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영위하던 조선업 불확실성에 따른 새 먹거리 개발 고민
오픈이노베이션 통해 재생에너지 분야 개척 성공
그린수소 생산설비 국내 최초 개발 및 탄소포집 실증사업 진행
친환경에너지분야 히든챔피언, 오픈이노베이션의 모범사례로 주목

선보유니텍은 조선업 전문기업에서 그린 에너지 기업으로 성공적인 변신에 성공했다. [사진=픽사베이]
선보유니텍은 조선업 전문기업에서 그린 에너지 기업으로 성공적인 변신에 성공했다. [사진=픽사베이]

[K글로벌타임스] 선보유니텍(대표 김청욱)은 조선 및 육상 플랜트의 설계와 부품·소재 조달 등 공사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EPC 사업을 영위하던 기업이었다. 그러나 조선업황 불확실성에 따른 새로운 먹거리 개발을 위해 과감한 변신을 시도했다. 약 5년여에 걸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재생에너지 분야를 개척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린수소 생산설비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한 선보유니텍은 친환경 에너지분야 히든챔피언으로 자리매김했다.

 

조선업의 강자, 재생에너지 히든챔피언으로 변신

선보유니텍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300kW급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전해 설비의 핵심 부품. [사진=선보유니텍]
선보유니텍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300kW급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전해 설비의 핵심 부품. [사진=선보유니텍]

선보유니텍은 지난 2015년만 해도 해상운반용 시스템 패키지에서 시장점유율을 50~60% 차지할 정도로 조선업계에서 강자로 군림했다. 이 기세를 몰아 선보유니텍은 해양플랜트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개척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관련업계의 진입장벽이 높았던 탓에 쉽지 않았고, 설상가상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이 이어지며 업황마저 불확실성에 빠져들었다.

선보유니텍은 2016년 2월 선보엔젤파트너스를 설립하고 관련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활로 개척을 모색했다. 이른바 '오픈 이노베이션'을 시작한 것. 

오픈 이노베이션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는 한편, 내부 역량과 외부 역량을 합쳐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선보유니텍은 그린에너지 신사업 분야를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 2021년까지 무려 5년 여의 시간동안 공을 들인 끝에 그린수소와 태양전지, 폐기물 가스, 탄소 포집 등 4가지 신성장동력을 선정했다.

선보유니텍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빠르게 안착하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신재생에너지에서 발생되는 여유전력을 활용,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로 전환한 청정 수소인 그린수소와 산업 현장에서 발생되는 대규모의 이산화탄소를 냉각해 드라이아이스나 스마트팜에 필요한 형태로 바꿔 부가가치를 높이는 탄소 포집 분야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냈다. 

선보유니텍은 카본 밸류라는 탄소 포집 스타트업을 설립해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는 데도 성공했다. 선보유니텍은 친환경 신사업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며 단계적인 체질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빠른 산업 장악, 그린 에너지분야서 두각

선보유니텍이 제주에 납품한 300kW급 PEM 수전해 시스템. [사진=선보유니텍]
선보유니텍이 제주에 납품한 300kW급 PEM 수전해 시스템. [사진=선보유니텍]

선보유니텍은 발빠른 관련 산업기술 발전을 이뤄내며 두각을 나타냈다. 조선업을 오랫동안 영위해 온 기업답지 않게 그린 에너지분야에서 신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며 관련분야를 이끄는 히든챔피언으로 주목받은 것이다.

올해 초 300킬로와트(kW)급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전해 설비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선보유니텍은 업계에서 본격적인 입지 다지기에 나섰다. 제주도 행원 풍력단지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소로 만드는 고분자전해질막(PEM) 수전해 설비를 납품하며, 이를 통해 제주지역의 수소충전소에 에너지가 공급된다.

그린수소는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서 발생하는 여유전력을 활용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 수소로 불리며, 수전해 설비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한다.

해외에서는 관련 기술이 많이 개발돼있는 상황이었지만, 국내에서는 엘켐텍과 선보유니텍이 합작해 처음으로 개발에 성공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를 통해 관련기술의 해외 의존 없이 자력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PEM 방식의 수전해 설비는 전원 공급이 불안정해도 안정적인 설비 운영이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번 기술 개발 역시 오픈이노베이션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 3대 그린수소 기술을 보유한 엘켐텍은 선보유니텍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지분을 확보한 기업이다. 엘켐텍은 핵심기술인 전해조를 공급하고 선보유니텍은 PEM 수전해 설비의 엔지니어링과 제작·시운전까지 고객사에 제공함으로써 빠른 상품화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에도 선보유니텍은 한국수력연구원에 50kW급 수전해 설비를 납품한 바 있으며, 이번 후속 납품을 통해 그린수소 분야에서 입지를 넓혀가게 됐다.

그린수소 외에도 선보유니텍은 탄소 포집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상위권 건설사 SK에코플랜트와 함께 관련 실증사업도 진행하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최근 SK에코플랜트는 한국남부발전 영월빛드림본부 강원도 영월 연료전지 발전소 내 300㎾ 규모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에서 나오는 탄소를 포집, 액화한 뒤 수요처에서 활용하는 탄소 포집·활용(CCU)과 탄소 포집·액화(CCL) 실증 사업을 위해 선보유니텍과 손잡았다.

실증 관련 핵심기술 개발과 인허가 업무는 선보유니텍이 설립한 스타트업 카본밸류가 맡으며, 탄소 포집 및 액화 설비를 설치하고 유지보수를 선보유니텍이 진행할 예정이다. 

탄소 포집 및 액화 설비는 협소한 연료전지 발전소 부지 안에서도 콤팩트한 시스템 구성이 가능하도록 컨테이너 하나 크기로 구축된다. 

포집된 탄소는 액화 과정을 거쳐 액화탄산으로 재탄생된다. 액화탄산은 용접용 가스를 비롯해 냉매, 메탄올(Methanol)·요소(Urea), 식음료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고부가가치 원료로 쓰이고 있다. 실증에서 나오는 액화탄산은 선보유니텍의 조선해양 기자재 생산공정에 필요한 용접봉 가스 냉매로 재사용될 예정이다.

 

성공적 오픈이노베이션, 중소기업의 모범사례가 되다

SK에코플랜트와 탄소포집 실증사업을 진행하는 선보유니텍. [사진=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와 탄소포집 실증사업을 진행하는 선보유니텍. [사진=SK에코플랜트]

이러한 오픈이노베이션은 국내 다른 중소기업들의 모범사례가 되기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의 주력사업을 바꾸는 데 과감한 결정이 필요할 뿐 만 아니라, 촘촘한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선보유니텍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짧은 시간 안에 신사업모델을 발굴하며 체질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이 같은 선보유니텍의 행보는 미래산업으로 전환을 노리는 다른 제조업들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투자와 신사업의 발굴, 그리고 연계를 통한 사업화라는 선순환 구조는 선보유니텍의 가장 큰 자산으로 자리잡았다. 선보유니텍의 이 같은 성공스토리는 내부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전환점을 맞기 위해 가장 이상적인 방식으로 꼽히고 있다.

선보유니텍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설립한 스타트업 카본밸류. [사진=카본밸류]
선보유니텍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설립한 스타트업 카본밸류. [사진=카본밸류]

선보유니텍은 앞으로도 이러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장기적인 먹거리 확보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제는 중소기업의 새 먹거리에 대한 고민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청욱 대표는 "스타트업이 기술 개발을 하고, 선보유니텍이 사업화를 하는 선순환 형태를 통한 신사업 확장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투자를 계속하고 그 기업이 잘 할 수 있는 신사업 발굴을 통해 친환경 기업으로 변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K글로벌타임스 김동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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