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미세 공정 기업, 국내 최고 수준의 플라즈마 기술을 보유
에너지 전환 효율 70%···세계 최고 수준의 대용량 고효율 자랑
플라즈마 발생 기술 관련 100여 건의 특허등록 및 출원

[K글로벌타임스] 예나 지금이나, 그리고 미래에나 중요한 산업. ‘반도체’다. 반도체라고 하면 무척 어려운 분야에 일상과는 동떨어진 듯 거리감이 느껴지나,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 컴퓨터 부품인 시스템 반도체나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통신 장치,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가전제품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AI, 머신러닝, 사물인터넷(IoT)과 같은 첨단기술이 발달하면서 이 기술을 제조 공정에 통합할 수 있는 데에도 사용되고 있다.

인투코어테크놀로지(대표 엄세훈, 이하 인투코어)는 설립 초기 반도체용 고밀도 활성종 공급장치 ‘RPS(Remote Plasma Source)’를 개발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RPS는 반도체 공정에 플라즈마를 도입하면서 새로운 직접 회로가 개발되었는데, 국내에서는 기술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해외에 의존하고 있던 장치다. 그러던 중 플라즈마 원천 기술을 인투코어가 보유하게 되면서 뜻깊은 국산화가 이뤄졌다.

 

ESG 시장 형성되지 않던 시기, 험난한 길에서 반도체 눈길 돌려

인투코어 엄세훈 대표. [사진=인투코어]
인투코어 엄세훈 대표와 RPS 제품. [사진=인투코어]

플라즈마는 고체, 액체, 기체와 함께 제4의 물질 상태다. 전자의 밀도와 이온의 밀도가 거의 같은 상태로 존재하며 전기가 통하는 전도성 기체인데, 플라즈마 활성종 공급장치를 양산하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 한 손에 꼽을 만큼 극히 드물다. 2014년 설립된 인투코어는 영문으로 ‘EN2CORE’다. 이 중 E는 환경(Environment)과 에너지(Energy)를 의미한다. 인투코어는 카이스트에서 플라즈마와 전기·전자 분야를 전공한 연구원들이 모여 있으며, 일찍이 ESG에 관심을 가진 덕분에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물론 설립 초기에 어려움은 있었다. 일찍이 환경과 에너지 분야에 대한 글로벌 흐름을 읽고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관련 시장이 채 형성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인투코어는 자신 있던 플라즈마 기술을 반도체 분야에 응용하기로 했다.

2016년 중소벤처기업부 개발사업에 선정된 인투코어는 이후 RPS를 개발해 삼성전자에 납품했다. 추후 SK하이닉스와도 인연을 맺으면서 2017년 9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대 출자자로 나선 2000억 원대 규모의 반도체 성장 펀드 1호 투자 대상 기업이 됐다.

해외에서도 점차 인정받기 시작했다. 도쿄 일렉트론, 램리서치, 한국 세메스 등 글로벌 반도체 장비사에도 납품 실적을 올린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RPS를 양산할 수 있는 기업이 전 세계에서 손에 꼽히기 때문. 여기에 인투코어가 개발한 플라즈마는 단위 모듈이 시간당 4000리터(ℓ) 수준의 가스를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 정부가 주목, 2018년 환경부 및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주관하는 ‘폐자원에너지화 기술 개발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이와 동시에 인투코어가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갔다.

 

플라즈마로 이산화탄소 분해 성공···후속 사업으로 수소 생산 전환

사진=인투코어
사진=인투코어

인투코어는의 플라즈마 기술은 에너지 전환 효율이 70%에 달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대용량 고효율을 자랑한다. 이에 플라즈마 합성가스 제조장치 기술(GTL), 수소정제 기술과 연계를 통해 메탄올, 항공유, 수소 등과 같은 다양한 동력원을 만들어낼 수 있는 플랫폼 제품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며 사업영역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2020년에는 그린뉴딜 유망기업에 선정된 바 있다.

그 결실은 2021년 6월 ‘세계 최초 플라즈마 이용 매립지 가스를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사업 보고회’에서 맺었다.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한 매립지 가스의 메탄올 전환 실증사업의 성공과 친환경 수소 생산 사업의 시작을 알린 것이다.

엄세훈 인투코어 대표는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는 인류의 적이자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문제는 이산화탄소가 연소 과정에서 나온 최종 산물로, 더는 태울 수 없는 상태라는 사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반세기 동안 전 세계 과학자들이 도전했지만 쉽지 않았다”라며 “인투코어는 이를 플라즈마 기술로 분해·분리하는 데 성과를 거뒀다.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를 다른 물질로 변환하는 비율이 90%에 달하는데, 이전에는 문헌상 40%밖에 가능하지 않았다. 실증 플랜트 수준의 성과다”고 밝혔다.

인투코어가 대구에서 매립지 가스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실증하는 모습. [사진=인투코어]
인투코어가 대구에서 매립지 가스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실증하는 모습. [사진=인투코어]

이어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방천리 쓰레기매립장에서 매립 가스(LFG)를 수소로 전환하는 ‘LFG 기반 고순도 수소정제 시스템’ 개발에 참여, 시간당 1만 6000ℓ의 매립지 가스를 플라즈마 개질 기술로 분해하고 재합성해 하루에 메탄올 50kg을 생산하는 플랜트를 300시간 연속 운전하는 데 성공했다. 합성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해 수소를 빼내고, 이 수소를 압력흡착분리(PSA) 공정으로 정제해 99% 이상의 고순도 수소를 생산한 것이다.

 

SK도 인정한 ‘임팩트 유니콘’

2023년 6월 인투코어는 반도체용 플라즈마 활성종 공급장치(PRO-RPS)를 국산화하는 데 완벽히 성공하면서 IR52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PRO-RPS는 자기유도결합 방식의 플라즈마 발생 기술을 적용한 장치다. 이는 가스 분자에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전달하고 생산한다.

PRO-RPS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5년 3200억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인투코어 역시 이 성장세에 힘입어 2025년까지 매년 2.7배씩 PRO-RPS 판매가 증가해 최소 62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투코어는 앞으로 응용 기술을 개발해 직접적인 반도체 제조 공정뿐만 아니라 공정에서 미반응된 가스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분야 및 디스플레이와 같은 대규모 공정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SK그룹 '임팩트 유니콘'에 선정된 인투코어. [사진=SK그룹]
SK그룹 '임팩트 유니콘'에 선정된 인투코어. [사진=SK그룹]

올해 초 인투코어는 SK그룹으로부터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소셜벤처 ‘임팩트 유니콘’ 2개사 중 한 곳으로 선정되었으며, 대기업과 협업해 친환경 항공유 합성공정, 탄소나노튜브(CNT)와 그래핀 등 신소재 개발을 이끌 계획이다.

현재 인투코어는 플라즈마 발생 기술 관련 100여 건의 특허등록을 완료 및 출원했으며, 주요 특허국은 국내를 비롯한 미국, 유럽, 대만, 중국, 일본 등이다. 연내에 대기업 전략적투자자(SI)를 중심으로 시리즈C 투자유치도 진행할 계획을 밝힌 인투코어는 탄소중립 분야에서 독보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초석을 단단히 다져놓겠다며 야심 찬 포부를 드러냈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저작권자 © K글로벌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