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 및 약물 결합체(ADC)와 표적 단백질 분해(TPD) 기술을 융합한 플랫폼 세계 최초 개발
유방암 표적 치료제와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개발
최근 총 260억 원 투자유치 성공적으로 끌어내며 누적 투자금 1300억 원 달성

[K글로벌타임스] 현재 미국에서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1상이 진행 중인 바이오벤처기업 오름테라퓨틱(대표 이승주). 글로벌 진출을 위한 초석을 마련한 오름테라퓨틱은 세계 최초로 항체 및 약물 결합체(ADC)와 표적 단백질 분해(TPD) 기술을 융합한 플랫폼 TPD²(Dual-Precision Targeted Protein Degradation)을 개발한 기업이다.

지난 4월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개최한 ‘미국암연구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AACR)’에서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단숨에 글로벌 이목을 집중시켰고, 조금씩이지만 유의미한 발걸음으로 글로벌 시장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누적 투자금액 총 1300억 원 달성의 키워드는?

오름테라퓨틱 이승주 대표. [사진=오름테라퓨틱]
오름테라퓨틱 이승주 대표. [사진=오름테라퓨틱]

바이오 기업으로서는 이례적인 이름을 가진 오름테라퓨틱은 신약 개발을 두고 히말라야 봉우리 중 험하기로 유명한 ‘K2’를 등정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회사명도 ‘오름’을 선택했다. 실제로 신약 개발은 험한 등산과도 같다. 후보물질 발굴과 스크리닝 등이 3~4년 정도 소요되고, 최적화에는 1~3년, 비임상시험 및 독성시험 역시 1~3년, 임상시험 5~6년, 상용화는 1~2년이 걸린다. 최소 기간만 어림잡아도 10년 이상이 걸린다. 성공률은 0.02% 미만으로 굉장히 낮다.

하지만 신약 개발은 범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아직도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불치병이 많이 존재하며, 난치병 역시 치료 기간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대전에 소재한 오름테라퓨틱은 LG생명과학 연구원과 사노피 아시아연구소장을 지낸 이승주 대표와 원천 기술을 개발한 김용성 아주대 공대 교수가 2016년 공동 창업, 같은 해 중소기업청 팁스(TIPS)에 선정된 바 있다. 또한, 미국 매사추세츠 보스턴에 연구소를 운영하며 설립 초기부터 글로벌 바이오벤처를 목표로 끊임없이 앞서 나가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의 경쟁력은 그간의 투자유치 성과만 봐도 알 수 있다. 최근 브릿지로 총 26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 지난 2021년 시리즈C로 600억 원을 유치한 지 2년 만의 후속 투자유치로, 설립 후 누적 투자금만 총 1300억 원을 달성했다. 그렇다면 오름테라퓨틱은 어떤 신약 개발을 향한 긴 여정의 등정을 하고 있을까.

 

미국서 임상 진행···글로벌 바이오벤처로 거듭날까?

오름테라퓨틱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항체 및 약물 결합체(ADC)와 표적 단백질 분해(TPD) 기술을 융합한 오름테라퓨틱은 TPD² 기술을 기반으로 ORM-5029와 ORM-6151을 선보였으며, 각각 유방암과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 특히 TPD² 기술을 활용한 오름의 첫 번째 플랫폼은 일반 세포가 아닌 특정 표적 세포 내의 GSPT1만을 효과적으로 분해한다. ORM-5029는 HER2 타깃 항체에 GSPT1 단백질 분해제를 결합한 치료제다.

지난해 11월 오름테라퓨틱은 미국에서 ORM-5029의 유방암 1상 임상을 위한 첫 환자 투여를 완료했다. 이번 미국 임상은 기존 표적 치료제에 재발하거나 불응하는 특정 유방암 환자 8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하버드 산하 다나파버, MD앤더슨, UCLA 등 총 8개 이상 임상 기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GSPT1의 경우, 그간 기존 약물로 세포 특이적으로 저해하지 못해 독성 등의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항체를 통해 분해제를 전달함으로써 ORM-5029가 이전 치료제보다 높은 안전성을 기대할 수 있는 치료제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존 플랫폼 한계 극복하며 암 정복 꿈꿔

오름테라퓨틱은 미국에서의 유방암 임상시험을 시작으로 다양한 혈액암 및 고형암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 계획이다. 또한 ORM-6151은 암세포 표면에 과발현된 횡단 수용체 CD33을 표적하는 항체와 표적 단백질 분해제(GSPT1)를 결합한 치료제로, 올 상반기에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임상시험을 허가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개발 단계 진척도. [사진=오름테라퓨틱]
현재 개발 단계 진척도. [사진=오름테라퓨틱]

오름테라퓨틱은 ORM-5029와 ORM-6151을 비롯해 현재 후기 연구 단계인 소세포폐암 치료제와 면역 항암제 등 총 5개의 신약을 개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첫 단계는 바로 CBL-B 저해제 등 E3 리가아제 저해제를 ADC 형태로 항체에 결합한 ‘TPS²(dual-precision targeted protein stabilization)’다. TPS²는 그간 면역 항암제 요법으로 알려진 PD-1 ‘키트루다(Pembrolizumab)’의 한계를 극복한 플랫폼이다. 키트루다는 일반적으로 매우 성공적인 편이지만, 절반 이상의 환자에게서 낮은 반응률이나 내성 문제를 일으켰다.

TPS²은 PD-1을 표적하는 키트루다 항체에 Cbl-b 저해제를 결합한 기술로 이를 통해 T세포 재활성화한다. 특히 키트루다 단독 투여 대비 TPS²이 T세포의 활성화를 강하게 끌어냄을 확인했으며, 쥐 종양 모델을 통해 종양 성장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어했다. 쉽게 설명하자면 암을 치료하는 항체를 세포질 속으로 전달해 파괴하는 기술이다.

오름테라퓨틱 임직원 단체 사진. [사진=오름테라퓨틱]
오름테라퓨틱 임직원 단체 사진. [사진=오름테라퓨틱]

오름테라퓨틱 이승주 대표는 “글로벌 기업들과 오픈이노베이션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최근 투자유치를 통해 확보한 자원은 미국 임상1상을 진행 중인 ORM-5029 등 플랫폼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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