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주사로 약물 투여하는 방식으로 영장류 시험에서 효과 입증
코스닥 상장과 미국 진출 위한 FDA 준비 중

[K글로벌타임스] 집단 연주 형태 중 하나인 오케스트라. 오케스트라는 누구 하나 뛰어나서는 안 된다. 서로 믿고 의지하며, 서로가 내는 악기 음에 집중하며 화음을 무지개처럼 쌓고, 지휘자의 지휘 아래서 멋진 조화를 이뤄야 하기 때문이다. 바이오오케스트라(대표 류진협)도 마찬가지다. 혼자가 아닌, 동료와 환자들과 함께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는 감동적인 연주를 해야 한다.

RNA 바이오마커 기반의 바이오오케스트라 설명도. [사진=바이오오케스트라]
RNA 바이오마커 기반의 바이오오케스트라 설명도. [사진=바이오오케스트라]

RNA(리보핵산)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퇴행성 뇌 질환과 신경계 질환 관련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신약 개발이라는 난제에서 임직원들과 파트너사, 그리고 난치성 질환을 앓는 환자들과 함께 아름다운 합주를 하고 있다.

 

단숨에 바이오업계 사로잡은 혜성, 바이오오케스트라

류진협 바이오오케스트라 대표. [사진=류진협]
류진협 바이오오케스트라 대표. [사진=류진협]

신약을 개발하는 데 있어 1조 원 이상이 필요하다. 개발 기간 역시 10년 이상을 봐야 한다.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 보니 스타트업이 도전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하고, 빛을 보는 스타트업은 있다. 지난 3월 뇌 표적 고분자 기반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 BDDS를 글로벌 제약사에 1조 1050억 원에 기술수출에 성공한 바이오오케스트라다. 이는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의 단일 기술수출 계약 중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BDDS 플랫폼 기술은 microRNA, siRNA, mRNA 등 다양한 핵산 물질을 중추신경계의 모든 영역에 안전하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바이오오케스트라가 개발한 플랫폼은 뇌 표적 화학과 RNA 화학의 핵심 기술이 융합됐다. 이로써 정맥투여가 가능하다.

이번 기술수출 계약으로 바이오오케스트라는 파트너사와 BDDS 기술을 통해 정맥투여로 중추신경계를 표적하는 핵산치료제를 개발할 예정이다. 계약을 진행하기에 앞서 파트너사는 기술 실사를 통해 BDDS 관련 특허 등을 검토했으며, 그 결과 뇌 투과율(약 7%)과 안전성 두 가지 측면에서 BDDS의 가능성을 엿보았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바이오오케스트라에 기대감 증폭

바이오오케스트라 표적 수용체 방식. [사진=바이오오케스트라]
바이오오케스트라 표적 수용체 방식. [사진=바이오오케스트라]

바이오오케스트라의 주 무기는 BDDS와 BMD-001이다. BDDS와 관련, 그 전에 이 플랫폼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다. 미국 앨나일람 파마큐티컬스가 시판한 siRNA 치료제에 적용되는 전달체 기술 갈낙(GalNac)은 간을 표적화하는 데 특화됐고, 비교적 서열이 긴 mRNA에는 적용하기가 힘들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RNA 전달 기술 C16을 개발했지만, 이를 접목한 알츠하이머 신약후보 물질의 전 임상단계에서 간 독성 이슈가 불거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바이오오케스트라의 BDDS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BMD-001은 miRNA의 일종인 miR-4385-3p를 타깃으로 하는 ASO를 BDDS에 탑재시킨 신약후보 물질이다. 특히 신경세포의 기능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이미 BMD-001에 대해 알츠하이머부터 척수성 근위축증(루게릭병),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뇌 질환 6종에 대한 전 임상연구를 수행해 효과를 확인했다. 현재 BMD-001에 대한 비임상시헙규정(GLP)에 따른 독성평가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정진하고 있으며, 이후 미국 루게릭병 임상 진입을 시도할 예정이다.

인류에게 있어 가장 불행한 질환으로 알려진 알츠하이머.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병리 단백질 제거, 신경세포 재생, 염증 억제 등 복합기전으로 치료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성공한 듯 보였다가도 실패했다는 뉴스를 종종 접하기도 한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이러한 복합기전 치료가 가능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뇌세포를 표적할 수 있는 리간드(Ligand)가 도입되어 뇌혈관 장벽을 효과적으로 투과할 뿐만 아니라 별 아교 세포(Astrocyte), 미세아교세포(Microglia), 뉴런 등 뇌세포에도 과발현된 표적 아미노산 수용체를 뇌혈관 장벽을 투과한 것처럼 동일한 기전으로 세포질을 전달한다. 이 치료기술은 BDDS와 BMD-001 및 뇌 특정 유전자를 표적하는 siRNA 프로그램의 핵심 기능이다.

 

영장류 시험에서 효과 입증···다가오는 퇴행성 뇌 질환 치료

바이오오케스트라의 BDDS의 장점은 다양하다. 유전자 치료제를 캡슐화하다 보니 ASO 약물 외에도 siRNA, mRNA 등 다양한 유전자 치료제로 확장성이 매우 큰 것. 그렇기에 앞서 말했듯 신경퇴행성 뇌 질환 외에도 난치성 중추신경계질환 치료제로도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는 선조체(Striatum), 해마(Hippocampus), 시상(Thalamus) 등 뇌 심부와 뇌척수(Spinal cord)까지도 안전하게 전달되는 고도의 기술력이 한몫한다.

특히 BMD-001은 영장류 임상시험에서 알츠하이머 병증 유발에 관여하는 특정 microRNA를 억제해 알츠하이머 치매 독성물질인 아밀로이드-β 및 타우를 동시에 감소시킨 것을 확인했다. 이는 지난 6월 ‘2023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 USA)’에서 류진협 대표가 직접 발표를 진행했다. 이에 내년 중으로 미 식품의약청(FDA)에 임상 신청을 위한 준비를 마치겠다고 공표했다.

미국 진출을 위해 바이오오케스트라는 2021년 미국 케임브리지에 지사를 설립했으며, 국내에는 연구개발센터와 약물전달체 생산시설을 구축해 놓았다. [사진=바이오오케스트라]
미국 진출을 위해 바이오오케스트라는 2021년 미국 케임브리지에 지사를 설립했으며, 국내에는 연구개발센터와 약물전달체 생산시설을 구축해 놓았다. [사진=바이오오케스트라]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연내, 늦어도 내년 초까지 코스닥 상장 완료 목표로 정진 중이다. 이후 중장기적으로 눈이나 폐 등으로 BDDS의 전달력 확장 연구, BMD-011의 적응증 임상 개발 가속화 및 추가 물질 발굴 연구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류진협 대표는 “바이오오케스트라의 정맥주사 제제가 질병의 표적 유전자를 현저히 낮추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뇌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사실 또한 입증했다”라며 “알츠하이머병 외에도 루게릭병, 파킨슨병을 표적하는 BMD-001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 전략적으로 RNA 생산 시설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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