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과 우주를 아우르는 방호 플랫폼 구축 목표
철과 붕소를 기본 원료로 사용해 저렴하면서 차폐력 우수
기존 차폐 소재였던 납에 비해 인체에 무해한 신소재
K-방호, 스페이스앤빈으로 위상 높이는 기회 될 수도
[K글로벌타임스] 전자파부터 우주 방사선까지 보이지 않는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슈퍼 히어로 같은 기업 스페이스앤빈(대표 민경령). 그 사명에서 알 수 있듯 ‘지상의 작은 콩(Bean)부터 우주(Space)까지 아우르는 방호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한다. 스페이스앤빈은 ICT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전자파 영향의 문제가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우주 방사선으로 인한 기기 결함 및 인명 피해에 대한 심각성도 잘 인지하고 있다.
기존 차폐 소재의 단점 보완한 ‘안전한’ 신소재
방사능은 우주에만 있지 않다. 인류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지상에도 존재한다. 특히 ICT 기술이 발전하면서 원자로, 원전 폐기물, 의료기기 등으로부터 발생하는 인공 방사능이 문제다. 방사능이 인체에 어떤 막대한 해를 끼치는지를 모르는 이는 없을 터다.
각종 장비에게서 나오는 전자파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방사능과 전자파는 각종 전자기기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친다. 기기가 정밀할수록 작은 영향에도 큰 오차가 발생할 수 있는데, 미래의 컴퓨터로 꼽히는 양자 컴퓨터의 경우 약간의 방사능에도 오류를 일으킬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방사능과 전자파로부터 우리의 몸과 각종 전자기기를 보호할 방법은 없을까. 스페이스앤빈이 우주 방사능은 물론이거니와 지상의 인공 방사능, 그리고 전자파를 차단하는 방호 플랫폼을 구축하는 이유다.
물론 그간 방호 소재가 없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각각 장단점이 뚜렷했다. 납은 차폐 효과가 우수하지만, 인체에 유해하다는 큰 단점이 있다. 게다가 무겁기까지 하다. 황산바륨의 경우 무해하고 가벼우나 납보다 효과가 현저히 떨어진다.
스페이스앤빈은 기존 소재의 단점을 보완한 신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그 노력 끝에 탄생한 신소재는 철과 붕소를 기본 원료로 사용한다. 이는 낮은 가격이라는 장점이 있다. 차폐 효과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가볍고, 인체에도 무해하다. 나아가 어떤 원료를 더 추가하느냐에 따라 차폐 능력 효과나 특성, 형태를 달리할 수 있는 유연함도 가지고 있다. 스페이스앤빈은 현재 30여 종의 소재를 제품화했다고 밝혔다.
필름부터 벽지까지···다양한 형태로 제작 가능해
스페이스앤빈은 고출력의 전자파나 우주 방사선에 비즈니스 초점을 맞췄다. 우주 방사선의 경우, WHO(세계보건기구)나 국내 보건복지부가 규정하는 연간 피폭량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항공기를 자주 이용하거나 방사선 피폭 위험이 큰 지역을 가게 된다면, 그 기준 이상으로 방사선에 피폭될 수 있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 대부분 광물을 활용하거나 시설을 이용한 차폐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환경오염 문제가 있을뿐더러 무게나 비용 등의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량 차폐는 획기적이라 할 수 있다. 스페이스앤빈이 사업화를 완료한 제품은 A4 용지 두께보다 얇은 소재로, 저주파에서 고주파까지 차폐가 가능하다. 또한, 유연성으로 인해 현장이나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분야에 맞춤형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민경령 스페이스앤빈 대표는 “신소재는 필름 형태로 만들 수 있고 벽지 형태로도 만들 수 있다. 철이나 광물을 활용했을 때 제한됐던 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물론 이동형 장비 및 부품에도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적합성이 좋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스페이스앤빈은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하고자 한다. 최근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통한 중앙집중형 클라우드 컴퓨터 대신 여러 위치에 소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지연 속도를 개선하는 엣지 컴퓨팅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데, 엣지 컴퓨팅 특성상 방사선이나 전자파 영향에 민감할 수 없다. 이 부분에 스페이스앤빈이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스페이스앤빈은 차폐 기능이 있는 서버 랙인 차폐 랙 시제품을 제작해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신소재 특성상 가볍고 차폐 효능이 좋다는 점, 기존 차폐 랙과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갖췄다.
우주까지 나아가는 스페이스앤빈
향후 스페이스앤빈은 다양한 현장에 적용 가능한 맞춤형 방호 소재 공급 계획을 밝혔다. 이미 테이프 형태의 방호 제품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국내 한 공공기관에 보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산모가 항공기를 타고 이동할 때 노출될 수 있는 방사선을 막을 수 있는 담요나 의료용 차폐복 제작도 구상 중이다.
의료용 차폐복의 경우, 병원에서는 의료용 기기를 사용할 때마다 방출되는 방사선을 막기 위해 납복을 착용한다. 그러나 납복은 무겁고 활동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높은 가격으로 이용을 꺼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스페이스앤빈은 자사가 개발한 신소재로 의료용 차폐복의 단점을 보완해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내놓고자 한다.
또한, 인공위성용 소재 개발에도 나선다. 최근 스페이스앤빈은 글로벌 PI 시장 1위 업체인 PI첨단소재, 그리고 인공위성 단열기술 전문 기업 하이낸드와 함께 차세대 인공위성용 소재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에 힘쓰기로 했다. 이들의 목표는 폴리이미드 소재를 기반으로 차세대 위성용 소재의 국산화율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스페이스앤빈의 최종 목표는 K-방호 플랫폼 구축이다. 여기에 3D 프린팅과 AI 분석을 적용해 시설 및 상황에 맞는 최적의 소재 배합법과 형태를 개발할 계획이다. 지상에서 우주까지 전자파와 방사능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적의 스페이스앤빈 방호 플랫폼으로 K-방호의 위상이 드높아지길 바란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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