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태 체크하는 웨어러블 장비의 한계 맞선 비접촉 생체 센서
의료 선진국도 기술 고도화 난관에 부딪혀
맥케어, 증가하는 복지 시장에서 떠오르는 샛별

[K글로벌타임스] 2016년 설립된 제이씨에프테크놀러지(대표 김진명)는 회사 설립에 중요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김진명 대표의 아버지가 응급실에 실려 간 후 호전을 보이자 집으로 돌아왔으나, 다시 쓰러진 것이다. 원인은 뇌경색이었다. 1시간만 늦었어도 최소 심각한 사지마비를 겪을 뻔한 경험은 김진명 대표의 DNA에 깊숙이 각인됐다.

의료 기술이 발달한 우리나라라지만 수도권만 벗어나도 초동대처가 미약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일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진명 대표는 평상시 건강 상태를 비대면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겠다고 결정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비접촉 생체 센서다.

 

웨어러블 장치로는 감지할 수 없는 예측 불허의 상황

제이씨에프테크놀러지 김진명 대표 [사진=제이씨에프테크놀러지]
제이씨에프테크놀러지 김진명 대표 [사진=제이씨에프테크놀러지]

수도권에서 벗어난 지방 지역에서 거주하고 있는 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이들은 오랫동안 그 생체 정보를 수집하며 변화를 관찰하고, 나아가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이에 최근에는 웨어러블 장치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제이씨에프테크놀러지는 조금 더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별도의 노력 없이도 지속적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비접촉 장치가 사용자들에게 더 편리하지 않을까 하는 배려의 마음에서다.

사진=제이씨에프테크놀러지
사진=제이씨에프테크놀러지

또한 착용하지 않고 사람에게서 일정 거리 떨어져 사용하다 보니 웨어러블 장치가 측정할 수 없는 호흡, 활동 패턴, 낙상 등을 동시에 감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아가 지속적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할 수 있어 심박 이상, 호흡 이상, 활동 감소 등의 변화도 빠르게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제이씨에프테크놀러지가의 앞날은 마냥 잘 정돈된 아스팔트 도로가 아니었다. 비접촉 생체 센서를 개발하고 정확성 및 신뢰도를 확보한 뒤 국내와 중국으로 진출을 추진하던 중 코로나19 팬더믹이 발생한 것이다. 그로 인해 중국에서 추진되던 수출계약이 모두 정지 상태가 되었다.

 

코로나19의 위기를 기회로 만든 제이씨에프엔테크놀러지

위기는 기회의 다른 말이다. 코로나 시대에 제이씨에프테크놀러지는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비접촉 생체 센서를 기반으로 생체 정보 모니터링 기술과 응급상황 판단을 통한 서비스 플랫폼을 개발하게 되었고, 맥케어(McKare) 서비스 브랜드의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제조업 분야 기업이 이루기 어렵다는 제조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맥케어 예시 [사진=제이씨에프테크놀러지]
맥케어 예시 [사진=제이씨에프테크놀러지]

또한 코로나19의 특수도 한몫했다. 감염병 확산으로 비대면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러면서 맥케어 서비스는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독거노인 가구와 장애인을 관리하는 시설에 맥케어 센서가 설치되기 시작하면서 점차 사업에 호조가 띠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이상 징후를 발견할 시 알람을 전송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현재는 사람의 감지, 생체 정보의 변화, 활동 상태, 낙상, 수면 패턴, 침대의 낙상위험 상태 사전경보 등의 정보를 서비스할 수 있을 정도로 서비스가 고도화되었다.

이는 돌봄 사각시대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독거노인 가정뿐만 아니라 재택환자관리, 요양시설, 요양병원, 스마트 병원 등에 활용되면서 간호 인력의 일손을 돕게 된 것이다.

또한 민간시장에서 실버 아파트, 시니어타운, 1인 가구, 보안시설 등에 적용되면서 자연스럽게 B2B 시장을 거쳐 자연스럽게 B2C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 비대면 종합관제센터와 제휴된 의료기관과 동시에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위험 징후에 대한 예방적 조치가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플랫폼까지 갖추며 글로벌 경쟁력 쌓아

대중에게 있어 헬스케어 디바이스는 밴드, 워치, 링 같은 웨어러블 장치다. 이것들은 피부에 밀착시키는 방법으로 사용되는데, 국내서도 정부기관이나 지자체에서 이를 활용한 모니터링 사업을 추진한 사례가 여럿 있었다. 그러나 사업은 완성되기 전에 중단되었다.

맥케어 제품 사진 [사진=제이씨에프테크놀러지]
맥케어 제품 사진 [사진=제이씨에프테크놀러지]

이에 대해 김진명 대표는 “사업 중단은 사용자가 웨어러블 장치를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수고를 감수해야 하는 일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특히 고령자, 환자, 거동이 불편한 이들에게 더욱더 어려운 문제기도 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접촉 생체 정보 모니터링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실버사업 규모는 2020년 기준 72조 원에 이른다. 매우 큰 규모의 시장을 가지고 있으나 정작 이러한 시장에 예방과 초동 대처를 담보할만한 확고한 솔루션이 부족한 것 또한 사실이다.

물론 웨어러블 장치 외에도 매트리스, 카메라, IR 센서, 음향 센서, AI 스피커 등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으나 시장에 범용으로 적용될 수 있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없다 보니 시장 확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의료 선진국이 맥케어에 주목하는 이유

맥케어는 국내 1만 2천 개의 센서를 공급했으며, 올해 1만 5천 개의 센서 공급 수주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모니터링과 예방을 위한 실시간 정보 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앞서 말한 문제점들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대처 방안이기 때문이다. 2022년에는 혁신조달제품으로 지정되어 지자체, 자치구와의 수의계약도 활발히 논의 중이다.

그러나 해외 사정은 국내와 다르다. 미국, 영국, 독일을 비롯한 의료 선진국에서는 민간보험업체가 주도하는 원격 환자 모니터링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다. 가정에서도 재택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병원에서 사용하던 환자 모니터링이 솔루션을 가정으로 확대하면서 원격 환자 모니터링 시장이 활성화되었다.

하지만 이들 역시 2010년부터 비접촉 생체 센서의 시장 수요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진동 센서, 압전 센서, 레이더 센서, 광센서 등 다양한 IoT 기술들이 시도되고 있으나, 기술 고도화가 부족한 관계로 현재까지 비접촉 생체 센서의 왕좌를 차지한 애플리케이션이 부재한 실정이다.

그렇기에 이들 역시 맥케어에 주목했다. 김진명 대표는 “2021년 처음 해외시장에 등장했을 때 반응은 뜨거웠다. 대부분의 바이어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정확성을 시험했고, 맥케어만큼 정밀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솔루션은 없었다고 평가했다”며 “여기에 모니터링 솔루션과 서비스 플랫폼까지 갖추고 있다 보니 플랫폼 사업자들이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해왔다”고 전했다.

현재 맥케어는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 독일, 일본 등과 계약을 체결하고 수출을 추진 중에 있다. 또한 이스라엘, 호주, 뉴질랜드, 프랑스, 폴란드, 싱가포르,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들과도 협상을 진행 중이다.

 

데이터 수집부터 분석, 개인 맞춤형 기술이 경쟁 우위

비접촉 생체 센서에 도전하는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놓치고 있는 두 가지 이슈가 있다. 첫 번째는 칩 제조사가 제공하고 있는 솔루션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비접촉 생체 센서를 통한 사람에 대한 생체 정보 특징 파악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비접촉 생체 정보 수집 방식이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센서의 성능이 필요하지만, 생체 정보의 모니터링 기술도 매우 중요하다. 생체 정보 패턴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고유의 패턴을 가지고 있는데, 획일적인 잣대로 데이터를 분석하면 오류가 발생해 그간 많은 기업들을 애태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이씨에프테크놀러지는 개인 맞춤형 생체 정보 분석 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즉, 비접촉 센서의 데이터 수집 특징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알고리즘 개발과 개인별 차별화된 특징을 학습할 수 있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확보하는 것이 관건인 셈이다. 제이씨에프테크놀러지가 경쟁력을 갖추며 시장을 독점적으로 점유해 나갈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진명 대표는 “전 세계가 고령화 사회로 치달으면서 고령자, 1인 가구들의 생활 안전과 고독사, 사회적 고립 등 중요 사회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복지 시장은 계속해서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모든 이들이 별도의 노력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사용성 문제해결이 시장에서 더욱 필요한 요구사항이 되었다”고 밝혔다.

[K글로벌타임스 강하람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저작권자 © K글로벌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