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서 사용하는 ‘비전 검수’ 도입으로 식기 세척 위생 수준 ↑
2000여 개 기업 사업장과의 파트너십으로 ‘쑥쑥’ 성장
스마트팩토리에서 식기 세척해 하루 만에 각 기업 및 사업장으로 공급

[K글로벌타임스]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최대 고민거리, ‘설거지’다. 워낙 고노이다 보니 설거지 인력을 따로 구해도 그만두기 일쑤고, 다시 구해도 얼마 못 가 또 그만두는 굴레의 연속이다. 그렇다고 쌓여만 가는 설거지를 마냥 지켜만 볼 수도 없다. 물론 식기세척기를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사용 전에 1차로 손으로 설거지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뽀득(대표 박노준)은 식기 세척의 자동화를 이룬 스타트업으로, 최근 가장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2017년 설립 6년 만에 555억 원의 투자를 유치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현재 2000여 개 기업 및 사업장에 하루 35만 개 이상의 식기를 공급하고 있는 뽀득. 뽀득은 어떻게 설거지로 차세대 유니콘 자리를 넘보게 된 것일까.

 

자취생활에서 떠올린 아이디어, ‘뽀득’으로 승부수

설거지의 완전 자동화 이룬 뽀득. [사진=뽀득]
설거지의 완전 자동화 이룬 뽀득. [사진=뽀득]

뽀득의 비즈니스 아이템은 국내 최초다. 식기 렌탈 및 세척 사업은 그간 전혀 없던 새로운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식기를 렌탈해주고 수거 및 세척해주는 아이디어는 박노준 뽀 대표가 2016년 생각해냈다. 당시 대학생이던 박 대표는 자취를 하고 있었다. 그는 “1인 가구의 설거지를 대신 해결해주고 싶었다”고 설립 취지를 말했다.

그만큼 자취생에게 설거지란 귀찮은 집안일 중 하나다. 한 번 밀리기 시작하면 싱크대에 설거짓거리가 거창하게 쌓여 쳐다도 보기 싫을 정도가 되지만, 빈 그릇이 생길 때마다 설거지하기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형태는 B2C였다. 학교 재학생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전개한 게 2016년, 이듬해 박 대표는 뽀득을 설립했다. 정부지원사업 등으로 약 7억 원의 자본금을 모아 서울 문래동에 30평짜리 작은 공장을 지었다. 그와 함께 구내식당을 공략했다. 하지만 가격 측면에서나 공정 측면에서나 효율이 떨어졌다. 뽀득은 고민에 빠졌다. 그 결과 세 가지 서비스를 내놓았다. ▲뽀득 키즈 ▲뽀득 비즈 ▲뽀득 에코다.

뽀득 키즈는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식판 관리 서비스다. 주 고객이 어린이집인 만큼 천연 세제를 사용해 잔류 세제 문제를 방지하며 단계 세척과 비전 검수로 청결을 보장한다. 또한, 무균질 진공 포장으로 외부 오염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뽀득 비즈는 음식점 등에서 식기를 수거해 세척하는 서비스다. 하루 평균 35만 개 이상의 식기를 세척하고 있으며, 나아가 하루 60만 개 이상의 식기를 세척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세척 팩토리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59개 시·군·구에 있는 2000여 개의 고객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주문→배송→사용→수거→세척’의 전 과정이 하루 만에 이뤄져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렸다.

뽀득 에코는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으로 추세가 기우는 가운데 탄생한 서비스로, 일회용품을 다회용품으로 대체해 환경에 이바지한다. 여기에 매월 탄소저감량과 사용량 등을 데이터화한 월간 정기 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어 고객사의 ESG 경영 지표에 도움을 준다.

 

청결 관리에 대한 의문, 반도체서 사용하는 검사로 ‘안심’

뽀득에 대해 한 가지 궁금한 사항이 있을 터다. 바로 ‘과연 깨끗할까?’다. 즉, 식기 세척에 관한 청결 신뢰도다. 그간 많은 자영업자가 식기세척기가 아니라 굳이 더 비싼 인건비를 내며 인력을 쓰는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확실히 식기 렌탈 및 세척 사업의 핵심은 철저한 품질 관리다. 이를 위해 대부분 관련 업체들은 일일이 육안으로 확인하며 수작업으로 세척 상태를 점검해야 했다. 당연히 시간적으로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커트러리 검사기가 뽀득의 비전 검수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뽀득]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커트러리 검사기가 뽀득의 비전 검수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뽀득]

반면, 뽀득은 세척의 전 과정을 완전 자동화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모두 확보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비전 검수’가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고 있다. 비전 검수는 정밀 검수 시스템으로 보통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된다. 이를 뽀득이 식기 세척 분야로 확장한 것. 정밀한 카메라로 식기를 촬영해 제품의 미세한 결함을 검사하는 비전 검수는 뽀득이 세척에 자신 있는 근거다.

현재 뽀득은 세척 공정 전반을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인라인 자동화 세척 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스팀 세척과 나노버블 등을 적용해 검수가 무용한 수준의 자동화 세척 라인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로써 세척 공정의 효율화를 이루며, 제조 원가를 지속해서 절감하고자 한다. 이는 현재 진행 중으로 식기 세척 라인마다 필요한 근로자의 경우 기존 14명에서 4명까지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비용 역시 고객사가 증가하면서 지역별 고객 밀집도가 높아져 감소하는 추세다.

 

세척 완전 자동화로의 여정

뽀득의 현황. [사진=뽀득]
뽀득의 현황. [사진=뽀득]

뽀득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꾸준히 지적받고 있는 것은 순수익이다. 매출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영업 손실 역시 증가하면서 손익분기점(BEP) 달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관한 해결책으로 뽀득은 세척 비용과 물류비용 등을 절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듯 식기 세척 라인을 원스톱으로 자동 공정화해 인건비를 줄이고자 한다.

또한, 다양한 식기 카테고리의 세척을 진행해 노하우를 쌓아 자동화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확대할 방침이다. 불필요한 공정은 없애고 기존 공정을 효율화할 예정이다.

비즈니스 모델 다각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식기 판매, 세척 공정 자동화 기기 판매 등이 그렇다. 이 외에도 최근 보냉백을 쓰는 회사에서 세척 문의가 들어와 식기 분야를 다양화할 계획도 갖추고 있다. 다회용 박스 및 음식물 쓰레기통, 화장품 공병 등이다.

박노준 뽀득 대표는 “올해 영업이익을 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뽀득의 서비스가 완벽한 자동화를 이룰 수 있도록 끊임없이 투자하고 기술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외식업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사장님들이 ‘설거지는 뽀득에게 맡긴다’고 할 정도로 그간 쌓아온 데이터를 토대로 시장에서 검증받겠다”고 덧붙였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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