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설립 당시 국내 1세대 테스팅 기업으로 이름 알려
균일한 품질 위한 노력이 AI 시대에서 신시장 창출
20주년 앞두고 글로벌 인지도 높일 계획

인피닉 박준형 대표. [사진=K글로벌타임스]
인피닉 박준형 대표. [사진=K글로벌타임스]

[K글로벌타임스] 날이 갈수록 인공지능(AI)의 기술력이 높아지고 있다. AI 데이터 전문 기업 인피닉은 AI 기술 경쟁력의 핵심 요소인 데이터 가치를 확대하며 자율주행을 비롯한 다양한 첨단 산업군에서 활약 중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인피닉이 AI 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를 전개한 것은 아니다. 2005년 설립 당시 인피닉은 국내 1세대 테스팅 기업으로 국내 시장을 선점했으며, 균일한 ‘품질’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 2015년 AI 플랫폼으로 피봇했지만, 이는 그 전에 하던 테스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박준형 인피닉 대표는 말한다. 결국, 정확도 높은 품질이 중요하다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인피닉은 빠르게 국내 AI 산업을 점령하며 현재 설립 20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인피닉은 AI, 프레임워크, 도메인 기술을 융합해 플랫폼과 솔루션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메타 학습, 프레임워크 기술 등의 원천 기술과 최적화, 임베디드 등 상용화를 병행하는 등 장기적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삼성전자, LG전자, 그리고 퀄컴 등 다수의 국내외 글로벌 대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인피닉은 AI 데이터 핵심 기술을 망라하는 100여 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AI 플랫폼 기업이다.

 

인피닉 키워드 '역사' '품질 관리' '피봇' 그리고 'AI'

Q. 인피닉을 표현하는 키워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2005년 설립된 인피닉은 아무래도 20년 가까이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보니 기업이 가지고 있는 DNA가 다른 회사에 비해 더 발달돼 있습니다. 처음에는 테스팅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를 쉽게 설명하자면 품질 관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피닉의 첫 키워드는 ‘20년의 역사를 가진 기업’이고, 두 번째 키워드는 ‘품질 관리’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되기 전후로 지속해서 고객이나 사용자들의 기대 수준을 충족할 수 있는지 제삼자의 관점에서 판단하는데요. 보통은 스스로를 깊게 들여다보는 일이 어렵잖습니까. 그래서 기업이 캐치하지 못하는 부분을 저희가 집어내는 역할을 했습니다.

세 번째 키워드는 ‘피봇’입니다. 일반적인 중소기업들은 20년 가까이 하나의 비즈니스로 지속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저희 역시 그 부분이 고민이었죠. 그래서 2016년 즈음에 본격적으로 피봇을 했습니다. 그리고 피봇을 성공적으로 이끈 기업 중 몇 안 되는 기업이지 않을까 봅니다. 마지막 키워드는 ‘AI’입니다. 피봇을 통해 현재 영위하고 있는 비즈니스가 AI인 만큼, 인피닉을 대변하는 가장 대표적인 키워드가 아닐까 합니다.

 

HEIDI-AI 솔루션. [사진=인피닉]<br>
HEIDI-AI 솔루션. [사진=인피닉]

Q. 인피닉의 주요 서비스는 무엇인가요?

AI 개발 플랫폼 ‘AI-STUDIO’와 개인정보 비식별 솔루션 ‘HEIDI-AI’ 등이 있습니다. AI-STUDIO는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프로세스 전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구현한 서비스며, HEIDI-AI는 데이터 수집 시 이미지나 영상에 사람 얼굴이나 차량 번호판과 같은 개인정보를 자동으로 해당 영역만 블러(blur) 처리하거나 리플레이스(Replace)해 알아볼 수 없도록 처리합니다.

즉, 민감 정보 데이터 보호 솔루션이죠.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자율주행, 보안, 관제, 국방 AI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AI 데이터 해심 기술을 포괄하는 100여 건의 특허를 보유 중이며, 특히 인피닉의 신성장동력인 AI 플랫폼 사업은 자율주행, 컴퓨터 비전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레이더, 라이다, 카메라, 초음파 센서 등과 같은 다양한 센서로부터 습득된 데이터를 하나로 결합해 정확도를 매우 높여주는 고난도 기술인 센서퓨전도 인피닉의 새로운 핵심 역량 중 하나입니다.

 

Q. 피봇을 할 때,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피봇에 대해 연구가 많이 진행된 편은 아닙니다. 많은 기업이 신사업을 검토하며 지속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데, 피봇은 이제 주로 그 신사업이 주요 사업이 되는 형태죠. 일단 피봇은 기업의 ‘코어’가 중요합니다. 중심을 잡고 있는 상태에서 몸을 돌려야 하는 게 피봇의 정의인 만큼, 기업 역시 여기에 해당합니다. 중심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피봇을 해야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죠.

저희는 사업 초기 테스트 비즈니스를 전개하면서 고품질이라는 가치를 DNA에 새겼고, 이를 중심으로 AI 산업으로 피봇을 했습니다. AI 역시 고품질이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서비스나 결과물의 고객 만족도를 결정 짓는 주요 요소는 일관성이라고 보기 때문인데요. 그런 측면에서 AI 역시 품질, 즉 품질이 높으면서도 일관적인 가공 데이터가 중요했던 것이죠.

요즘 생성형 AI, 즉 챗GPT가 유행입니다. 그러나 챗GPT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럴듯한 거짓 정보를 답변으로 받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정보를 요구하죠. 이런 부분도 품질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사실에 가까운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정확한 정보를 위한 AI의 데이터 학습이 중요합니다. 인피닉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데이터의 품질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볼 때, AI를 만드는 데는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하나는 데이터고, 다른 하나는 이 데이터를 가지고 로직을 만들어내는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데이터를 이용해서 학습시켜 최종 결과물을 가지고 서비스를 합니다. 그래서 이 모델을 만들 때 흔히 많이들 알고 있는 알고리즘을 사용합니다.

여기에 여러 가지 설계적인 요소들을 놓는데, 예를 들어 이를 ‘50층을 쌓았다’ ‘100층을 쌓았다’ ‘150층을 쌓았다’ 이렇게 표현해요. 문제는 데이터에서 오류가 5%만 들어가면은 50층, 150층 쌓은 노력을 무력화시킵니다. 공든 탑이 무너지는 거죠. 보통 데이터에서 5% 정도 오류가 발생했을 때 전체 모델의 성능을 10~15% 정도 떨어뜨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10~15%가 어느 정도 차이냐면, 150층 레이어를 쌓았다면 굉장히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었겠죠? 근데 이 150층이 오류 있는 데이터로 인해 50층으로 주저앉아버립니다.

그래서 데이터 품질이 사실 굉장히 중요합니다. 특히 정밀도가 많이 요구되는 자율주행 분야에서 이는 몹시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렇기에 고사양의 정밀도를 요구하는 자율주행 고객사들을 위해 인피닉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좋은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의 27%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경쟁력 쌓아

Q. 연구·개발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강남에 AI 기술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자체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등 적극적으로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있는데요. 2021년 기준 매출의 27%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인피닉만의 데이터 처리 시스템과 전문 연구팀, 전용 수집 차량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위한 온습도와 전원 정보의 모니터링 시스템이 구축된 자체 데이터센터도 운영 중이죠.

일단 AI 기술연구소는 그 이름만큼 모든 직원이 AI 연구원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AI를 잘 알고 있어야 잘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인피닉은 이 분야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전처리 모델 같은 경우 한 40여 종이 탑재되어 있고, AI가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도구도 마련돼 있습니다. 또한, 학습된 결과를 서로 비교하기도 하고요. 궁극적으로 인피닉의 서비스를 잘 활용하시면 AI 서비스를 쉽고 높은 정확도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고도화했습니다. 저희의 최종 목표이기도 하고요.

 

인피닉 박준형 대표가 인터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글로벌타임스]<br>
인피닉 박준형 대표가 인터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글로벌타임스]

Q. 가고자 하는 길이 명확하기까지 대표님이 겪어오신 시행착오가 있으셨을까요?

핵심 모델들이 정립되기까지 4~5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AI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지만, 조금 독특한 방식으로 빌드업을 해온 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대부분의 AI 관련 스타트업은 데이터 부분에서 어느 정도 이론을 쌓다가 장벽을 느끼고 ‘이것을 해결해야겠다’ 하고 창업을 합니다.

하지만 인피닉은 반대였습니다. 데이터를 먼저 초기 사업으로 시작한 후 다양한 첨단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현장 경험에서 이론을 쌓아 올라갔죠. 그래서 시행착오가 무수히도 많았습니다. 파기한 프로젝트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요. 하지만 그런 과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의 인피닉이 좀 더 단단한 AI 플랫폼이 되지 않았나 하는 자부심도 있습니다. 현장 경험에서부터 시작해서 품질을 잡고, 시스템 복잡도를 해결하면서 보다 튼튼한 기업이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Q. 고객사가 굉장히 두터우면서도 글로벌합니다. 고객사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비결이 있을까요?

워낙 글로벌한 대기업이다 보니 그들의 원하는 수준이 있습니다. 적어도 반에서 5등은 아니죠. 나아가 실험적인 모델을 저희에게 요구하셨고, 그 부분에 맞춰 연구·개발하며 레벨업을 했기 때문에 인피닉 역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실험적인 요구에 대한 대응 능력이 실제로 굉장히 강해졌어요.

 

Q. 챗GPT처럼 생성형 AI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AI 데이터 및 플랫폼 기업으로서 향후 대응 전략이 궁금합니다.

인피닉은 개인정보 비식별 솔루션 HEIDI-AI를 수행하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한 가지는 블러고, 하나는 딥페이크입니다. 블러는 앞서 설명했으니 딥페이크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딥페이크는 얼굴 변형 기술입니다.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얼굴을 생성하는 생성형 AI 기술이죠. 인피닉의 강점인 비전 데이터 분야에서 이 같은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는 기법을 끊임없이 찾아보고 살펴보며 연구·개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9월에 일본 나고야 전시회에 참여해 글로벌 인지도를 높일 생각입니다. 또한, 미국 산호세에서 개최하는 ADAS 전시회에 참가해 대면 비즈니스를 진행하여 비즈니스 미팅 및 바이어를 발굴할 계획입니다. 그 외에도 지속해서 다수의 전시회를 참가하며 인피닉을 알리는 이벤트를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성과 인내심이 중요하겠죠. 그리고 공급기업 풀 등록과 PoC도 진행할 예정이고요.

장기적으로는 AI를 주요 비즈니스로 하는 기업이 국내만 보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해외가 저희 메인이 될 때까지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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