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으로 만든 지름 1㎜ 구슬 모양의 33D 태양전지 ‘소프트셀’
소프트셀 적용한 나뭇잎 모양의 태양광 모듈로 나무 모양의 태양광 발전 시스템 ‘솔트리아’
솔트리아, 나뭇잎 한 장에서 단위면적 시간당 세계 최대 발전량
미국, 중동, 남미 등에서 높은 관심 보여

[K글로벌타임스] 나무로 태양광 발전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소프트 피브이(대표 안현우)시의 이야기다.

이 나무는 실제 나무가 아니다. 다만, 나무 모양의 태양광 발전 시스템 솔트리아다. 나뭇잎 모양의 태양광 모듈을 연결해 나무 모양으로 제작했으며, 나뭇잎 한 장에서 시간당 1W(와트) 발전이 가능하다. 이는 단위면적 시간당 세계 최대 발전량이다.

1mm 내외의 3D(3차원) 구슬 모양이 실리콘을 이용한 태양전지 소프트셀도 있다. 3D다 보니 모든 방향에서 빛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프트피브이는 이러한 혁신을 인정받아 CES 2021에서는 소프트셀이 혁신상을, CES 2022에서는 솔트리아가 혁신상을 각각 수상했다.

 

혁신, 거센 파도 아닌 작은 파장에서 일어나기도

(왼쪽부터) 안현우 소프트피브이 대표와 이성규 CTO. [사진=소프트피브이]
(왼쪽부터) 안현우 소프트피브이 대표와 이성규 CTO. [사진=소프트피브이]

혁신은 파도와 같은 아이디어로 이뤄지기도 하지만, 잔잔한 수면에 던지는 손톱만 한 돌멩이와 같은 작은 아이디어로도 파동을 일으킬 수 있다. 소프트피브이는 이처럼 작은 아이디어를 얻어 전 세계적으로 혁신 돌풍을 일으킨 기업이다. 그 누구도 나무와 같은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생각하지 않았으며, 공을 닮은 태양전지를 떠올리지 않았다. 나무나 공은 우리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 중 하나다.

우선 소프트셀은 세계 최초 3D 초소형 SMD(Surface Mount Device, 표면 정착 장치) 타입의 태양전지다. 스스로 태양광이나 일반조명으로부터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일종의 전자소자로, 기존의 웨이퍼가 아닌 구슬 모양의 실리콘 볼을 이용해 제작됐다. 이는 태양전지 반도체와 같은 기능을 한다.

그간 태양광 패널은 2D 구조였다. 빛을 받을 수 있는 면적은 한정적이었고, 이를 위해 패널을 다수 연결하거나 크기가 큰 패널을 사용해야만 하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소프트피브이는 이를 3D로 구현할 생각을 했다. 만일 성공한다면 어떤 시간에도 수직 각도로 빛을 받아 발전 효율이 극대화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소프트셀  제품 이미지. [사진=소프트피브이]
소프트셀 제품 이미지. [사진=소프트피브이]

그 믿음은 배반하지 않았다. 소프트셀은 동일한 면적 대비 기존 태양광 모듈보다 발전량이 최소 20%에서 최대 50%까지 높다. 또한, 기판의 표면 위에 소프트셀을 붙여 다양한 형태의 태양전지를 만들 수도 있다. 현재 소프트피브이는 소프트셀과 관련된 원천특허를 7개를 확보했으며, 국내외 지식재산권 15개를 등록했다. 추가로 18건의 특허도 출원했다.

이제 관건은 ‘양산’이다. 일본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도 구(球)형의 태양전지 개발을 시도했지만, 제조 단가가 워낙 높아 상용화에 실패했다. 소프트피브이는 단단한 인쇄회로기판(PCB) 대신 유연한 필름에 전자회로를 인쇄한 소프트폼을 추가로 개발해 양산에도 성공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소프트셀에서 진화한 인공 나무 태양광 발전 시스템

소프트셀을 응용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도 열을 올린 소프트피브이는 이후 소프트셀이 부착된 스프트폼에 마이크로 배터리, LED, 센서, 블루투스 장치 등을 함께 탑재해 자가발전과 실시간 IoT가 가능한 다양한 전자제품군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나무 형태의 태양광 발전 시스템 솔트리아. [사진=소프트피브이]
나무 형태의 태양광 발전 시스템 솔트리아. [사진=소프트피브이]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자사 제품인 솔트리아다. 소프트셀과 센서 등 다양한 전자부품을 나뭇잎 모양의 필름에 장착해 인조 나무로 만들어 솔트리아 발전 시스템을 구현한 것. 최대한 많은 태양광을 흡수할 수 있도록 진화한 나무 형태를 응용한 덕분에 단위면적당 세계 최대 수준의 태양광 전력을 생산한다. 나무 기둥만 있다면 나뭇잎을 수백, 수천 장까지 달 수 있어 효율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았다.

나무가 주는 조경 효과 등으로 인해 소프트피브이는 지자체와 협업해 세계 최초의 태양광 나무공원을 만들려고 한다. 에너지 자립형으로 구동되는 태양광 나무공원이다 보니 당연히 세계 시장이 주목할 수밖에 없으며, 성공할 경우 우리나라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확률도 높다. 이로써 친환경적인 스마트시티의 한 분야로 인정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학교나 버스정류장 등에 솔트리아를 설치하는 방안 역시 지자체와 협의 중이다.

솔트리아로 생산한 전력을 마이크로 배터리에 저장된다. 그 덕분에 24시간 전력을 이용할 수 있으며, 전자회로와 연결해 자체적으로 동력을 보급하며 정보를 수집하는 빅데이터 역할도 수행 가능하다.

마이크로 배터리에 저장된 전력으로 센서를 작동해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이며, 실시간 센서 네트워크도 구축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성능을 바탕으로 드론, 자율주행차 등 IoT 기기들과 실시간으로 양방향 통신을 할 수 있어 다양한 산업계에서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태양광 에너지 솔루션으로 기후테크 선도

솔트리아의 경우, 미국의 몇몇 주정부 그리고 남미 및 중동지역에서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써 해외진출의 가능성을 확인한 소프트피브이는 앞으로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비즈니스를 전개할 계획이다. 나아가 ‘에너지 자립형 공간 솔루션’이라는 블루오션 시장을 선도하는 착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이와 관련해 안현우 소프트피브이 대표는 “우리와 같은 기술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라며 “해외투자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에서 먼저 성공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연간 지구에 2만 3000TWy의 태양광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 인구가 2050년 사용하게 될 에너지는 거의 0.1% 수준인 28TWy에 불과하다. 향후 에너지 자립 시대가 도래할 예정인 만큼, 이 시대의 진정한 주인공은 태양광이다.

이러한 신념으로 소프트피브이는 태양광 에너지 솔루션으로 글로벌 기후테크 선도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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