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의 모션 캡처 기술 활용한 캐릭터 콘텐츠 솔루션 제공
10초짜리 영상 40초만 대기하면 모션 캡처 가능
워너브러더스, 디즈니도 ‘찜’한 스타트업으로 이름 알려

[K글로벌타임스] 때는 2020년. 챗GPT가 출시되기도 전에 AI를 기반으로 하는 모션 캡처 서비스가 세상의 빛을 봤다. 모션 캡처란 인체의 동작 또는 물체의 움직임을 추적해 3D(3차원) 데이터로 만드는 작업이다. 당연히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데, 이를 AI 기술로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AI 애니메이션 테크 스타트업 플라스크(대표 이준호)다.

플라스크에 더욱 주목해야 하는 점은 20대 청년들이 설립한 기업이라는 사실이다. 1999년생 동갑내기로 포항공대에 재직하던 이준호 플라스크 대표와 유재준 CPO는 합심해 플라스크를 설립했고, AI를 통한 모션 정보를 추출해 캐릭터 제작부터 모션 적용까지 애니메이팅의 모든 과정을 획기적으로 간편하게 만들었다.

 

골룸, 이제 더욱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골룸. [사진=반지의 제왕 스틸컷]
영화 '반지의 제왕'의 골룸. [사진=반지의 제왕 스틸컷]

한때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골룸이 큰 인기를 얻었다. CG였던 캐릭터였지만, 이를 분장한 사람이었다. 바디 슈트를 입은 상태에서 온몸에 스티커를 붙인 배우는 골룸의 행동을 연기했고, 그 행동을 기반으로 골룸이 탄생했다. 하지만 플라스크의 기술을 이용한다면 굳이 바디 슈트도, 관절마다 빼곡하게 붙여야 했던 스티커도 필요 없다. 사람의 움직임을 촬영하면 자연스럽게 영상에서 모션을 추출하기 때문이다.

플라스크의 강점은 이러한 AI 기술로 제작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 제작 시 보통 모션 캡처나 키프레임 편집을 사용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상당 부분 필요하다. 하지만 플라스크의 솔루션을 활용한다면 웹에서 마우스 클릭 몇 번만으로 원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움직이게 할 수 있다. 별도의 무거운 프로그램을 PC에 설치할 필요도 없다. 마치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웹에서 바로 작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CES 2023에서 혁신상 수상한 플라스크. [사진=플라스크]
CES 2023에서 혁신상 수상한 플라스크. [사진=플라스크]

이러한 플라스크의 서비스는 이미 해외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유명 뮤직비디오 감독이 플라스크를 통해 큰 효과를 봤다며 자신의 SNS에 글을 올린 것이다. CES 2023에서는 디즈니 관계자들이 플라스크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소프트웨어&모바일앱 부문에서 혁신상 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웹 브라우저에서 사용할 수 있어 접근성과 편의성 높여

플라스크의 모션 캡처 예시. [사진=플라스크]
플라스크의 모션 캡처 예시. [사진=플라스크]

2022년 초 플라스크는 자사 서비스를 개시해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약 5만 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를 확보한 상태다. 특히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고객사로는 워너브러더스, 소니 픽처스, 일본 게임사 스퀘어에닉스가 있다.

모션 추출 시간도 짧다. 10초짜리 영상은 40초 정도 대기하면 모션이 추출되는데, 키프레임 편집은 5초 분량을 제작하는 데 무려 하루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획기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 게다가 모션 캡처는 1분 촬영에 1500달러 정도가 소요된다. 플라스크는 무료로도 서비스를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유로로 전환해도 1500달러의 비용은 들지 않는다. 연간 600달러 정도로, 한 달에 140달러만 지불하면 된다.

무엇보다 플라스크의 최대 강점은 AI 성능이다. 웹 브라우저에서도 사용이 가능해 접근성이 높은 모션 캡처라 하더라도 AI 성능이 뒤떨어진다면 이용자는 떠나기 마련이다. 그렇게 된다면 소프트웨어용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용으로 나온 경쟁사보다, 오랜 역사를 지닌 모션 캡처 기업보다 플라스크는 AI 성능이 월등히 뛰어나며 웹 브라우저에서도 버벅거림 없이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결국, 사용자의 긍정적 경험이 플라스크의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 플라스크 커뮤니티 자연적 발생···“영상 분야 OS 되겠다”

플라스크는 AI 기반 모션 캡처 외에도 플라스크 코믹스와 모디프를 서비스하고 있다. 우선 플라스크 코믹스는 이미지에 집중해 대상의 포즈나 구도를 웹 브라우저를 통해서 쉽게 잡을 수 있다. 여기에는 생성형 AI 기술이 접목돼 있다. 사용 도구 위에서 포즈를 제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텍스트를 삽입해 이미지를 제작할 수도 있다.

모디프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진을 촬영하면 그 사진을 기반으로 생성형 AI 이미지로 변환하는 서비스다. 모디프 관련해 떠오르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있을 터다. 이들과 다른 차별점으로 플라스크는 ‘한국 사용자’가 아닌 ‘동남아와 북아프리카 사용자’를 꼽는다. 그래픽 또한 높은 편이라 포즈와 구도를 표현하는 방식이 뛰어나다.

(좌측부터) 이준호 플라스크 대표와 유재준 CPO. 둘은 플라스크 공동창업자다. [사진=네이버]
(좌측부터) 이준호 플라스크 대표와 유재준 CPO. 둘은 플라스크 공동창업자다. [사진=네이버]

특히 플라스크의 모션 캡처 서비스는 URL만 공유하면 장소와 관계없이 전 세계 사용자들이 서로 간에 협업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미국, 일본, 중국 등지에서 플라스크 커뮤니티가 자연적으로 발생했으며, 플라스크는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누구나 쉽고 빠르게 전문가 수준의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준호 플라스크 대표는 “일러스트를 떠올리면 누구나 어도비를 생각하듯, 동영상이라고 하면 플라스크가 자연스럽게 따라오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플라스크를 동영상 분야의 운영체제(OS)의 기준으로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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