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버려지는 와인 부산물 1천만 톤···부산물에서 희망을 발견한 디캔트
자체 개발한 GDT 기술로 와인 부산물의 항산화 효능 8배 증가시켜
농산물 부산물 업사이클링 한 그린 뷰티 브랜드 ‘빈느와’ 국내외서 인기

[K글로벌타임스] ‘혼술의 시대’가 오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선호도 높은 소주, 맥주뿐만 아니라 와인, 위스키 등 주류의 선택 영역이 대폭 넓어졌다. 그중에서 와인은 한 해 2800만 톤이 생산되는데, 그중 2700만 톤이 소비되고 1000만 톤은 버려진다. 이 과정에서 토양 산성화와 탄소배출 등의 문제가 생기며, 이는 자동차 260만 대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과 맞먹는 환경오염을 야기한다.

버려지는 자원을 재활용하는 것만큼 자원순환에 좋은 일은 없다. 와인 생산 후 버려지는 1000만 톤은 퍼미스(Pomace)가 주를 이룬다. 퍼미스는 와인 착즙 후 버려지는 포도씨, 줄기, 껍질 등을 통칭하는 말로 기술적인 문제와 가공의 어려움 등 다양한 문제로 인해 그야말로 애물단지였다. 여기에서 자원순환의 기회를 엿본 디캔트(대표 김상욱)가 주목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다.

 

애물단지 취급에서 그린 뷰티 브랜드 원료가 되기까지

버려지는 와인 부산물 [사진=디캔트]
버려지는 와인 부산물 [사진=디캔트]

디캔트 김상욱 대표가 퍼미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식품과학 분야 전공에 이어 와인 미생물학을 공부했는데, 그 과정에서 와인 가공 후 버려지는 부산물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한국에서만 퍼미스가 3000톤, 전 세계적으로 1000만 톤이 버려지고, 그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김상욱 대표는 퍼미스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퍼미스에 피부와 비만에 좋은 물질인 항산화 성분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부산물을 버리기보다는 가치 있게 살려보자는 결심으로 2020년 디캔트를 설립했다.

그렇다면 디캔트는 퍼미스를 어디에 활용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터다. 디캔트는 퍼미스를 자체적인 GDT(Green Decanting Tech) 기술로 재소재화한 뒤 화장품을 제조 및 판매한다. 그린 뷰티 브랜드 ‘빈느와(VINOIR)’가 바로 그것이다.

 

소비자 사로잡는 스토리텔링으로 펀딩 목표액 1000% 초과 달성

GDT 기술은 와인 부산물인 퍼미스를 2차 발효한 뒤 항산화 성분을 8배 증가시키는 기술로, 유용 성분을 1차 추출하고 남겨진 잔사는 분말 형태로 재소재화한다. 그 결과 퍼미스가 다시 소재로 활용되는 전환율은 93%에 달한다.

기술 공정 전반에 대한 4개의 특허 등록까지 마친 디캔트는 화장품 소재로는 최초로 2021년 녹색기술인증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미국과 유럽에 특허 출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빈느와
사진=빈느와

빈느와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다. 과거 프랑스 왕비 마리왕투와네트의 욕조를 채웠던 것이 와인이었다는 스토리텔링을 앞세우면서 국내 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뽑아 쓰는 마스크팩’ 펀딩 목표액의 1000%를 넘겼다. 현재 미국 아마존, 월마트에 빈느와가 입점해 있으며 핀란드 등 유럽 10여 개국에 진출한 상황이다.

특히 아마존에서는 ‘미래 세대를 위한 지구를 보호하는 지속 가능한 제품’임을 인정받아 ‘Climate Pledge Friendly(기후 서약 프렌드리)’ 배지를 받았으며,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국·내외에서 점차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특히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달라는 해외 바이어들과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로 올해 안에 7가지 제품 라인업을 20가지로 늘릴 계획이다.

 

와인 부산물 넘어 농산물 부산물까지···끝나지 않은 디캔트의 도전

디캔트의 도전은 와인 퍼미스에서 끝나지 않을 예정이다. 다양한 농산물 부산물을 화장품 원료화할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홍삼을 만들고 난 찌꺼기나 맥주박, 막걸리지게미 등이 후보 목록에 올라와 있으며, 최근 상품 가치가 없는 사과를 GDT 공법으로 2차 발효해 원료로 사용한 시제품을 선보였다.

와인 부산물 확인하는 디캔트 김상욱 대표 [사진=디캔트]
와인 부산물 확인하는 디캔트 김상욱 대표 [사진=디캔트]

김상욱 대표는 “1차적인 목표는 빈느와를 통해 농산물 부산물이 화장품 원료로도 큰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한다”며 “GDT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원료를 화장품 기업에 납품하는 B2B로 사업을 점차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식량 부족 시대에서 버려지는 농산물 부산물로 화장품을 만든다면 기후위기 극복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농산물 분야에서 ‘테라사이클’을 꿈꾸는 디캔트는 소비자들이 더욱 열린 마음으로 업사이클링 원료로 제작한 화장품을 포함한 제품에 다가섰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 바람대로 비건 화장품이 점차 떠오르고 있는 최근, 디캔트가 걸어날 앞날은 맑은 날이 될 것이다.

[K글로벌타임스 강초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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