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물류산업의 디지털화하기 위해 알리바바 마윈 전 회장이 설립
국내는 물론 스페인,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 진출하며 글로벌 레퍼런스 쌓아
평균 5일 안에 중국에서 오는 택배 받아볼 수 있는 ‘5일 배송’ 특화

‘지피지기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다.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백 번 이긴다는 의미다. 스타트업에 있어 이 말은 큰 뜻을 가진다. 우선 나를 알아야 하지만, ‘상대’도 알아야 경쟁 시장에서 파이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진출이 스타트업의 필수 전략이 된 최근에는 이 자세가 더더욱 중요하다. 그렇다면 해외에서 어떤 스타트업이 어떤 아이템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을까? 그들의 전략은 무엇일까? ‘적을 알면 백전백승’ 시리즈를 통해 해외 스타트업을 집중 조명하며 ‘지피(知彼)’해본다.


<적을 알면 백전백승> 시리즈

① 인도인 사로잡는 유니콘의 시간 ‘10min’, 젭토

② 바다를 누비는 ‘배’터리, 일본의 ‘파워엑스’

③ 호주의 에듀테크 유니콘, ‘GO1’의 성장 전략 따라가기

④ 알리바바의 새로운 도전, 스마트 물류테크 ‘차이냐오’

[K글로벌타임스] 해외 직구가 자리 잡으면서 다양한 플랫폼이 생겨나고 있다. 그중 최근 사용자가 급증하는 직구 플랫폼은 단연코 알리익스프레스다. 그리고 이 알리익스프레스의 물류 배송을 책임지고 있는 기업이 바로 차이냐오 네트워크(이하 차이냐오, 대표 Wan Lin)로 알리바바 전 마윈 회장이 2013년, 은퇴 18일 만에 설립한 물류테크 스타트업이다.

 

2200만 건 물류배송 과부하로 시작된 차이냐오

차이냐오 설립한 알리바바 마윈 창업자. [사진=위키미디어]
차이냐오 설립한 알리바바 마윈 창업자. [사진=위키미디어]

모든 이커머스의 고민거리, 바로 물류다. 알리익스프레스를 운영하고 있는 알리바바도 마찬가지의 문제로 골머리를 썩이고 있었다. 때는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벤트를 진행하며 알리바바는 단기간에 52억 위안(약 1조 원)의 판매액을 달성했다.

그러나 2200만 건이라는 어마어마한 택배 물량을 각 택배업체가 제때 처리하지 못해 과부하 현상이 일어났고, 주문 상품 대부분은 배송이 지연됐다. 이때 한 달을 넘긴 경우도 있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다.

이렇듯 낙후된 물류 시스템이 큰 손해를 본 알리바바 전 마윈 회장은 디지털 물류 시스템에 대해 고민했다. 그렇게 차이냐오가 탄생했다. 당시 창업자인 마윈은 알리바바에서 은퇴한 직후여서 큰 화제를 낳았다. 차이냐오는 ‘10년 안에 전국 24시간, 글로벌 72시간 배송’을 슬로건으로 내세웠고, 2016년 신유통을 주창하며 향후 물류의 미래는 ‘온라인+오프라인+스마트 물류’가 융합된 개념으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이냐오는 특별한 점이 있다. 기존 물류업체가 이미 쌓아온 네트워크를 연결해 물류 플랫폼을 구축한 것.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이들과 협력해 중국의 물류 산업의 디지털화를 이끌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내비쳤다. 이를 위해 차이냐오는 장비, 스마트 창고와 배송 로봇 및 알고리즘에 기반한 관리 시스템 등을 포함해 물류 시스템에 IoT 기술을 접목하고자 한다.

 

해외배송의 오랜 고민인 배송일 해결하고파

차이냐오의 목적은 명확하다. 국내 쿠팡처럼 중국 전역을 24시간 내 배송 완료하며 디지털 물류테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물론 이는 쉽지 않은 도전이다. 쿠팡 역시 국내 전역에 로켓배송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보다 국토 면적이 넓은 중국에 하루 배송을 꿈꾸는 일은 어쩌면 어불성설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차이냐오에 주목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알리바바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마윈이 설립한 회사라는, ‘마윈의 마법’에 기대를 거는 까닭이다.

차이냐오는 베이징과 텐진, 우한 등 주요 대도시를 거점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했으며, 특히 알리익스프레스의 배송 원스톱 추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차이냐오는 상하이, 항저우, 선전 등 중국 주요 8개 도시에 반나절 특급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곧 15개 도시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 진출을 축하하는 차이냐오. [사진=차이냐오]
한국 진출을 축하하는 차이냐오. [사진=차이냐오]

차이냐오는 전 세계 각국으로 진출하며 직구의 오랜 배송기간이라는 단점을 극복하고자 한다. 그중에는 우리나라도 있다. 2020년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평균 10일에서 13일가량 소요됐던 배송 기간을 단 5일에서 7일로 단축시켜 배송 효율성을 최대 50% 향상시키겠다는 포부와 함께 한국에 진출한 차이냐오는 실제로 알리익스프레스의 ‘5일 배송’을 성공했다. 이는 국경 간 배송의 업계 표준보다 30% 정도 더 빠르다.

차이냐오 글로벌 공급망 총괄 제임스 자오(James Zhao) 매니저는 “한국 진출을 계기로 차이냐오는 견고한 물류 인프라를 통해 한국 기업들의 수출입 니즈를 충족시킬 것”이라며 “나아가 최신 기술을 활용해 더욱 높은 효율성과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고 밝혔다.

 

2년 안으로 기업공개 가능할지도

차이냐오 슬로건. 마작게임을 하는 중에도 배송과 반품처리를 한번에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진=차이냐오]
차이냐오 슬로건. 마작게임을 하는 중에도 배송과 반품처리를 한번에 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진=차이냐오]

차이냐오는 우리나라 외에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스페인, 캐나다 등 전 세계 곳곳에 공격적으로 진출했으며, 최근 ‘5일 글로벌 배송 서비스’를 출시했다. 5일 글로벌 배송 서비스는 퍼스트 마일 픽업, 배송, 해외 유통 및 라스트 마일 전반에 걸친 전체 운송체제인 운영 최적화 및 워크플로우를 실현하는 것으로, 반나절 배송, 문앞배송, 야간픽업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출시해 사업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특히 브라질에서의 스마트 락커가 주목할 만하다. 스마트 라커는 쇼핑몰, 상가, 은행, 지하철역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장소에 배치되어 일반 픽업 배송함과 달리 연중무휴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터치스크린에 코드를 입력하면 사물함을 열 수 있어 편리한 시간대에 언제든 물품을 찾아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류창고에서 물류로봇이 사용되는 모습. [사진=차이냐오]
물류창고에서 물류로봇이 사용되는 모습. [사진=차이냐오]

나아가 1~2년 내 차이냐오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급속도록 팽창하고 있는 시장이다. 이에 차이냐오는 물류 창고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해 왔으며, 동남아 국가 중 인도네시아를 선택했다.

차이냐오는 알리바바라는 거대한 뒷배경으로 성장한 듯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찍이 물류업계의 트렌드와 미래 지향성을 파악한 뒤, 전 세계로 진출하며 스마트 물류 네트워크를 쌓았다. 이후 다양한 방법의 배송 방법으로 구매자들의 니즈를 충족하기도 했다. ‘풍족한 자본’ 아래 모든 기업이 성공하지 않는다. 업계의 인사이트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차이냐오가 보여줬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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