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5년 만에 1만 대 판매...연평균 성장률 80% ↑
구글 엔지니어 출신 美 실밸 서 순두부 팔다 서빙로봇 구상
기술력은 기본, 위생과 안전에 집중한 차별화된 상품 제공

[K글로벌타임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태생한 차세대 유니콘으로 떠오르는 서빙로봇 개발사 '베어로보틱스'가 동남아 전진기지로 싱가포르를 선택했다. 아울러 유럽까지 손을 뻗으며 K로봇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서빙하는 로봇' 개발사 베어로보틱스에서 만든 '서비' [사진=베어로보틱스]
'서빙하는 로봇' 개발사 베어로보틱스에서 만든 '서비' [사진=베어로보틱스]

베어로보틱스는 인텔과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 하정우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내로라하는 직장을 그만두고 실리콘밸리에서 순두부 가게를 열었는데, 이 시기가 서빙로봇이 탄생한 즈음이다. 베어로보틱스의 서빙로봇 이름은 '서비'. 방역 로봇인 '서비에어'와 층간 이동 배달 로봇이 가능한 '서비리프트'까지 포트폴리오를 쌓았다. 

이 회사는 원래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을 만드는 회사로 출발했다. 그러다 식당을 운영하면서 자동으로 서빙을 해주는 로봇이 있으면 좋겠다는 사소한 생각에서 서비가 탄생했다. 지금은 로봇 플랫폼을 중심으로 다양한 로봇을 개발 중이다. 

서비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 중 하나가 위생과 안전이다. 로봇 부품 사이에 낀 이물질이나 오염물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부품 사이에 틈을 아예 없앴다. 또 회사가 잘하는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해 로봇이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기능을 만들었다. 

그 결과 베어로보틱스의 로봇은 단순 로봇에서 넘어 클라우드 및 자율주행, 컨트롤타워까지 로봇이 자체적으로 핸들링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 

서비의 진가는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등 해외시장에서 먼저 알아봤다. 미국 내 베어로보틱스와 계약을 맺은 식당을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다.

현재 미국 40개 주에서 베어로보틱스의 로봇을 만나볼 수 있다. 일본에서는 소프트뱅크로보틱스를 세일즈하고 있으며, 야키니쿠킹 등에서 이용된다. 국내에선 KT가 월 65만원대에 서비를 대여하고 있다. 

획기적인 기술력과 위생·안전까지 더해지니 로봇이 잘 팔릴 수 밖에. 출시 5년만에 무려 1만대를 팔아치웠다. 연간 매출 성장율 역시 80% 이상이며, 유치 투자금도 1000억원이 훌쩍 넘는다. 베어로보틱스는 한국과 미국 본사에 200여명 이상 직원이 근무 중이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현재 베어로보틱스는 서비의 고도화를 위해 주행 알고리즘과 로봇 인식 시스템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남아, 코로나19후 종업원 하늘에 별따기...서빙로봇 각광 배경

미국의 한 레스토랑에서 베어로보틱스가 개발한 서빙로봇이 사용되는 모습 [사진=베어로보틱스]
미국의 한 레스토랑에서 베어로보틱스가 개발한 서빙로봇이 사용되는 모습 [사진=베어로보틱스]

이미 미국과 일본, 한국에서 이름을 알리고 자리를 잡은 베어로보틱스는 문득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싱가포르 등 대표 국가에서 코로나19 이후 인력 감축으로 인해 식당 종업원을 고용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졌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나 싱가포르는 '관광'이 국가의 주요 수익원인지라, 관광업과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인력이 부족할 경우 전체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사람이 떠난 자리를 베어로보틱스처럼 로봇을 개발하는 업체들이 채워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자신있게 이 시장에 출사표를 내던졌다. 

지난 3년간 베어로보틱스는 현지 진출을 위해 만전을 기울였다. 법인을 설립하고, 소프트웨어 전문인력을 채용하면서 현지 시장에 적응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고, 현재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서빙로봇 판매에 열을 올린다. 

아울러 싱가포르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또다른 배경 중 하나는 싱가포르 정부가 기술력이 우수한 해외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것에 보수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현지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 중 스타트업을 비롯해 유니콘 기업이 많은 것도 해외 기업에 대한 개방적인 분위기가 뒷받침됐다. 

아일랜드 더블린에 유럽 허브 마련..."글로벌 표준 될 것" 

앞으로 베어로보틱스는 전세계적으로 입지를 넓혀갈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해 초 아일랜드 더블린에 유럽 허브를 설립했다. 유럽 사무소는 미국 캘리포니아 레드우드 시티, 달라스와 서울 및 싱가포르에 이어 설립된 5번째 해외 허브다. 

마찬가지로 서비 로봇을 이용해 유럽의 서비스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예정으로, 대표 로봇이 연내 아일랜드는 물론 유럽 전역에 배치된다. 특히나 아일랜드는 접객 분야의 인력이 상당히 부족했는데, 서비의 도입으로 우려했던 인력난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는 베어로보틱스의 기업가치를 65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차기 유니콘 순위 1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서빙 로봇 분야에서 한국과 미국 기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만큼 베어로보틱스는 발전 가능성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하정우 대표는 "올해 동남아와 유럽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장하고, 서빙 로봇 뿐만 아니라 운반에도 탁월한 로봇, 이 외에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사업의 본질에 집중하는 한 해를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K글로벌타임스 김유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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