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페트병·폐어망까지 재활용 범위 넓혀 원사 자체 개발
리사이클 넘어 미사이클...'지속가능성' 심도 깊은 고민
론칭 8년차 일본·홍콩 등 아시아 중심 해외 진출 박차

[K글로벌타임스] MZ세대를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패션 브랜드를 소비하는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들은 친환경 소재를 적용한 의류 생산 뿐만 아니라 폐기까지 환경을 생각하면서 '착한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과거에는 옷에만 국한됐던 친환경 패션이 현재는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 다양한 제품에 접목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MZ세대 소비자들의 구매까지 이끌어내고 있는 추세다.  

플리츠마마 서울 삼청동 매장 [사진=플리츠마마]
플리츠마마 서울 삼청동 매장 [사진=플리츠마마]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플리츠마마가 일본과 홍콩 등 아시아 국가 진출에 본격 나서고 있다. 최근 일본에 이어 홍콩 라이프스타일 전문 플랫폼인 '로그온'과 대형 오프라인 채널에 입점, 제품 판매 독점 계약을 맺어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그온은 유통 전문 체인 기업인 '시티 슈퍼' 그룹 산하의 브랜드로, 패션과 뷰티를 포함한 액세서리 및 웰니스 카테고리 등을 전개한다. 현재 플리츠마마는 로그온 외에도 코즈웨이베이, 침사추이, 카우룬통 등 홍종 지역 내 오프라인 매장 5개점에 입점을 완료했으며 추후 홍콩 내 로그온 13개 전 매장에 입점을 앞두고 있다. 

일본 팝업스토어 시작으로 론칭 6년만에 해외 진출 박차

플리츠마마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은 올 7월 일본 시장 진출을 기점으로 진행됐다. 당시 플리츠마마 재팬 팝업 스토어를 도쿄에서 열고 일본 현지 소비자와 업계 관계자 및 바이어를 대상으로 브랜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로써 일본 현지 진출을 시작으로 플리츠마마를 널리 알리고 글로벌 유통 활로를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팝업 스토어에서는 시그니처 아이템인 숄더백을 비롯해 보우백, 시즌 컬렉션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는데 현지 소비자에게는 휴대성이 우수한 나노백과 파우치가 큰 호응을 얻었다.  

플리츠마마는 폐자원을 재활용한 원사로 가방이나 액세서리를 만드는 친환경 브랜드다. 지난 2020년 효성티앤씨와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원사로 가방을 제작해 출시했으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폐자원을 국산화하고 폐어망을 재활용한 소재를 개발하면서 이슈 몰이를 했다.  

부산과 목포 등 폐어망이 많은 지역에서 이를 수거하고 재활용한 나일론으로 플리츠백을 제작해 해양 폐기물의 심각성을 알리기도 했다. 사실 페트병보다 바다의 오염을 심각하게 만드는 주범이 폐어망이라는 사실을 제품 제작을 통해 알리고자했던 플리츠마마의 브랜드 철학이 담긴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다. 

시중에 유통되는 폐어망은 나일론이나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다른 소재가 혼재되므로 별도의 화학적 공정이 필요한데, 그만큼 재활용 과정이 까다로워서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업사이클링 시장이 아니라는게 브랜드 측의 설명이다. 

현재는 새로운 리사이클 소재를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이며 특히 카페나 편의점에서 사용되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얼음컵으로 새 원사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1년에 버려지는 얼음컵만 약 33억개인데, 재활용해서 제품으로 만들 경우 큰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커피를 추출하고 남은 커피박을 이용해 원사를 만들려는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다. 

에코(ECO) 바람 불기 전부터 시작한 '제로웨이스트' 

왕종미 플리츠마마 대표는 패션업계에 친환경 열풍이 불어닥치기 이전인 2017년부터 이미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소재로 패션에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강구했다. 지금이야 전세계적으로 패션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다는 점을 인지하고 업사이클링 패션, 친환경 패션이 각광을 받고 있지만, 당시에는 이만큼 대중화되지 않아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것 조차 감이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이 전에 왕 대표는 니트 제작 후 브랜드에 납품하는 일을 했는데, 납품 과정에서 다량의 니트가 폐기되고 재단하고 남은 자투리 원단 역시 모두 버려진다는 점을 보고 문제가 심각하다고 몸소 깨달았다.

이에 플리츠마마는 원단이 아닌 '원사'를 염색해 제품으로 만드는 방식을 채택해 자원이 낭비되는 부분을 막았다. 원사를 사용할 경우 원하는 만큼 짜내면 되기 때문에 원단처럼 자투리가 남을 일도 없고, 재활용도 가능하다. 

플리츠마마는 소재 개발에 있어 국산화를 이루려고 노력한다. 원사를 수입하거나 제품을 공정할 때 해외에 위탁하지 않아도 되기에 원자재 이동 거리를 줄일 수 있고 자연스럽게 탄소 배출도 제품 제작 과정에서 만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발생하는 페트병·폐어망을 활용해 바다와 땅에 버려져있거나 묻힌 폐기물을 가방 등 액세서리로 만들 수 있어 지속가능한 브랜딩도 이어갈 수 있다. 

친환경 소재 연구소 '플마 랩' 운영..."평생 무료 수선" 

플리츠마마 서울 삼청동 매장에 전시된 보우백 [사진=플리츠마마]
플리츠마마 서울 삼청동 매장에 전시된 보우백 [사진=플리츠마마]

아울러 플리츠마마는 친환경 소재를 연구하고 탐색하는 '플마 랩(PLMA-LAB™)'을 운영한다. 이 연구소에서는 신축성이 떨어지거나 헤진 상품을 평생 '무료로' 수선해주는데 새로운 것을 구매하는 것 대신 '새 것처럼 되돌려준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무리 좋은 뜻을 가지고 업사이클링한 제품이라지만, 디자인성이 빠진다면 소비자들은 선택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플리츠마마는 '미사이클'을 강조한다. 이 브랜드의 시그니처 디자인인 아코디언 주름 모양의 디자인은 특허 등록된 이들의 독자적인 디자인으로, 업사이클은 물론 '미(美)'사이클까지 갖춰 소비자의 선택을 꾸준히 받고 있다.  

플리츠마마는 제품 출시에서 그치지 않고 환경과 관련한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메세지를 국내외로 알리고자 한다. 일례로 여수광양항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보우백' 출시가 그 일환이다. '깨끗한 여수' 에디션을 통해 여수 항만에서 발생한 해양 폐플라스틱을 100% 리사이클한 리젠오션 원사를 선보였다.  

리젠오션의 경우 국내에서는 최초로 해양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폴리에스터 원사로, 여수 출항 선박과 여수 광양항에서 수거한 'OBP(Ocean Bound Plastic)'를 활용해 해양오염 완화를 도울 수 있다.  

왕종미 플리츠마마 대표는 "지속가능성에 대해 글로벌에서 관심이 많은 만큼, 업사이클링 제품이면서 디자인도 갖추고 있는 플리츠마마의 제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번 아시아 진출을 시작으로 일본 내 다수 백화점, 편집숍으로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고 국내외 고객 접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K글로벌타임스 김유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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