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형, 회전형 라이다를 접목시켜 기존 라이다 제품 한계 극복
개발 기간만 3년···2024년 현대차를 시작으로 시장 진출 계획
자율주행차 외에도 보안, 국방, 로봇 등 다양한 산업에서 시장 창출할 수 있어

[K글로벌타임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기까지 필요한 부품 중 하나는 자율주행차 눈이라고 불리는 ‘라이다’다. 라이다는 직진성이 강한 근적외선을 이용하는데, 그 덕에 레이저가 사물에 닿고 돌아오는 동안 왜곡이 발생하지 않는다. 대상을 정밀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단점이 있으니, 바로 성능에 비해 지나치게 고가라는 사실이다. 게다가 현재의 라이다는 차량 외부에 돌출형으로 탑재할 수밖에 없다.

오토엘(대표 이용성)은 크기가 작으면서도 주변 환경을 정밀하게 인식하는 데 문제가 없고, 또 가격 경쟁력까지 뛰어난 라이다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사내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스핀오픈한 오토엘은 자율주행차의 라이다 시장 외에도 배달로봇이나 물류로봇용 라이다 시장으로도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존 라이다 단점으로 자율주행차, 프리미엄 위주로 시장 구축될 것

그간 자율주행차의 라이다는 수입에 의존했다. 하지만 라이다가 워낙 고가의 제품이라 차량 1대에 여러 개를 장착하기가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물론 라이다를 국산화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개발하는 데도 시간과 비용, 인력을 투자해야 하니 엄두를 못 내는 상황이었다.

사진=오토엘
사진=오토엘

라이다를 차량에 탑재하는 것만으로도 1000만 원 이상이 드는데, 그렇다면 자율주행차 시장은 프리미엄 위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이용성 오토엘 대표는 한 가지 사실을 짚는다. “우리나라는 자율주행차 최고 시속이 80km로 제한돼 있다. 만일 고속도로에서 이 정도 속도로 자율주행을 한다면, 이를 위해 비싼 값을 지불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다.

현대자동차 중앙연구소에서 자율주행차를 연구하던 이 대표는 라이다의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웠다. 라이다의 원리를 이해하고 응용해 제품을 개발할 국내 업체를 찾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가장 큰 허점은 해외의 라이다 성능이 그다지 뛰어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가격부터 크기, 성능까지 부족한 면이 많았다.

결국, 이 대표는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국산화와 양산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자체 개발에 착수했고, 현대자동차그룹의 사내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됐다. 오토엘의 첫 장이 펼쳐졌다.

 

회전방식과 고정방식 장점만 쏙 뽑은 오토엘

오토엘은 가격을 낮추면서도 고성능을 유지하는 라이다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혹자는 라이다 대신에 레이더로 대체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한다. 테슬라 역시 라이다보다는 레이더에 의존하고 있다.

오토엘은 이와 상반된 견해를 갖추고 있다. 현재 자율주행차는 ADAS(운전자 보조 시스템)가 탑재됐으며, 여기에 카메라, 레이더 등이 들어간다. 그러나 속도를 높이는 등 운전의 복잡성이 증가하게 된다면 사고 확률을 0%로 떨어트리기 힘들다. 라이다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오토엘이 개발 중인 라이다. [사진=오토엘]
오토엘이 개발 중인 라이다. [사진=오토엘]

현재 오토엘은 고정방식과 회전방식을 혼합한 라이다를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각의 방식이 갖는 치명적인 단점을 보완하는데, 360도 회전방식은 1세대 라이다로서 작게 만들기 어려워 매립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주로 자동차 지붕 등에 설치됐다. 그러면 미관도 문제지만 근거리 물체를 검출하지 못하는 영역이 넓어진다는 한계가 분명했고, 회전을 하다 보니 차체처럼 온도가 높은 데서는 내구성이 낮았다.

고정형 라이다는 검출 거리가 짧고, 수평 화각이 좁다. 적어도 자율주행차의 검출 거리가 200m는 돼야 하는데, 고정방식은 100m도 넘기 힘든 것이다. 게다가 전체 공간을 한 번에 담다 보니 조도나 노이즈의 문제가 발생했다. 반면 오토엘이 개발하고자 하는 라이다는 몸통은 고정하지만, 그 안에 반사용 거울을 회전시켜 주변을 스캔하는 형태다. 외부적으로 라이다 자체가 회전하는 것이 아니니 내구성이 높고, 거울을 회전시키니 고정형 라이다의 한계를 극복한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라이다 진출할 기회 열려 있어

라이다는 그간 자동차 외형에 탑재돼 사용됐다. 오토엘은 이 부분도 해결하고자 빛의 감도를 높였다. 그러면 노이즈가 발생하는 리스크가 있다. 이는 자체 알고리즘으로 노이즈를 처리하는 것으로 대책을 세웠다. 결국, 오토엘은 라이다 하나만으로 자율주행차 운전 시 전방위를 안전하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면서도 미관을 헤치지 않게 자율주행차 안에 탑재 가능한 소형 라이다를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가격까지 낮추는 데도 성공했다.

라이다 국산화를 이끄는 오토엘. [사진=오토엘]
라이다 국산화를 이끄는 오토엘. [사진=오토엘]

이러한 구성이 완성되기까지 3년간의 개발 기간이 필요했다. 향후 현대자동차그룹을 시작으로 고객사를 늘려나갈 계획이며, 첫 상용은 2024년으로 잡았다. 또한, 라이다의 사용처를 자율주행차에만 국한하지 않기로 했다. 이 대표는 “지능형 교통 인프라 시스템이 발달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국토교통부가 보행자 보호를 위해 라이다를 설치하려 한다. 국산 제품 중 국토교통부의 요구 사항을 맞추는 기업이 없어 오토엘이 진출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보안감시를 위해 라이다를 활용할 수 있어 국방 산업에도 진출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 공장에서 물류를 이동하는 로봇이나 배달 로봇에도 오토엘은 관심을 두고 있다. 이렇게 되면 자율주행차뿐만 아니라 교통 인프라, 보안, 국방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를 총망라하게 된다. 나아가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해 유럽 최대 자동차부품 전시회 ‘오토메카니카 프랑크푸르트’에 참가한 것. 오토엘은 앞으로 기술력을 앞세운 전략으로 라이다 시장의 거대한 빛이 되고자 한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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