가 죽어 가고 있다.

포어시스(대표 원종화)는 바다를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려놓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국내 유일 스마트 해양쓰레기 통합 관리 솔루션 기업이다. 오늘의 바다와 함께, 내일의 바다를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나가자는 일념으로 작은 돛단배 하나로 큰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

‘먼저’를 뜻하는 접두어 ‘fore’와 바다의 ‘sea’를 합쳐 ‘미래의 바다를 가꿔나가자’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포어시스(Foresys)가 바라마지 않는 미래는 무엇일까?

 

한 번도 상처받지 않는 숲처럼, 바다도

2020년 12월 ‘해양폐기물 및 해양오염퇴적물 관리법’이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빛을 보기 시작한 기업이 있다. 바로 포어시스다. 해양으로 유입되는 하천 쓰레기를 차단하는 스마트 해양쓰레기 통합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던 포어시스는 그전까지만 해도 그다지 관심 대상에 놓인 기업이 아니었다.

자연환경이 인류에 의해 훼손되어 간다는 점에 많은 대중이 너 나 할 것 없이 자연보호를 외쳤지만, 바다는 논외 대상에 가까웠다. 일 년에 한두 번 휴가 차원으로 접하는 것이 다이기 때문일 터다.

포어시스 원종화 대표. [사진=포어시스]
포어시스 원종화 대표. [사진=포어시스]

하지만 포어시스 원종화 대표는 달랐다. 서울에서 태어났으나, 학창 시절을 거제와 통영 등 바다마을에서 보낸 그는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바다가 꽤 깨끗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 대우조선해양에서 근무이면서 서호주대학(UWA) 해저기초시스템연구센터(COFS) 초청 연구원으로 근무한 게 바다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깨달은 결정적 계기가 됐다.

호주 바다는 국내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온전히 보존된 상태였다. 원 대표의 말에 따르면 “육지로 치면 생태계가 잘 보존된 숲과도 같았다. 사람에게 상처받지 않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2017년 포어시스가 설립됐다. 하지만 아무도 해양쓰레기에 관해 눈길 하나 주지 않았다. 특히 그중에서도 필요한 해양쓰레기는 재활용해야 한다는 말에 귀담아듣는 이도 없었다. 외로운 싸움이었지만 그만둘 수 없었던 데는 바다에 대한 원 대표의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전개와 함께 해양쓰레기가 지구환경과 인류에게 얼마나 큰 문제를 안기는지, 이의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등을 알리기 위해 주력했다. 논문만 해도 80여 건에 달하며 60여 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등록했다. 국내·외 학회 및 기관에서 해양쓰레기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그 결실이 맺어진 건 2020년 12월, 관련 법안이 시행되고 난 뒤다.

 

국내 환경에 맞춘 해양쓰레기 차단시설 개발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연간 발생량은 약 14만 5천 톤(t)이다. 이 중 65%가 육상에서 발생하며, 그 대부분이 하천에서 바다로 흘러간다. 포어시스는 여기에 주목해 하천에서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해양쓰레기를 차단하는 시설을 개발 및 제작했다. 물론 처음부터 쉽지 않았다.

계절별로 편차가 큰 강수량 변화를 보이는 국내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했고, 쓰레기의 하중과 유속 등을 고려해 내구성을 확보해야 했다. 이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주민 저항에 부딪힐 각오를 해야 했다. 차단시설이 하천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범람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딥러닝 기반의 AI 이미지 인식 기술 적용 사례. [사진=포어시스]
딥러닝 기반의 AI 이미지 인식 기술 적용 사례. [사진=포어시스]

포어시스는 해양 및 토목공학에 대한 전문성으로 해양쓰레기 차단시설의 안전성과 신뢰도를 높였으며, 나아가 딥러닝 기반의 AI 이미지 인식 기술을 통해 수거되는 하천 쓰레기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 시스템은 하천 쓰레기 발생량을 예측할 뿐만 아니라 수거 전략을 수집하는 데 도움을 줄 예정이다. 또한 폐기물 발생자(생산자)를 가릴 수 있어 처리 책임을 묻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원인을 차단하는 것이다.

 

굴 껍데기 등 폐각 활용한 재활용 플라스틱···갤럭시에도 탑재

포어시스 주요 솔루션. [사진=포어시스]
포어시스 주요 솔루션. [사진=포어시스]

코로나19로 인해 다소 늦어지긴 했으나 포어시스는 지난해부터 충남, 부산, 경기 지역의 하천을 시작으로 해양쓰레기 차단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나아가 해양쓰레기를 업사이클링 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전 세계에서 굴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국가는 우리나라다. 그 때문에 굴 껍데기가 연간 40만 톤 버려지고 있으며, 이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수산 폐기물로 범국가적 골칫덩이로 자리 잡았다. 포어시스는 굴이나 뿔소라 등의 패각을 가공해 잘게 만들어 ‘자원순환 콘크리트’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 중이다.

또한 폐어망과 그물을 수거해 플라스틱 재료로 재활용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사용 중이다. 특히 재활용 플라스틱은 최초의 플라스틱에 비해 2~3배 가격이 비싸다.

하지만 탄소 배출량을 60~70%까지 저감할 수 있어 기업의 친환경 이미지에 도움이 된다. 그 덕분에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23을 출시하면서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을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로 삼았고, 2030년까지 제품에 쓰이는 플라스틱 부품 중 50%를, 2050년까지 100%를 사용할 계획임을 밝혔다.

 

최첨단 기술 탑재한 해양폐기물 전용 전처리 자원순환 플랜트

현재 포어시스는 약 40억 원을 투자해 경북 경주에 해양폐기물 전용 전처리 자원순환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 팩토리로, 폐기물 재처리 과정에서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태양광 발전과 수소전지 시스템 등 최첨단 기술을 탑재할 계획이다. 우선 3천 톤가량을 처리하는 규모로 구축 중이지만 2025년에는 1만 5천 톤 규모로 확장할 것이라고 포어시스를 향후 계획을 밝혔다.

특히 해양쓰레기 중 플라스틱은 재활용하기 위해서 염분을 세척하고 탈수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포어시스는 이를 위해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초음파를 이용해 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포어소닉(Fore-Sonic)’을 개발했다.

포어시스 원종화 대표는 “현재 국내 소재사들과 함께 범용적으로 사용 가능한 산업 소재를 제작하고 있다. 최대한 많은 양의 산업 소재를 만들어 시장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라며 “2025년까지 1만 5천 톤, 2029년에는 해외로 공장을 확대해 5만 톤 이상의 재활용 원료를 생산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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