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장소에서만 소리 들리는 음향기술로 국내 45건, 해외 3건 특허 등록
B2G 비즈니스 전개하며 우수조달품으로 선정
日 패밀리마트 기술 도입으로 도난 방지 등 관련 비용 70% 절감
해외 대기업과 함께 입체 음향 사운드 바 개발로 내년 글로벌 도약 목표

[K글로벌타임스] 소리는 별자리와 같다. 내가 알고 있는 별자리를 찾아 밤하늘을 헤매는 것처럼, 내가 듣기 좋은 소리를 찾는 여정은 일상을 즐겁게 하기 때문이다. 초지향성 음파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사운드 테크 제이디솔루션(대표 제영호)은 지향성 스피커의 개념조차 만들어지지 않은 10여 년 전부터 음향 술 하나라는 외길을 걸었다.

지향성 스피커(Directional Speakers)란 소리가 방향을 갖고 주변으로 흩어지지 않게 해 원하는 영역에서만 명료한 소리를 전달하는 스피커다. 마치 소리를 빛처럼 조준해서 쏘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언급되는 제이디솔루션은 현재 일본 패밀리마트에 자사 제품을 납품하며 글로벌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아름다운 노래도 한데 섞이면 소음···모두 따로 들을 수 있다면?

다양한 상점이 빼곡하게 찬 길거리를 걷다 보면 각종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 때문에 기분이 언짢은 적이 없잖아 있을 터다. 한 곡의 노래는 듣기 좋은 소리지만, 여러 곡이 합해지면 공사판 소음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평가받는 음악일지라도 한데 섞이면 이러한 단점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특정 가게 앞에서만 그 가게가 튼 노래가 들리고, 또 다른 가게 앞에서만 다른 가게가 튼 음악이 들리면 어떨까? 즉, 길거리의 음악이 겹치지 않는다면? 제이디솔루션의 음향기술은 이렇듯 특정 위치에서 특정 소리만 들을 수 있다. 이런 기술을 어디에 쓰는지 의문이 생길 테지만, 이미 우리 생활 근처에서 제디이솔루션의 음향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바로 신호등이다.

초지향성 스피커를 활용한 보행신호 음성안내 보조 장치 예시. [사진=제이디솔루션]
초지향성 스피커를 활용한 보행신호 음성안내 보조 장치 예시. [사진=제이디솔루션]

신호등에서 대기하고 있다 보면 간혹 “위험하오니 한발 뒤로 물러나 주세요”라는 방송이 나올 때가 있다. 이 방송은 찻길이라 소음이 많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잘 들린다.

또한, 터널을 지나갈 때 유독 선명하게 들리는 “졸지 마세요”나 “안전 주의” 등의 방송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이러한 방송은 소리가 퍼지지 않고 특정 구역에만 전달돼 주변 민가나 상가에 소음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이를 ‘초지향성 스피커’라고 하며, 제이디솔루션이 가장 잘하는 분야다.

 

초음파 타고 특정 지역에만 빛처럼 소리 쏘아

초지향성 스피커 관련, 선두주자로 꼽히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제이디솔루션의 경쟁력. <br>[사진=제이디솔루션]
초지향성 스피커 관련, 선두주자로 꼽히는 미국과 비교했을 때 제이디솔루션의 경쟁력.
[사진=제이디솔루션]

2009년 설립된 제이디솔루션은 자사만의 독특한 소리 기술로 국내 45건, 해외 3건의 음향기술 특허를 등록했다. 특히 지금까지 확보한 지식재산이 100건에 육박할 정도로 기술 역량에서는 세계 최고다.

제이디솔루션의 음향기술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소리의 방향을 한곳으로 모을 뿐만 아니라 깨끗한 소리를 더 멀리 보낸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인천국제공항이나 전국 곳곳의 태양광 패널에서 조류를 쫓아내는 기기도 보급했으며, 미래의 기술 중 하나인 스마트 시티에 활용할 음향기술도 갖췄다.

최근 골목길에서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려는 사람의 움직임이 보이면 그 사람에게만 무단투기 금지 구역이라고 방송하는 기기를 본 적이 있다면 이해하기 쉽다. 이 역시 제이디솔루션의 제품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 소리는 해당 구역 외에는 퍼지지 않아 한밤중에도 경고 방송 때문에 주민이 피해 입을 일이 없다.

이러한 초지향성 스피커의 작동 원리가 궁금할 터다. 초지향성 스피커는 소리가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일반 스피커와 달리 정면에서만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원리는 초음파에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 귀에 들리지 않는 20kHz 이상의 초음파를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 성분으로 바꾸도록 조절하는 게 핵심이다. 초지향성 스피커의 최대출력은 96dB로 일반 스피커와 비교했을 때 10dB 정도 낮다.

 

日 패밀리마트, 제이디솔루션 통해 도난 발생률 획기적으로 줄여

제영호 제이디솔루션 대표. [사진=제이디솔루션]
제영호 제이디솔루션 대표. [사진=제이디솔루션]

현재 제이디솔루션은 다양한 사운드 서비스를 개발 중으로, 우수조달제품으로 지정된 ‘초지향 스피커가 적용된 보행 신호 음성 안내 보조장치’는 B2G 사업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또한, 무인매장용 키오스크 독립 사운드, 가정용 입체음향 사운드, 소리로 정보를 전달하는 사운드 테크 기술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최근에 출시된 학교용 무지향성 스피커는 듣기평가 방송 및 강의 내용이 모든 좌석에서 깨끗하게 들리는 데 최적화됐다. 여기에 초경량 개인 무선마이크도 출시하며 선생님들의 사용 편의성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시장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다.

제이디솔루션의 초지향성 스피커는 일본 유명 편의점 패밀리마트에도 납품됐다. 소비자에게 상품을 설명하거나 매장 이용 방법을 알리고, 상품 훼손 혹은 도난 상황이 벌어질 경우 경고 방송을 내보낸다. 물론 모두 특정 구역에서만 들리는 방송이라 소수의 사람만 이 방송을 들을 수 있다. 그 결과 패밀리마트는 상품 안내 및 도난 방지 관련 비용을 70%까지 절감했다. 이를 유심히 지켜본 일본 굴지의 이동통신사가 제이디솔루션과 접촉하며 큰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

클라리엘 브릭 제품 이미지. [사진=제이디솔루션]
클라리엘 브릭 제품 이미지. [사진=제이디솔루션]

나아가 해외 기업과 협업해 입체 음향 사운드 바를 개발했는데, 바로 범용 초지향성 스피커 ‘클라리엘 브릭(Clarielle BRICK)’과 일반 소비자용 초지향성 스피커 ‘클라리엘 큐브(Claerielle CUBE)’다. 둘 다 올 하반기 내지 내년 상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제영호 제이디솔루션 대표는 “지향성 스피커의 개념이 만들어지지 않은 10여 년 전부터 외길을 걸었다”라며 “초지향 음향기술 시장 규모를 넓히는 데 일조하며 해외 시장까지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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