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저온소결공정 적용한 마그네시아 필러 양산 성공
열전도 높이고 무게 줄이고···최고 기술력으로 경쟁력 확보

[K글로벌타임스] 전자기기를 사용하다 보면 발열 현상을 피할 수 없다. 소형가전은 물론이거니와 통신장비, 반도체에 이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슈인 전기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발열 현상은 배터리로 인해 발생한다. 문제는 폭발 위험이 있다는 사실이다. 자칫 잘못하다간 인명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 보니 배터리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각국이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 소울머티리얼(대표 정인철)가 주목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국재료연구원에서 기술출자해 연구소기업으로 성장한 소울머리티얼은 세계 최초로 저온소결공정 마그네시아(MgO) 필러 양산에 성공하며 배터리의 발열 문제 해결에 발 벗고 나섰다.

 

세라믹 방열 필러 위주의 시장, 패러다임 바꾸다

정인철 소울머티리얼 대표. [사진=한국경제TV 유튜브]
정인철 소울머티리얼 대표. [사진=한국경제TV 유튜브]

전자기기의 발열 현상을 관리하는 것은 기기의 성능 및 효율과 직결된다. 소형화로 갈수록 고집적화되면서 발열 현상은 더욱 커지는데,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전자기기의 소형화 열풍이 불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전자기기의 발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그러던 와중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소울머티리얼이 저온소결공정의 마그네시아 필러 양산에 세계 최초로 성공한 것이다.

우연히 마그네시아를 접한 정인철 소울머티리얼 대표는 한국재료연구원의 기술출자 제의를 받아 마그네시아 방열 필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데 몰두했다. 방열 필러는 전기 소자에서 발생하는 열을 외부로 전도해주는 제품으로, 소재의 종류에 따라 전기전도성 방열 필러와 전기절연 방열 필러로 구분된다.

이 중에서 전기자동차의 경우, 리튬배터리를 포함해 전기절연 방열 필러로 사용되는 게 마그네시아 소재를 포함한 세라믹 방열 필러다. 하지만 알루미나, 알루미늄 나이트라이드, 보론나이트라이드와 같은 세라믹 원소재는 일본을 포함한 해외 의존도가 높다는 장벽이 있었다.

 

마그네시아 한계 극복···기존 제품 대체 ‘자신’

소울머티리얼은 기존에 사용되던 산화물 방열 필러와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열전도가 높으면서 낮은 밀도로 10%의 무게 감소가 가능한 마그네시아 필러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마그네시아 필러에 주목한 이유에 대해 정 대표는 “세라믹 필러 대비 녹는점이 높아 화재 확산의 지연시간을 늘리는 데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답했다.

하지만 마그네시아 필러에도 문제는 있었다. 고온소결에 따른 비용과 물을 흡습해 발생하는 표면의 수산화마그네슘으로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아무도 마그네시아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소울머티리얼은 이 지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했고, 이에 내흡습성이 우수한 마그네시아 방열 필러를 저온에서 소결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나아가 양산까지 가능하며, 이는 세계 최초다.

소울머티리얼의 엑시알(ExiAl) 제품 이미지. [사진=소울머티리얼]
소울머티리얼의 엑시알(ExiAl) 제품 이미지. [사진=소울머티리얼]

여기에는 한국재료연구원의 기술이전 기술이 큰 도움이 됐다. 이 기술을 토대로 저온소결 기술을 통해 기존 마그네시아 필러 소결 온도인 1800도보다 300도 낮은 1500도 이하에서 공정을 할 수 있었고, 이로써 가격 및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소울머티리얼은 자사의 마그네시아 방열 필러 제품에 ‘엑시알(ExAl)’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는 시리즈로 출시할 계획이다. 엑시알은 ‘엑시트 알루미나(Exit Alumina)’라는 의미로 기존에 발열 방지에 사용되던 알루미나를 대체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당연하게도 엑시알은 습기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또한,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은 지름을 가진 알갱이들이 얼마나 둥근 형태를 갖추고 있는지가 핵심 포인트인데, 엑시알은 단위 부피당 98% 이상의 알갱이들이 구형을 갖추고 있다. 만일 알갱이 입자들이 구형을 띠지 않을 경우, 이 알갱이들을 주원료로 하는 열계면 소재의 점성이 안정적으로 나오지 않아 배터리를 제조할 때 연계면 소재를 주입하는 공정을 방해한다. 여러모로 엑시알이 마그네시아의 한계를 극복했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뒤따른다. 마그네시아 제조공정 중 알코올을 용매로 사용했던 기존의 과정을 물로 대체했다. 이로써 과립화 공정을 최적화한 것. 그로 인해 마그네시아 분말을 구형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소울머티리얼은 설명한다. 기존보다 공정을 하나 줄일 뿐만 아니라 더 낮은 온도에서 제조하면서 제조 단가를 낮추는 결과를 낳았고, 제조 과정의 친환경성 또한 높였다는 평가다.

소울머티리얼은 2025년 전 세계 방열필러 시장 점유율 5%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에 추가 투자를 받아 설비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허황된 꿈이 아니다. 창업 1년 6개월 만에 양산 기술을 개발한 만큼 스케일업 역시 충분히 가능하다. 나아가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한국재료연구원과의 협업을 통해 마그네시아의 전도성을 높이고 무게는 더 가볍게 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소울머티리얼 전경. [사진=소울머티리얼]
소울머티리얼 전경. [사진=소울머티리얼]

정인철 소울머티리얼 대표는 “엑시알은 전기자동차 배터리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PC 등을 포함한 통신 및 가전기기, 그리고 그 안에 들어가는 반도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재다.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라며 “2025년 100억 원, 2026년에는 5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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