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글로벌타임스] 사업을 시작한다는 기업가의 본질에 대해서 워싱턴대학교의 칼 베스퍼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다른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한 기회를 찾아내는 인간, 또 사회의 상식이나 권위에 사로잡히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인간, 그들이 바로 기업가다.’

앞에 단서처럼 붙어 있는 ‘다른 사람이 발견하지 못한 기회를 찾아내는 인간’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최근 스타트업 생태계의 대표들이 가진 시대의 역할이 큰 것임은 분명하다. 스타트업의 순기능으로 새로움을 찾아내고 실험해보고자 하는 욕구는 크게 박수받고 존중받아야 한다.

 

한국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 과거와 현재

이호재 와이앤아처 대표. [사진=NIPA]
이호재 와이앤아처 대표. [사진=NIPA]

한국에서의 이러한 시도는 분야별, 기술별, 세대별로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제는 많은 스타트업이 새로운 시장을 찾아 글로벌로의 항해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며 새로운 시장에 맞는 새로운 시선을 가지고 다양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놀라울 만큼 빠르고 깊숙한 한류 확대는 한국에 대한 호감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한국 기업의 비즈니스에 대한 호기심과 참여가 늘어나는 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비단 종합상사의 글로벌 진출 활동의 옛날이야기를 하지 않더라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의 전화번호부를 샅샅이 뒤지며 바이어를 찾아 한 통 한 통 전화로 설명하던 때가 있었다. 한국이 어디 있는지부터 설명해야 할 일도 많았고,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의견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글로벌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맺어진 네트워크 연결고리의 단단함과 글로벌에서 한국이 참여하는 다양한 이벤트 활동에 누구보다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 일부 특정 전문가에 의해 진행되던 서비스 플랫폼으로 범용적으로 행해지는 등 기술이 진보와 맞물려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활동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제 글로벌은 필요성이라기보다는 진행해야 할 당연한 미션으로 보는 부분이다.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본격화 시동

스타트업 생태계도 10여 년 전을 생각해보면 글로벌 진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심은 물론 “아직 한국 내에서 자리 잡지도 못했는데 해외 사업을 준비하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물음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당시 영어로 진행하는 IR 행사에서는 해외 투자가들 앞에서 속성으로 외운 티가 많이 났으며, 질문에 대답을 못 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또 왜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려는지에 대한 목적도 없이 해외여행이나 한번 해봐야지 하고 나선 스타트업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인재들이 스타트업 생태계로 들어오고,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부터 비대면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짐에 따라 온라인으로 아주 가벼운 미팅과 연결이 시시각각 행해지게 됐다. 이에 글로벌 스타트업 간의 동질감이 확대되며 나름의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형태로 확장됐다. 또한, 능수능란한 외국어 활용과 만족할만한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술의 발전으로 실시간 번역 및 통역을 통해 부족한 언어를 극복하며 연결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기술이 뒷받침되면서 한국의 청년 기업가들은 다른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한 기회를 찾아내기 위해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의 시작 포인트가 반드시 한국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기업도 등장했으며, 국내외 인력들이 함께 만들어서 창업을 동시적으로 진행하는 일도 등장했다.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것은 분명한데, 아직 이를 뒷받침할 자원 전략이 부족하다는 게 현실이다.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제 조건

글로벌 진출을 위해서는 국내 및 해외에서의 적절한 투자와 현지 네트워크와의 교감, 그리고 시장 전문가의 참여 등이 필요하다. 그보다 먼저 글로벌 프로젝트의 명확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프로젝트의 명확한 이해에 있어서는 특히 목적 지역의 규제와 법률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규제를 마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발생하다. 스타트업이 이 비용을 감당해내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이로 인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은 규제에 대한 이해와 방법 등을 사전적으로 검토하고 준비해야 한다. 또한, 국가나 특정 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된 국가 규제나 법률은 우리의 생각과 의지에 따라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진출에 앞서 사전적으로 범위를 축소하며 시장조사를 자세히 해둘 필요가 있다.

투자에 의해서도 플립이 전제되어야만 투자가 된다는 것이 스타트업을 괴롭히는 이슈 중 하나다. 단순한 투자금의 유무만으로 플립을 결정하기는 어렵다. 국내에서 충분한 지원과 연동되어 진출하는 설계 등이 투자 이슈에 있어서 풀어야 할 숙제다. 이에 따라 초기 투자를 중심으로 하는 단독 진출보다는 다른 방식의 진출 방식에 고민이 따른다.

이처럼 다양한 이슈들로 글로벌 진출의 기본 소양은 갖추고 있지만, 나가서 뛸 수 있는 운동화와 운동복 그리고 무엇보다 운동자의 유무를 확인하고 준비해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이를 누구보다 잘 수행하는 주체가 바로 액셀러레이터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의 글로벌 진출 지원 전략의 변화

초기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들은 글로벌로 진출하려는 스타트업의 요구에 앞서 해외로의 진출을 지원할 수 있는 다방면의 방법론을 마련해가고 있다. 초반에는 거점을 만들어 해외 현지에 있는 기업을 투자하고자 해외 스타트업을 찾아 나서는 일을 주로 했다. 또한, 지역 내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국 스타트업의 매파 역할을 하면서 시장 진출을 돕는 것으로 모양새를 잡았다.

하지만 스타트업이라는 생태계는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능동적이며 확장적인 모델인지라 대기업이 진행하는 것처럼 큰 비용을 기반으로 하는 시장 확대 방식을 활용하기 어렵다. 이를 인지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해외 진출 전략이 만들어지고 있다.

액셀러레이터의 크로스보더형 투자 기회를 만들어내고, 공동 투자 및 협력 투자 등 새로운 형태로 글로벌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은 물론 기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 관계 확보를 위해서 현지의 인력들을 글로벌 채용 프로세스에 확인하여 파악하기도 한다. 이러한 형태는 대기업의 힘을 빌려 글로벌 진출 전략을 마련하고, 해외 대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이나 PoC를 중심으로 연결하기도 한다.

또한, 글로벌 현지 시장과 한국 스타트업이 가지고 있는 기술의 연계성을 적절하게 맞춰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도록 돕는 조인트벤처를 만들거나 일부 지분을 교환해 함께 시장 및 기술을 확보해가는 방식도 있다. 이러한 전략이나 방식들을 실험적으로 도입하는 중이다.

 

액셀러레이터의 스타트업 진출의 성공 가능성 확대 방안

우선, 글로벌로 나가기를 희망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해내는 것에 목표 지점을 두어야 한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본인의 아이템이나 사업 기회가 어떤 시장에 적합한지 객관적으로 보는 데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객관적 판단 근거를 통해 해외시장에 나가야만 하는 기업을 발굴해내고 글로벌의 필요성부터 설명해나가는 기초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한 번에 시장에 진출하기보다는 기업과의 적합도 및 전개 방식의 용이성 등을 살펴보고 이를 확인해 나가는 방식을 사전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 검증을 글로벌 목표 시장의 파트너사와 사전적으로 진행해 필요사항을 확인하고 검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조인트벤처 등 공동의 협력이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 중간자 역할을 하는 퍼실리테이터의 존재가 필요하다.

노력과 비용이 수반되고, 객관적으로 이를 수치화하여 방향성이 제시되어야 함에 있어 양자 간의 의견만으로 이를 수용하고 전개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단순한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반응이 올 수 있는 방식에 대한 고민 역시 중요한 포인트며, 이러한 결합을 바탕으로 그리고 사전 조사된 내용을 기반으로 해외의 검증을 빠르고 다양한 형태로 진행해 진출 전략을 확보해야 한다.

글로벌 진출에 있어 또 하나의 포인트는 바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보다 차근히 화학적 시너지가 나올 것이라는 기본 전제로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외국어로 친해지고, 서로 이해하는 것과는 별개로 우리가 설계한 아이템이 이 시장에 적용되는지에 대한 사항은 또 다른 이해를 구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시간적 여유를 가져야 한다. 물론 스타트업에 있어 작은 시간마저 생명 유지의 중요한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기다림의 미학은 정답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사업과 투자, 그리고 정부사업 R&D가 연결되고 있고 이를 활용하여 안정적으로 운영해 시장 안착 또는 확대를 준비해야 한다.

이호재 와이앤아처 대표는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은 새로운 시도를 위한 돌파구다. 방향성이 맞다면 큰 시장을 새롭게 확보하고 국내의 여건이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 활용될 수 있다”라며 “준비에 있어 과거와 같은 1차원적인 지원을 넘어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다양한 실험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흐름 가운데, 역으로 해외시장에서 장기적으로 한국이라는 좋은 테스트베드를 통해 검증된 스타트업이 해외에서 환영받을 수 있는 시간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며 “이 시장을 바라보는 해외 진입 스타트업을 위한 전략 마련 및 선행적인 생태계 구축도 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K글로벌타임스 강하람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저작권자 © K글로벌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