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수산업에 첨단기술 결합한 ‘애그리테크(AgriTech)’ 전 세계 주목
식량문제, 환경문제 등 다양한 문제 해결할 것으로 기대
라이다 센서 기반의 축산업 사료관리 에임비랩, 베트남 시작으로 동남아 시장 개척
하루 최대 10시간 사용하는 농기계 트랙터의 자율주행 넘보는 지엘아이엔에스
익투스AI, 이동 가능한 탱크 양식으로 환경 기여에 신선한 수산물 제공

[K글로벌타임스] 무인 트랙터가 농사일을 돕고, 농장과 젖소 없이 우유를 생산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이미 해외 선진국은 농업에 AI 기술 등 첨단기술을 접목하며 ‘애그리테크(Agritech)’를 준비 중이다. 농업은 대표적인 노동집약 산업이다. 하지만 최근 AI를 비롯한 로봇, 자율주행, 드론 등을 도입하면서 농업 산업의 패러다임이 뒤흔들리고 있다.
관련 시장 역시 급성장할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2018년 애그리테크 시장 규모는 75억 달러에 달했으며, 오는 2025년 2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애그리테크가 2030년까지 농업 분야에서 5천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총생산(GDP)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애그리테크가 식량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로 부상하면서 국내 역시 애그리테크 열풍이 불고 있다. 축산 데이터, 정밀기계농업, 스마트 양식, 축산 바이오 등을 연구·개발하는 스타트업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축산업의 골칫거리 사료관리, 이제 IoT로 똑똑하게

에임비랩의 마이피드 관련 내용. [사진=에임비랩]
에임비랩의 마이피드 관련 내용. [사진=에임비랩]

에임비랩(대표 고병수)은 국내에서 축산사료를 관리하는 데이터 플랫폼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이제 설립 3년 차에 접어든 에임비랩은 라이다 센서를 기반으로 사료관리를 하는 장비 ‘피드매니저’와 관련 솔루션 ‘마이피드’를 개발해 서비스 중이다.

축산 산업은 1차 산업으로, 아직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비효율적으로 관리 및 운영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중에서도 사료관리는 축산 농가의 골칫거리다. 한두 마리를 키우는 게 아니다 보니 사료의 질 관리는 물론이거니와 제때 사료를 주문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처럼 날씨가 습하면 사료관리하는 인력이 배로 필요하다. 하지만 에임비랩의 등장으로 축산 농가의 사료관리가 점차 자동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에임비랩의 핵심 서비스는 다음과 같다. 축산 농가의 실시간 사료 잔량 및 상태를 측정한 후 사료 소진일을 추적한다. 나아가 사료 실수요도 측정하는데, 이는 계획적으로 사료를 생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러면서 한 가지 문제점을 명쾌하게 풀어낸다. 기존 사료회사가 꾸준하게 지적받아왔던 비계획적 사료 생산에 의한 비효율적 공장 가동을 해결한 것. 물론 축산 농가의 주문과 배송도 지원한다.

손바닥보다 작은 IoT 기계를 사료빈에 부착하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사진=에임비랩]
손바닥보다 작은 IoT 기계를 사료빈에 부착하면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사진=에임비랩]

물론 고가의 비용과 어려운 설치 방법이라는 단점이 있다면 제아무리 좋은 기술도 도입하기 망설여진다. 에임비랩은 축산 사료빈에 손바닥보다 작은 IoT 기기를 부착하는 형태로 모든 한계를 극복했다. IoT 기기는 사료의 잔량과 질을 정확하게 측정할 뿐만 아니라 이를 AI 기술로 분석해 수요를 예측하고 배송을 자동화한다. 핵심 기술은 사료가 부패하면 발생하는 암모니아 검출 센서다.

해외 진출도 순조롭다. 지난 6월 베트남 푸드테크 스타트업 Cooky와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베트남 현지의 축산 품질관리 향상을 위한 가축 사양관리, 농가 효율성 증진, 비용 절약, 사료 급이 등의 최적화 솔루션에 함께하게 됐다.

에임비랩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동남아시아 국가를 타깃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그 첫 물꼬를 베트남이 튼 것이다. 이 외에도 에임비랩은 국내 사료기기 최초로 FEE와 CE 인증을 획득, 축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데이터 솔루션을 국내·외에 제공하고 있다.

 

10시간 트랙터 운전, 고된 노동의 해방 길 제시

농업에서 트랙터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 쟁기를 끌고 밭을 갈기도 하며, 풀을 벨 때도 사용하기 때문. 특히 농번기 시기에는 하루 평균 8~10시간까지 농경지에서 트랙터를 운전하며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 트랙터의 디지털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만약 트랙터가 지능화 기술과 만난다면 어떨까. 지엘아이엔에스(대표 김덕흥)이 그리는 농산업의 청사진이다.

전자 기반 제어 시스템 T-ECU가 장착된 트랙터 가상 이미지. [사진=지엘아이엔에스]
전자 기반 제어 시스템 T-ECU가 장착된 트랙터 가상 이미지. [사진=지엘아이엔에스]

지엘아이엔에스는 농기계기업들의 트랙터에 활용되고 있는 제어 모듈을 개발 및 제조한다.

이미 2021년부터 다양한 업체에 납품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을 정도로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다양한 센서를 탑재해 제어 시스템을 고도화한 점이 특징으로, 스마트 농업을 위한 전자 기반의 제어 시스템 T-ECU는 정밀한 동력인출장치를 제어해 다양한 작업기의 제어가 가능하다.

또한, 타사의 전장품과의 제어 및 관제도 가능하다. 무선통신을 이용한 모니터링에 제어 기능까지 합해 SaaS를 통한 사용자 맞춤 서비스 제공해 농업의 효율성을 증대하고 있다.

향후 지엘아이엔에스는 자율주행 트랙터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외에도 전동 바이크, 다목적 자동차(eUTV)의 통합전자제어유닛(VCU) 개발·생산할 예정이다. 이러한 잠재적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지난 9월 액셀러레이터 씨엔티테크로부터 3억 원의 시드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지엘아이엔에스는 국내 농기계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성장에 속도를 내며 B2B 비즈니스를 전개할 방침이다.

 

이동 가능한 탱크 양식으로 더 신선하고, 더 친환경적이게

농업, 축산업 다음으로 아직 1차 산업에 머물러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양식업이다. 하지만 양식업 역시 애그리테크를 만나며 점차 스마트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익투스AI(대표 이현철)가 있다.

[사진=익투스AI]
[사진=익투스AI]

익투스AI는 AI를 기반으로 모듈형 스마트 양식을 연구하는 기업이다. 대부분 수산물 양식에는 장소의 제약이 따른다. 하지만 익투스AI는 이 한계를 극복하며 자동 재순환 양식 시스템 LARA를 개발했다.

LARA는 3개의 탱크로 구성돼 있으며, 가장 위에 있는 탱크에서 식물성 플랑크톤을 배양한 후 이를 가운데에 있는 탱크에 공급한다. 이를 통해 동물성 플랑크톤을 배양한다. 이렇게 배양된 동물성 플랑크톤은 가장 밑에 있는 마지막 탱크로 전달돼 새우와 같은 해산물의 먹이로 사용된다.

공간 제약 없이, 친환경적이고 신선한 양식 가능한 탱크형 양식. [사진=익투스AI]
공간 제약 없이, 친환경적이고 신선한 양식 가능한 탱크형 양식. [사진=익투스AI]

특히 세 개의 탱크가 분리돼 있다 보니 식물성 플랑크톤, 동물성 플랑크톤, 양식 수산물에 맞춰 최적의 생육 환경을 조성할 수 있으며, 각 탱크에는 머신러닝, IoT, 컴퓨터 비전 등의 기술을 적용해 개체 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환경을 최적화한다. 이는 폐사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환경에도 긍정적이다. 탱크에서 생성되는 폐수를 다시 가장 위의 탱크로 보내 재순환하며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정화시키기 때문이다. 여기에 모듈형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LARA는 표준 운송 컨테이너 규격에 맞게 설계돼 통상적인 물류 시스템으로 운반할 수 있다. 그야말로 공간의 제약이 없어지는 것이다. 만일 수산물 소비가 많은 지역 근처에 LARA를 설치한다면 운송비를 줄일 수 있을뿐더러 신선도가 높은 수산물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최근 익투스AI는 스마트 양식을 서비스처럼 공급하는 ‘서비스형 수산양식(Aquaculture as a Service, AaaS)‘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AaaS 관련 기술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했으며, 독도새우와 같은 양식이 어려운 국내 고유 어종까지 양식이 가능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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