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 ‘아폴로’ 공개···민간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사표 던져
키 172cm, 무게 72.5kg으로 한 번에 25kg까지 들 수 있어
휴머노이드 로봇계의 아이폰으로 비유
물류 및 배송 포함 간호까지 범용적으로 사용 가능

‘지피지기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백 번 이긴다는 의미다. 스타트업에 있어 이 말은 큰 뜻을 가진다. 우선 나를 알아야 하지만, ‘상대’도 알아야 경쟁 시장에서 파이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진출이 스타트업의 필수 전략이 된 최근에는 이 자세가 더더욱 중요하다. 그렇다면 해외에서 어떤 스타트업이 어떤 아이템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을까? 그들의 전략은 무엇일까? ‘적을 알면 백전백승’ 시리즈를 통해 해외 스타트업을 집중 조명하며 ‘지피(知彼)’해본다.

 

<적을 알면 백전백승> 시리즈

① 인도인 사로잡는 유니콘의 시간 ‘10min’, 젭토

② 바다를 누비는 ‘배’터리, 일본의 ‘파워엑스’

③ 호주의 에듀테크 유니콘, ‘GO1’의 성장 전략 따라가기

④ 알리바바의 새로운 도전, 스마트 물류테크 ‘차이냐오’

⑤ 테슬라의 바통 이어받아 휴머노이드 로봇 아폴로 선보인 ‘앱트로닉’

앱트로닉이 개발해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폴로. [사진=앱트로닉]
앱트로닉이 개발해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폴로. [사진=앱트로닉]

[K글로벌타임스] 인간을 닮은 로봇, 즉 휴머노이드 로봇은 옛날부터 영화 및 드라마 등의 미디어에서 흔한 소재 중 하나였다. 그만큼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이지만, 그 누구도 휴머노이드 로봇이 ‘현재’에서 이뤄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언제나 막연한 ‘미래’에서나 볼 수 있을 것으로 여긴 탓이다.

미국의 한 스타트업이 테슬라에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 시대의 장막을 마저 올렸다. 바로 앱트로닉(Apptronik, 대표 Jeff Cardenas)의 미 항공우주국(NASA)과 협업해 상용화를 준비 중인 ‘아폴로(APOLLO)’다. 아폴로는 172cm의 키에 약 73kg의 무게를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로봇의 아이폰···아폴로은 어떤 로봇인가?

앱트로닉의 비전은 감성적이면서도 이성적이고, 또 미래 지향적이다. ‘하나의 로봇, 무한한 가능성. 인류의 동료가 되는 로봇을 만드는 것’이다. 2022년 테슬라가 쏘아 올린 휴머노이드 로봇의 결정적 한 방이 된 앱트로닉의 아폴로가 지난 8월 공개됐다.

사진=앱트로닉
사진=앱트로닉

휴머노이드 로봇인 만큼 당연히 이족보행을 하며 관절을 부드럽게 구부렸다 펼 수 있다. 손가락도 한 손당 다섯 개씩 총 열 개다. 전체적인 외관도 곡선을 활용한 외형 디자인으로 사람과 비슷하다. 가장 주목해야 하는 사실은 무게가 25kg까지 나가는 물건을 들어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제프 카르데나스 앱트로닉 대표는 아폴로를 ‘로봇의 아이폰(iPhone)’이라고 정의했다. 그만큼 혁신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로도 아폴로는 ‘혁신’이라는 단어 외에는 대체 가능한 말이 없다.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폴로는 얼굴과 가슴에 디지털 패널을 장착했는데, 이를 통해 의사소통한다. 배터리 충전 상태와 현재 작업 내용 등은 물론이거니와 감정도 표현한다. 사람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성인 남성과 신체 조건이 비슷한 아폴로는 최대 4시간 쉬지 않고 움직일 수 있다. 배터리는 충전식뿐만 아니라 교체도 가능해 원한다면 4시간 이상 연속 운영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제프 카르데나스 대표는 왜 아폴로를 ‘아이폰’이라고 정의했을까. 아폴로는 특정한 작업에 맞게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할 방침이다. 즉, 스마트폰이 로봇화된 것이다.

 

사람과 함께하는 로봇인 만큼 사람 안전에 신중해

아폴로는 특정 분야의 전용 로봇이 아니다. 사람이 움직여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작업이 가능해 모든 목적에 사용할 수 있는 범용 로봇이다. 앱트로닉에 따르면 아폴로는 물류, 배송은 물론이거니와 물건을 판매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 석유가 가스를 채굴하는 위험한 현장에 사람 대신 투입도 가능하다.

또한, 감정 소통도 할 수 있다 보니 노인을 포함한 노약자 돌봄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인류의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톱니바퀴가 될 확률이 높은 것이다.

이렇듯 아폴로가 범용에서 사용될 수 있는 데는 AI 역할이 컸다. AI는 학습할수록 더욱 빛을 발하는 기술이다. 세기의 바둑 대결이었던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전에서 알 수 있었듯, AI는 미리 계산되지 않은 여러 상황에 즉흥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앱트로닉 역시 궁극적으로 아폴로를 완전히 자율적으로 작동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물론 안전에도 만전을 가했다. 아폴로는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는 것보다는 사람과 함께 작업하는 데 중점을 뒀다. 그렇기에 사람에 대한 안전을 신중히 고려했고, 그 결과 주변에 물체가 감지되면 아폴로가 동작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안전의 가이드라인을 완성했다. 만일 주변 물체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면 즉시 모든 작업을 멈추고 일시 중지하도록 설계됐다.

 

“2024년 양산 목표로 가격 경쟁력 갖출 것”

앱트로닉 임직원 단체 사진. [사진=앱트로닉]
앱트로닉 임직원 단체 사진. [사진=앱트로닉]

앱트로닉은 2016년 미국 텍사스대학 인간중심 로봇연구소에서 출발한 스타트업이다. 앱트로닉의 공동창업자이자 CTO인 닉 페인(Nick Paine)은 2015년 NASA-JSC 발키리 DRC팀에 속해 있었다. 이러한 연이 닿아 앱트로닉은 NASA를 위한 차세대 액추에이션 및 제어 작업을 수주하게 됐다. 그 후 여러 대기업과 협업하며 로봇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그 첫 번째 결과물로 휴머노이드 로봇 상반신인 ‘아스트라(Astra)’를 개발했다.

아폴로는 2024년 정식 판매를 목적으로 두고 있다. 양산 방식은 두 가지 형태다. 고정식과 완전 이동식으로, 고정식은 창세 부분을 고정식 지지대에 연결해 설치한다. 반면 완전 이동식은 사람처럼 두 다리로 걸어서 이동이 가능하다. 그와 함께 앱트로닉은 아폴로를 원하는 공간과 작업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통제하는 소프트웨어 제품군도 활발히 개발 중이다.

사진=앱트로닉
사진=앱트로닉

제프 카르데나스 대표는 “아폴로는 우리가 처음으로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이 아니다. 지금까지 앱트로닉은 8개의 로봇을 제작했다”라며 “하지만 비용적인 측면에서 효율성이 낮았다. 아폴로는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앱트로닉의 로드맵은 공급망에 중점을 두고 있다. 단일 소스 공급업체에서 벗어나 훨씬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구성 요소를 활용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과 시스템 확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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