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에 매립된 파이프···2D 도면 지도 최대 수백 장으로 땅 파보기 전까지 몰라
파이프 도면 지도를 3D로 생생하게 구현해 한눈에 파악 쉽도록 도와줘
향후 노후화된 파이프 교체에도 무브먼츠 플랫폼 활용 가능성 높아
[K글로벌타임스] 우리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땅 아래에는 무수한 파이프가 얼기설기 얽혀 있다. 물과 전기, 가스 등 우리가 생활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파이프가 일조하는 만큼 매우 중요하지만, 때때로 건설현장에서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는 한다. 예상외의 위치에서 파이프가 발견돼 건물 설계가 달라지거나 파이프를 건드려 파손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이것’만 있으면 해결된다. 바로 지하에 매설된 파이프 지도다.
기존의 파이프 지도는 2D(2차원) 도면의 형태로 상수, 하수, 오수, 우수, 통신, 전기, 가스 등 7개 파이프 지도로 나뉘어 있었다. 그렇다 보니 겹쳐서 확인해야 했는데, 사람의 눈으로 보니 실수를 범할 때도 있다. 무브먼츠(대표 윤대훈)는 지하 매설관의 시공 정보를 3D(3차원) 이미지로 구현한 전자지도 구축 시스템으로 도면 지도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을 받는다.
땅 파다 건설 중단? 그 원인은 각종 파이프 때문
건설현장에서 지하에 매설된 파이프로 곤욕을 치르는 순간이 있다. 공사를 시작하기 전 지질조사를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의 비용이 소요돼 적잖은 부담감이 있다. 파이프 도면 지도가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 파이프 종류별로, 구역별로 도면 지도가 나뉘어 있다 보니 육안으로 확인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경우에 따라서 파이프 지도만 수십 장에서 수백 장이 존재하기도 한다.
도면 지도의 한계를 3D 지도로 극복한 무브먼츠가 화제다. 2D 도면을 3D 모델로 변환해 입체적인 파이프 지도를 만들어주는 솔루션 덕분에 매설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오차 수준은 5cm 이하다. 실제 지하 매설 환경과 거의 흡사해 파이프 지도의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고 있다. 3D 지하시설물 시공관리 플랫폼 ‘DTX’가 바로 그것이다.
이 플랫폼에는 AI 기술이 접목됐을 뿐만 아니라 증강현실(AR)과 메타버스 기술까지 도입함으로써 그 정확도를 높이고, 사용자의 편의성을 제고했다는 강점이 있다. AI 기술의 경우 작업자가 2D 도면을 보고 3D 모델로 변환할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당연히 인력도 많이 소요된다.
또한, 실제 파이플 설계자별로 설계 도면을 그리는 방식이 모두 다르고 설계 의도도 다르기에 이를 파악하는 데도 난항이 뒤따른다. 그러나 무브먼츠는 AI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2D 도면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3D 모델을 제작해 시간과 인력의 소요를 모두 단축시켰다. 물론 설계 도면의 방식과 설계 의도는 AI가 스스로 학습한다.
시장 진입 쉽지 않았지만, 입소문 타고 '훨훨'
AI와 AR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건설 3D 통합관리 플랫폼 ‘DTX AR’로 눈여겨봐야 한다. DTX AR는 시공되는 지하시설물에 관한 기본적인 측량부터 이미지 프로세싱, AI 기술 등을 융합해 2D 도면 기반 관리체계를 3D 디지털 모델로 전환한다.
시공관리자는 DTX AR를 통해 비대면으로 현장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소요 자재와 비용 등 시공 데이터를 자동으로 추출할 수도 있다. 당연히 현장관리의 비용 절감 데이터를 확보 및 구축도 가능하다.
현재 무브먼츠의 솔루션은 국내 6개 신도시 개발현장에서 적용했다. 올 하반기에는 베트남 산업단지 현장에서도 실증사업(PoC)가 예정돼 있어 해외 진출도 순조로워 보인다. 하지만 처음부터 시장 진입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무브먼츠는 말한다. 건설업은 전통적인 방식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온 터라 좀처럼 IT 소프트웨어 기술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
이는 한국수자원공사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2019년 한국수자원공사의 협력 스타트업으로 선정되면서 다양한 지원을 받았고, 그중에 부산 건설현장에서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이후 입소문이 퍼지며 무브먼츠는 자연스럽게 건설업계에 진입했다.
“동남아 및 중동 진출 건설 기업과 함께 나란히 진출하겠다”
무브먼츠가 새롭게 점찍은 비즈니스가 있다. 바로 노후화된 파이프 교체다. 노후화된 파이프는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데, 특히 액체 등 흐르는 물질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여기에 파손되어 있을 가능성도 크다.
파이프 교체를 위해서는 정확한 위치를 알아야 한다. 나아가 향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기까지 할 경우 더할 나위 없다. 바로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관리 플랫폼 시스템을 갖춘 기업이 무브먼츠다.
윤대훈 무브먼츠 대표는 “파이프를 비롯한 지하시설물과 건설 분야는 전반적으로 사회 인식이 낮은 편”이라며 “무브먼츠는 자사 기술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시설 및 건설 분야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인프라 및 건설 기업들이 동남아시아와 중동에 진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반구축을 연계할 수 있는 지하시설물 시공관리 플랫폼을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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